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무현 새천년민주당 대통령 후보와의 만남은 갖가지 이유로 몇 차례 연기됐다. 예전에는 보좌관을 통하면 곧바로 전화통화도 할 수 있었는데, 대통령 후보가 되니 그도 쉬운 일이 아니었다.
7월 8일 오후 1시 58분. 서울 여의도 새천년민주당사 1층 엘리베이터 앞에서 점심식사를 마치고 들어오는 노무현 대통령 후보와 우연히 마주쳤다.
“아, 오늘 (오후) 2시에 인터뷰 약속이 있죠.”
가까이서 보니 흰 머리카락도 제법 눈에 띄고, 이마의 주름은 깊고 구불구불했다. 몸집도 생각보다 큰 편은 아니었다.
요즘 근황은 어떠십니까.
“잘 지냅니다. 많은 분들이 걱정도 하고, 불안해 하시는 것 같습니다만, 저는 그럭저럭 잘 지냅니다.”
많은 사람들이 불안해 하고 걱정하는 그 근본에 무엇이 있다고 생각하십니까.
“처음부터 너무 어려운 질문을 던지는군요.… 선수로 뛰는 제가 미숙함이 많은 것 같기도 하고, 그걸 시청자들에게 해설하는 사람도 문제가 있는 것 같아요. 시청자들의 인식도 옛날 축구만 보다가 새로운 축구를 보니 그 느낌이 정확히 와 닿지 않는 것 같은 생각도 들어요. 예를 들면, 노무현이 민주당을 장악하지 못했다, 이게 큰 불안감 중의 하나거든요. 강력하게 장악하고 있던 사람들만 보다가 전혀 장악하지 못하는 사람을 보니까 그렇죠. 제 질문은 이렇습니다. 장악하지 말라고 얼마나 시끄럽게 떠들었냐, 그래서 민주당이 장악 안 하는 제도를 만들지 않았습니까. 당정분리 해버리지 않았습니까. 저는 민주당의 어떤 회의에 가서도 인사말 이외에는 할 자격이 없는 사람입니다. “
대통령 아들 비리가 경악을 금치 못하게 하고 있습니다. 권력형 비리 부패 문제를 근본적으로 해결할 대안은 무엇이라고 보십니까?
“누가 대통령이 되느냐보다 법 하나가 더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지금까지 모든 대통령들이 집권할 때 부패청산 의지를 피력했지만 지난 20년간 똑같은 부패 시비가 되풀이되었습니다. 그래서 제가 이회창 후보를 만나 문제를 함께 풀자고 제안한 것입니다. 대통령이 된 다음에 하겠다고 미루지 말고, 올해 안에 부패청산을 위한 특별 입법을 해야 합니다. 저는 이미 대통령 친인척과 고위공직자 비리 수사를 전담하는 기구를 설치하자고 제안한 바 있습니다. 그리고 부정을 저지르면 부정을 통한 이익을 누릴 수 없도록 공소시효를 폐지 또는 대폭 늘리고, 부정한 재산을 끝까지 추적 환수해서 이 사회에 부정과 부패가 발붙일 수 없도록 하자고 제안했습니다.”
7월 4일 부패청산 관련 긴급기자회견을 하셨지만 한나라당은 무시했고 민주당도 환영하는 내색이 없었어요. 시민사회운동진영이 고위공직자비리수사처 등 부패청산 제도를 서둘러 만들라고 요구하고 있지만 현실은 그와 반대죠. 사람들은 노 후보가 실제로 부패청산 프로그램을 가동할 수 있는 힘이 있느냐 하는 불안감을 가지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당을 움직여 가는 데는 두 가지 수단이 사용돼 왔습니다. 하나는 공식적 회의에서 제도적인 절차에 따라 당의 의사를 결정해 가는 방식이고, 다른 하나는 당내여론을 형성해서 자연스럽게 당의 기구가 움직이도록 하는 방법입니다. 지금 제가 할 수 있는 건 후자뿐입니다. 후보가 주장하면 당이 거역하기 곤란한 정치적 상황이 되는 경우가 있지요. 민주당은 현재 주류가 붕괴돼 있는 상태예요. 제가 서서히 주류가 되려 합니다. 물론 이에 대한 저항도 있습니다.”
그 저항이 만만치 않은 수준인 것 같은데요.
“당내에 소위 저항이 있지요. 또 어떤 의미에서는 일부 언론이 개혁노선을 교란시키거나 헷갈리게 하는 부분이 있지요. 그러나 큰 흐름에서의 민심은 개혁을 바라고 있기 때문에 꾸준히 흔들리지 않고 해나가면 결국 민주당에 개혁주류가 형성되는 것은 시간 문제이고, 이는 시대의 흐름입니다. 비주류와 흥정하고 권력 나눠먹는 방식으로 풀릴 문제는 아닙니다. 모두가 함께 가도록 설득하고 노력하되 대의를 놓치지 않아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이인제와 함께 가기 위해 일탈할 생각없다
7월 2일 민주당 정치개혁특위가 본격적인 개헌 공론화에 착수키로 했다는 보도가 나왔습니다. 분권적 대통령제 개헌에 무게를 두고 있던데, 노 후보의 개헌구상은 어떤 건지요.
