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안시의회 입법경향 및 사회복지관련조례 추진현황
복지세상을 열어가는 시민모임
1991년 30여년만의 지방자치 부활과 함께 지방의회 의원에 대한 선거가 치러진 이후 17년의 세월이 흘렀다. 지방자치 실시 초기 많은 우려와 기대가 교차하였으며, 이권개입이나 자질론 등의 시비가 불거질 때는 지방자치 무용론 등이 고개를 들기도 했다. 그러나 이러한 진통 과정을 통해 지방자치를 내실화하고 발전시키기 위한 중요한 자양분으로 밑거름이 되고 있으며, 그동안 5번의 지방의회 선거 과정을 통해 많은 변화와 성장을 거듭해오고 있는 것 또한 사실이다.
2006년 7월부터 임기가 시작된 제5대 지방의회는 이전에 비해 많은 변화와 함께 시작되었다고 할 수 있다. 우선 15년간 지속되던 소선거구제에서 중선거구제로의 변화가 그것이다. 천안의 경우도 소선거구제가 실시된 제4대는 27명에서 현재 6개 선거구 18명의 의원과 비례대표 3인 등 모두 21인으로 전체 의원수와 선거구가 조정되었다. 다음으로 제4대 의회 마지막 임기부터 소급하여 지급되었던 지방의원 유급제도가 제5대 의회부터 본격적으로 도입되었다. 이전의 무보수 명예직에서 유급화 됨에 따라 지방의원과 의회의 역할과 책임에 대한 기대와 요구가 강화되었다고 할 수 있다.
지방의회는 주민의 대표기구로 크게 행정부에 대한 견제와 감시 기능과 조례개폐 등 자치입법 기능, 그리고 예결산의 심의·의결 등이 주요 역할이라고 할 수 있다. 이중 자치입법 기능의 경우 지방자치를 거듭함에 따라 꾸준히 그 기능이 활발해지고 있으며, 특히 5대 의회 들어 눈에 띄게 강화되고 있다. 이는 의회의 역량강화와 함께 의원 유급제와 중선거구 실시 등으로 인해 의원과 의회에 대한 주민의 기대와 책임감에 부응하기 위한 결과라고 보이기도 한다. 그러나 한편으로는 의원간의 지나친 경쟁이나 생색내기식 입법 혹은 충분한 과정과 논의를 거치지 않은 입법과정 등 자치입법과 관련돼 우려와 보완의 목소리가 제기되고 있는 것도 사실이다. 이에 복지세상을 열어가는 시민모임에서는 2008년 10월부터 두 달간 천안시의회 자치입법 실태, 특히 사회복지 관련 입법활동 모니터링을 통해 현황과 활성화 과제 등을 모색하고자 하였다.
1. 천안시의회 자치입법 현황
1) 천안시의회 입법현황
천안시의회 의안처리부에 의거 확인한 제1대~제5대 천안시의회의 입법현황을 알아보았다. 제정조례(전면개정 포함)와 개정조례(폐지조례 포함)로 나누어 보았을 때, 총 안건수는 현재 2년 4개월의 의정기간을 수행한 제5대 의회가 41건으로 가장 많았다. 그리고 의원1인당 발의율도 1.23개로 이는 전국민주공무원노동조합에서 조사(2008. 8. 기준)한 전국 기초의회 의원 1인당 발의율 0.34개와 비교할 때 약 3.6배 가량 높은 수치로 천안시 제5대 의회가 활발한 입법 활동을 수행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2) 행정부 발의와 의원발의 현황
천안시 직제에 따른 조례현황을 살펴보면 2008년 10월 현재 기준 조례는 279개이며, 의원발의로 제정한 조례(전부개정 포함)는 34개로 의원발의 조례 비율은 전체 조례 대비 12.2%에 해당한다. 조례 제정만이 아니라 개정역시 지방의회의 중요한 입법활동으로 간주하여 조례제정 건수와 개정 건수를 합한 수치를 의원활동 비율이라고 할 때 총 83건으로, 전체 조례 대비 29.7%에 해당한다.
직제에 따른 입법 경향성을 살펴보면, 의원발의 비율이 가장 많은 주제는 의회 사무국이 전체 12개 조례 중 7개(1개는 전부개정)로 전체 의원발의 조례 중 58.3%에 달하며, 산업환경국이 22.5%, 주민생활지원국이 16.7%로 나타났다. 조례 개정횟수를 포함한 의원활동비율은 341.7%로 나타나 의회관련 조례가 집중적으로 논의되고 있으며, 수도사업소 25.0%, 산업환경국 22.5%, 주민생활지원국 20.4%의 순으로 나타났다..
3) 분야별 의원발의 현황
제1대 의회부터 제5대의회까지 발의한 조례(전면개정조례 포함, 보류 또는 부결된 조례는 제외함)는 총 35건이다. 이 조례를 성격별로 분류해보면 사회복지관련조례가 12건 34.3%로 가장 많은 영역에 해당한다. 그 다음으로 의회운영관련조례 7건 20%이며, 도시계획과 농축산업관련조례가 각각 4건 11.4%에 해당한다.
