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간복지동향 2006 2006-09-11   1041

[심층분석3] 사회복지현장의 미조직 비정규직 조직화

1. 들어가며

지금 이 시각에도 한국사회복지사협회(welfare.net) 홈페이지의 구인구직란을 보면 수많은 구인광고가 정신없이 올라오고 있고 조회수는 금세 수백건이 넘어가 버리는 것을 보면 사회복지현장에서도 일자리 구하기란 예전과 달리 여간 어려운게 아닌 것 같다. 언제부턴가 구인게시판을 보면 정규직, 계약직, 직장체험(연수생), 아르바이트(파트), 사회적일자리창출로 구분되어져 있는 것을 볼 수 있는데 이는 사회복지현장에도 정규직 일자리를 비정규직이 차지하고 있음을 보여주는 단적인 예라고 할 수 있을 것이다. 사실 사회복지현장에서 2000년 이전까지만 해도 사회교육 프로그램 강사 구인광고 외에는 정규직이니 계약직이니 하는 구분이 별로 없었던 것 같다. 그러나 이제 정규직 구인광고는 찾아보기 어려울 정도가 되었다. 최근 우리사회 양극화의 주범으로 지목되고 있는 비정규직의 문제가 사회문제화 되고 있고 정규직 일자리를 비정규직이 대신하고 있는 상황에서 사회복지현장도 예외일 수 없는 것이다.

2. 우리사회 비정규직의 규모와 문제

최근 우리사회에서 가장 중요한 이슈 중 하나가 바로 비정규직의 문제이며 사회양극화의 주요 원인으로 지적되는 것이 바로 비정규직 문제이다. 비정규직 법안이 국회에서 처리가 계속 지연되고 있지만 정부여당과, 야당은 틈만 나면 비정규직 법안 처리를 무기로 노동계를 우롱하고 있다.

그렇다면 비정규직의 규모는 과연 얼마나 될까? 노동부는 2004년8월 현재 전체임금노동자의 37%인 539만4천명을 비정규직노동자로 인정하는 반면, 같은 기간 노동사회연구소는 전체임금노동자의 절반이 넘는 815만2천명을 비정규직노동자로 보고 있다. 비록 이런 차이에도 불구하고 각 기관의 자료에서 공통점은 바로 비정규직의 규모가 점점 더 늘어나고 있다는 것이다. 노동사회연구소에 따르면 최근 3년 사이 79만1천명의 비정규직이 더 늘어났다. 그리고 노동부에 따르면 같은 기간 비정규직노동자가 무려 179만2천명 늘어났다. 3년 전에 비해 무려 50%나 증가한 엄청난 수치다.비정규직노동자의 임금도 계산하는 기관마다 다르다. 정부는 2004년 현재 비정규직노동자의 임금을 대략 정규직노동자 임금의 65% 수준이라고 한다. 그리고 통계청은 56% 수준, 한국노동사회연구소는 51.9% 수준이라고 한다. 정말 제각각이다. 그렇지만 이런 차이에도 불구하고 이들 통계의 공통된 문제점은 비정규직노동자와 정규직노동자간의 임금 격차가 더 벌어지고 있다는 것이다. 통계청에 따르면 정규직과 비정규직간의 임금 격차는 2000년에 비해 3%, 한국노동사회연구소에 따르면 1.8%가 더 벌어졌다.

정말 이해할 수 없는 아이러니는 정부와 사용자들은 비정규직의 문제를 정규직과 대기업노동조합의 때문이라는 억지 주장을 하고 있다는 것이다. 정부와 사용자들은 비용절감과 경쟁력 강화라는 미명하 비정규직을 마구잡이로 늘려왔으면서도 정규직 노동자와 대기업 노조의 양보가 비정규직 차별 해소의 전제조건이라니 적반하장도 유분수지 이정도면 가히 할말을 잊어버리게 된다.

3. 노무현정부의 신자유주의와 비정규직

노무현 정부는 신자유주의의 핵심내용인 노동시장의 유연성, 노동의 도급화 기조에서 한 번도 바꾸지 않았다. 당연히 비정규직이 양산될 수밖에 없다. 비정규직 확산은 노동자 권리의 체계적이고도 광범위한 해체와 동일한 것이다. 정부는 차별시정기구를 설치해 불합리한 차별을 해결한다고 주장한다. 하지만 차별시정기구에서 최소 800만 명이 넘는 비정규직 노동자들의 문제를 다 감당할 수 있을까? 또 노동권은 물론 생존권조차 위협받고 있는 비정규직 노동자들이 해고의 위험을 무릅쓰고 사용자의 차별 시정을 요구할 수 있을 것인지 솔직히 의문이 아닐 수 없다. 또한 사회복지시설 평가제 도입 및 강화를 통하여 기관간의 경쟁을 부추키면서 시장경제의 논리를 사회복지 현장으로 끌어들이고 있는 실정이다.

