[창간호] 특별기고_현장에서 본 시민운동: 고민과 대안

1. 머리말

1987년 이후의 민주화의 한 특징은 시민·사회단체의 성장으로 요약될 수 있다. 노동조합을 비롯한 많은 이익단체들이 자신의 목소리를 내기 시작하였고 공익을 대변하는 단체들이 조직화되기 시작하였다. 거의 모든 영역에 걸친 시민·사회 단체들이 우후죽순처럼 생겨난 것이다. 한마디로 거대한 다양성의 물결이 이 사회를 넘실거렸다. 시민·사회 단체의 목소리는 거세지고 그 영향력은 확대되기 시작하였다. 87년의 6월항쟁 이후 10년은 바로 시민·사회단체 성장의 역사이기도 하였다.
그러나 이렇게 우후죽순처럼 생겨난 시민·사회 단체들이 곧바로 시민사회의 성장을 의미하는 것은 아니었다. 뿐만 아니라 이러한 단체들이 존립할 사회적 토대는 형성되지 못하여 그 과정에서 엄청난 시련을 겪고 있다. 일반국민들의 미약한 의식, 열악한 재정, 상근활동가의 충원과 전문성, 자원봉사자들의 부족, 활동에 필요한 효과적인 활동수단의 미확보, 활동에 필요한 공간과 같은 기본 인프라의 부족, 시민사회단체에 대한 억압적인 법제, 시민사회단체 지도자들의 도덕적 해이 등이 바로 시민사회단체의 지속적인 발목을 잡고 있는 조건들이다.
이상과 같은 문제들은 시민단체가 오랫동안 주장하고 고민해 온 숙원사업이고 과제이기도 하다. 그만큼 조기에 해결되기 어렵기 때문에 오랜 세월에 걸쳐 하나하나씩 해결하지 않으면 안 된다. 한국의 시민운동은 이제 그 발전과정의 초기단계에 있으며 사회적 조건과 환경의 성숙에 따라 해결될 가능성이 많다. 그러나 현단계에서 시민사회단체들의 발전을 위해 해결해야 할 과제가 없는 것이 아니다. 서구사회에서는 이미 제도적으로 확보되어 있는 것으로서 우리가 도입할 요소가 많다. 이제 그것은 시작일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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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원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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