제5대의회는 전체조례 35건 중 25건에 해당하는 조례를 의원발의하여 양적으로 활발한 입법활동을 나타내고 있다. 더불어 조례의 종류도 지역경제(천안시 재래시장등 특성화사업 지원조례), 환경(천안시 도시공원 및 녹지 등에 관한 조례), 도로교통(천안시 자전거이용 활성화에 관한 조례), 도시계획(천안시 공동구 설치 및 유지관리에 관한 조례), 교육문화(천안시 생활체육 진흥조례), 농축산업(친환경농업 육성조례) 등 다양한 영역에서 입법화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2. 천안시의회 사회복지관련 조례 입법현황 및 모니터링
1) 의원입법 영역별 사회복지관련 조례 현황
사회복지 대상영역에 따라 살펴본 의원입법발의 조례는 천안시 보육조례, 천안시 조손가정 지원 조례안, 천안시 장애인등의 이동권에 관한 조례, 천안시 보행권확보 및 보행환경개선에 관한 조례, 천안시가 설치하는 공공시설물의 장애인등 편의시설 설치사항 사전점검에 관한 조례, 천안시 장애인 생활체육진흥 조례안, 천안시 영구임대 아파트 단지내 전기요금특별지원조례, 천안시 저소득층 국민건강보험료 및 장기요양보험료 지원 조례, 천안시 거주외국인 지원조례, 천안시 경로당 등 지원에 관한 조례, 천안시 여성발전기본조례, 천안시 출산장려 및 지원에 관한 조례 일부 개정조례안으로 총 12건에 해당한다. 영역별로는 장애인관련 조례가 4건으로 복지관련 조례 중 30%로 가장 높은 비중을 차지하고 있으며, 다음으로 저소득층 관련 조례가 17%를 차지하고 있다.
제5대 천안시의회에서 발의한 조례 총 25건 중 특정대상에게 현금 또는 현물을 지원하는 ‘지원조례’는 7건에 해당하며, 주민생활지원국 소관 사회복지관련 조례 8개중 5개로 복지관련 선심성 지원조례가 다수 제정되고 있음을 확인할 수 있다. 지원조례는 정책적으로 도움이 필요한 대상을 보호하고 지원하는 측면에서 유용할 수 있지만 첫째, 불특정다수에게 지원되어 예산집행의 문제를 수반하거나 실효성 있는 도움이 되지 못하는 적은 예산을 투입하여 의원의 생색내기로 전락해버릴 수 있다. 둘째, 상위법으로 이미 지원되고 있는 대상을 지원하는 조례제정은 예산집행의 형평성이나 적합성에도 부합하지 않는다. 마지막으로 지방자치단체의 예산규모와 지원대상을 고려하지 않은 제도화는 정책을 유보할 수 밖에 없는 구조를 양산하고, 예산 집행을 보류하게 된다. 이러한 지원조례에 대한 문제의식은 현재 의회내부에서도 인식하고 있으며, 조례에 대한 내용 검토와 대상에 대한 지원사항 등의 점검 등의 장치마련이 필요성이 제기되고 있다. 지원대상에 대한 선정과 논의과정에 면밀한 접근이 이루어져야 하며, 정책적으로 집중 지원이 필요한 대상에 대한 실질적 도움의 계기로 마련되어야 할 것이다.
2) 의원발의 조례의 예산계획 세 가지 유형
조례는 지방자치단체에서 예산과 행정절차를 마련하고 안정적으로 제도를 운영하기 위한 법령이다. 천안시 복지관련 조례의 예산집행 현황을 조사하며 예산계획에 대한 세 가지 유형을 확인할 수 있었다. 우선 지방자치단체의 예산과 지원대상에 대한 고려가 부족하여 예산집행에 어려움을 겪는 경우이다. 천안시출산장려 및 지원에 관한 조례의 경우 출산율 제고를 위한 지원책으로 시작되었으며 2005년부터 셋째자녀를 출산한 가정에 자녀 1인당 50만원의 출산장려금을 지원하였다. 2008년은 200명 지원을 계획으로 본예산에 1억원을 편성하였으나 3월에 예산이 모두 집행되었으며, 올해 말까지 총 2억6천만원의 부족액이 발생하였다. 하지만 의원발의 개정조례 이후 둘째부터 출생축하금을 둘째부터 지급하며, 셋째자녀의 경우 출생축하금과 더불어 1년간 양육수당을 지원하는 것으로 개정되었다. 2009년 1월 1일부터 적용되는 개정조례에 따르면 2008년도 2억원에 비해 8배 증가한 16억원으로 14억원이 증액되었다. 이는 단일 사업에 이례적인 증액이며, 우선 재원확보에 대한 문제와 함께 정책목표에 대한 적절성이 의문시되고 있다.