4. 비정규직 사회복지사의 증가

비정규직 사회복지사의 규모나 실태, 처우에 관한 구체적인 조사결과는 아직 구체적으로 나와있지 않은 것 같지만 경제를 발전시키겠다며 받아들인 신자유주의 정책은 사회복지현장에도 급속하게 파고들었고 IMF를 거치면서 생산적복지, 참여복지라는 미명하에 사회복지현장의 비정규직은 시설의 규모나 유형, 지역과 직종에 상관없이 계속 증가하고 있다. 사회복지시설마다 각종 사회교육프로그램의 강사 대다수가 비정규직으로 근무하고 있으며, 시설의 운전직종 및 장애인이나 노약자를 위한 셔틀버스 운영을 지입이나 민간에 위탁하는 과정에서 계약직 운전기사가 크게 늘어났다.

2000년대 들어서 각종 프로포절이나 기금 사업으로 인한 단기적인 계약직 채용, 복권기금사업에 의한 간병전담자, 자활후견기관이나 사회복지기관 및 민간단체에서 시행하는 자활사업의 각 사업별 전담자, 장애인복지관의 무수히 많은 각종 센터에 근무하는 사회복지사 등 비정규사회복지사는 엄청난 규모로 증가하였다. 늘어난 일자리에 감사해야 할까? 우리사회에서 열악하다고 알려진 사회복지사의 처우를 강조하지 않더라도, 동일한 직무와 노동을 하면서도 정규직 사회복지사의 절반에도 미치지 못하는 비정규직 사회복지사의 처우는 어떻게 설명하고 이해해야 할까? 사회복지사 채용시 비용절감이라는 미명하에 정규직 채용을 기피하고 비정규직으로 대체하다 보니 갈수록 정규직 채용이 줄어들고 있는 것이다.

사회복지사는 본인이 본인을 도구로 도움이 필요한 사람을 돕는 직업이다 보니 사회복지사의 경험과 기술은 사회복지서비스의 질적 향상을 위해 매우 중요하다. 그러나 정규직 사회복지사가 줄고 단기계약직 사회복지사가 증가할 경우 단기적으로는 비용절감이라는 효과가 나타날지 모르나 장기적으로는 사회복지서비스의 질적 저하와 사회복지행정만 남는 결과가 도래하지 않을까 걱정하지 않을 수 없다. 실천학문의 관료화는 공허한 메아리에 지나지 않기 때문이다.

5. 비정규직 차별철폐를 위한 사회복지사의 활동

비정규직은 사용자 지위에 있는 일부를 제외하면 사회복지 노동자들이 처해있는 저임금 장시간 노동을 더욱 가속화 시키면서 사회복지노동자들의 노동조건을 더욱 떨어뜨리는 결과를 가져올 것이다. 이윤과 경쟁보다 소득재분배와 평등을 주된 가치로 학습해온 사회복지사들은 비정규직 사회복지사의 증가를 어떻게 바라보고 조직해야 할 것인가?

첫째, 국가인권위원회가 정부에 권고했듯이 동일가치노동, 동일임금이 실현을 위해 노력하여한다. 각종 프로포절이나 기금사업 신청시 정규직 사회복지사와 동일한 임금을 지급할 수 있도록 지원단체에 요구하고 기관에서 그 필요성을 주장하여 관철해 나가는 노력들이 필요하다.

둘째, 사회가 덧씌운 어쩌면 본인이 치장한 ‘천사’라는 관점을 벗어나 계급적 관점 또는 노동운동의 관점에서 사회복지사의 노동을 바라볼 수 있는 인식의 전환이 필요할 것 같다. 지금 우리사회의 노동조합은 현재까지의 기업별, 직업별 노동조합의 틀을 벗어나 산별노조로의 급속한 전환이 이루어지고 있다. 지금까지 기관내에서의 활동이 어려워 노종조합 가입과 활동을 주저하였였다면 산별노조 건설을 위해 힘을 보태는 것도 사회복지사의 처우과 사회복지 발전을 위해 큰 힘이 될 것이다.

셋째, 이 사회의 각종 불합리한 차별에 저항하고 비정규직 등 차별철폐를 위한 목소리에 동참하여야 할 것이다. 그리고 소리 없는 천사의 가면과 전문가주의에서 벗어나 사회복지 노동자들도 전문가이기 이전에 임노동관계에 있는 노동자임을 스스로 자각하기 위한 노력들을 해야할 것이다.

사회복지노동조합 정책국

월간 <복지동향> 2006년 09월호(제95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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