둘째, 다수의 대상에게 적은 지원으로 실질적으로 지원의 효과가 미비한 경우이다. 천안시 조손가정 지원조례는 국민기초생활보장법에서 지원하지 않는 차상위계층이하 저소득 조손가정(조부모외 18세 미만의 손자․녀로만 구성)세대에 예산사업인 조손가정수당과 비예산사업으로 관내 학습지회사의 자발적 참여로 진행하는 학습도우미와 성장도우미 등의 내용으로 구성되어 있다. 타 지원조례와 달리 천안시 조손가정 지원조례는 조례상 재원확보방안이 일반회계가 아닌 사회복지공동모금회에 지정기탁을 권고하는 것으로 명시되어 있어 제도의 안정적인 추진에 대한 우려를 낳고 있다.
마지막으로 조례제정 이전과 비교하여 정책의 변화가 미약한 경우이다. 천안시 장애인 생활체육 진흥조례는 장애인의 체육활동 지원과 자발적인 체육활동을 권장․보호하여 건강한 여가선용을 통한 장애인의 건강증진에 기여하는 것을 목적으로 하고 있으며, 천안시 장애인 생활체육 동호회는 현재(2008. 9. 30기준) 12개이다. 조례에 따라 장애인생활체육 동호인에게 지원된 예산은 총 4,660만원으로, 타지역 출전비용 지원, 해당단체에서 개최한 천안시장기전국장애인 양궁대회/배드민턴 대회 지원금 등에 해당한다. 하지만 이는 조례로 제정되기 이전에도 이미 지원되고 있던 사항이며, 장애인 생활체육 동호회 지원에 따른 별도 규정 없이 예산범위 내에서 장애인단체협의회를 통해 지원되고 있다. 조례가 제정되어 실질적으로 기능할 수 있도록 장애인체육동호회를 지원하기 위한 규정을 성립해야 할 것이다.
3) 의원입법의 어려움
현재 의원입법 과정에 지원체계가 미비한 상황에서 의원개인에게 정보수집 및 외부 논의 체계 구축 등이 집중되는 경향성을 보이고 있다. 의원입법과정의 어려움을 세부적으로 확인해 보았다.
첫째, 순환보직체계로 잦은 교체가 이루어지는 의회 전문위원의 문제이다. 의회 전문위원은 현 체제에서 의원 입법활동을 보좌하고 내용을 검토하는 유일한 시스템이나 잦은 교체로 안정적으로 의원입법활동을 보좌하기에 한계를 가지고 있다. 또한 의회차원의 인사권이 없다는 것도 문제로 제기되고 있다. 둘째, 정보취득 및 관계법령 확인 등 제도적으로 보완책이 미비하다. 의원 스스로 조례제정 과정 및 예산수반에 대한 전반적인 이해 부족한 상황에서 다양한 사례와 현황에 대한 정보습득의 어려움이 가중되고 있다. 게다가 의원입법화에 개별의원의 역량에 집중되는 경향성을 가지고 있는 것은 현 체제의 취약함을 배가시키고 있다. 셋째, 의회 자체의 사업비 책정이 불가하여 공청회, 토론회 등의 의견수렴과정을 체계화 하기에 어려움이 있다. 일부 의원의 경우 의회공통경비 중 일부를 토론회 비용으로 활용하기도 하였으나, 의회공통경비 활용에 대한 명확한 기준이 없기에 예산 집행의 한계가 있다. 넷째, 다양한 견해의 이해당사자의 의견 조율의 어려움이다. 입법과정 중 다양한 견해의 이해당사자의 의견을 조율하는 과정이 녹록치 않기에 입법을 주도하는 의원 스스로의 명확한 관점 정립이 필요하다. 마지막으로 시민사회단체와의 연계 경험 부족이다. 지역 내 관련된 시민사회단체와의 연계경험 및 정보의 부족으로 논의를 제안하는 것이 쉽지 않은 상황이다.
3. 결론 및 제언
위와 같은 의원입법발의에 대한 논의체계의 도입 등 제도적 보완책을 도입하고, 시민에게 실질적으로 도움이 되는 지역차원의 정책집행의 근거가 마련되기를 바라며 본회는 네 가지 방향을 제안한다.
첫째, 지역 특색조례 개발을 담보할 수 있는 현장과의 긴밀한 결합으로 입법화 과정에 지역의 요구를 담아야 한다. 둘째, 입법 및 정책검토 과정에 실질적인 기능을 수행할 전문논의 구조를 구성하고 의회내부에 상시적인 정책연구팀 구성을 제안한다. 셋째, 의회홈페이지, 사전간담회, 토론회 공청회 등 다양한 의견수렴을 위한 사전의견 청취 단계를 도입하여 조례 내용을 주민에게 홍보하고 필요성을 확대해야 한다. 마지막으로 제정된 조례가 실질적으로 집행되고 운영될 수 있도록 시정질의, 행정사무감사, 예․결산과정에서 지속적으로 모니터링이 진행되어야 할 것이다. 인터뷰를 함께 했던 한 시의원의 말처럼 ‘조례가 많다고 주민의 삶의 질이 좋아지는 것이 아니다’라는 말에 공감한다. 재정을 수반한 실현 가능한 조례, 실질적으로 주민이 조례입법과정에 참여할 수 있도록 주민의 대표인 의회의 열린 자세를 기대해본다.
월간 <복지동향> 2008년 12월호(제122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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