“현재의 개헌논의에 대해 개인적으로는 현실성이 없다고 판단하고 있습니다. 아직 현행 헌법의 문제점에 대해 국민적 공감대나 합의가 있었던 것도 아니고, 또 원내 제1당인 한나라당이 개헌에 반대하고 있습니다. 특히 분권형 대통령제는 현행 헌법으로도 운용 여하에 따라 충분히 그 효과를 볼 수 있어요. 저는 책임총리제를 지난해부터 주장해 왔지만 지금 정치가 개헌론에 휘말리는 것은 적절치 않습니다. 국가의 미래를 다시 설계하는 순수한 마음으로 개헌론을 제기해야지, 표 계산이나 정치적 활로를 위한 개헌론은 국민이 바라지 않습니다. 저도 개헌론에 대한 나름의 구상이 있습니다. 심사숙고 한 뒤 때가 되면 제 구상을 밝힐 겁니다.”
이인제 전 고문에 대해서는 어떻게 생각하십니까? 끝까지 함께 갈 파트너입니까, 경우에 따라 분리할 수도 있다고 보십니까.
“우리 사회가 수용할 수 있는 규범의 폭이 있다고 생각합니다. 그 틀 안에서 사적인 이해관계라든지, 타협이 이뤄질 수 있습니다. 그 수준을 벗어나지 않는 범위 안에서 행동한다면 두 사람은 함께 가는 거지요. 그러나 그 범위를 일탈하면 함께 못 가는 거지요. 저는 타협을 위해 그 규범 밖으로 뛰어나갈 생각은 없습니다.”
아까 큰 민심의 흐름은 개혁을 원한다고 말씀하셨는데, 실제 민심은 개혁적 이미지를 가진 노 후보를 별로 지지하지 않는 것 같아요. 지지율이 급락하고 있는데, 어떻게 보십니까.
“여러 가지 분석들을 하고 있습니다. 한마디로 답하기가 어렵네요. 저로서는 저에게 그동안 몇 가지 과오가 있었기 때문이라고 설명드려야겠지요.”
많은 사람들이 노 후보를 지지했던 이유는 기성정치인과 차별성을 보여줬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노 후보가 경선 직후 YS를 방문하는 것을 보고 사람들이 등을 돌린 게 아닌가 싶은데요.
“인정합니다. 적절치 못했던 방문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러나 나는 오히려 아쉽게 생각하지요. 대중적 인기도 중요하지만, 역사의 맥락에 비추어 정치행위를 쌓아나가야 된다고 생각합니다. 나는 완벽한 권력은 없다고 생각합니다. 나는 그분들의 정치적 맥을 단절시키고 싶지 않았습니다. 그리고 김영삼 전 대통령이 나를 제대로 받아주기만 했더라면…. 나는 그것이 분열된 지역정서를 상당히 통합해낼 수 있는 상징적인 의미를 갖는다고 생각했죠. 그런데, 눈앞에 벌어진 것이 아들들 비리고, 그건 양김의 비리로 보이고, 그러니까 제가 같은 날 중에서도 나쁠 때, 두 분을 모시게 된 거죠. 그러나 나는 이런 민심에 이의는 있습니다. 현실정치인이기 때문에 지적을 수용하고, 당분간 두 분과 거리를 둘 수밖에 없죠. 그러나 장래 있어서 그분들의 역사적 업적은 제대로 재평가를 하는 작업이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노 후보는 서민출신 대통령 후보임을 많이 강조하시는데, 실제 서민들은 노 후보를 지지하지 않는 걸로 나타납니다. 왜 이런 현상이 있다고 생각하십니까. 또 이를 극복할 대안이 있다면 무엇인지요.
“…제 정치가 좀 어렵지 않습니까? 이익을 쫓아야 할 상황에서 손해보는 일을 하니까 근사하게 보일 때도 있지만 어쩐지 어렵죠. 그리고, 지역정서에 가장 잘 매몰되고, 정서적 판단과 감정적 분위기에 잘 휩쓸리는 쪽이 바로 서민들이에요. 제가 그걸 계속 거역하고 있기 때문에 어떤 의미에서는 서민적 정서에 반하고 있는지 몰라요. 부산 가면 서민들이 나를 가장 심하게 비난하죠. 배신자래요(몹시 섭섭한 표정으로). YS를 배신하고 DJ 손을 들었다는 거 아닙니까.”
8·8재보선 이후에도 당내에서 가장 경쟁력 있는 후보를 선출하자, 꼭 나는 아니어도 된다, 이런 주장을 하셨는데 그 속뜻은 무엇입니까.
“그 얘기만 나오면, 당신 힘들지? 이렇게 묻죠. 저는 전혀 힘들지 않아요(웃음). 당내에서 더 경쟁력 있는 사람이 있으면 저하고 경쟁하자는 겁니다. 권력을 잡아보겠다고 이때까지 고생해 온 사람이 그걸 포기할 수 있겠냐…, 하면 됩니다. 저는 제가 경쟁력도 없이 나가서 떨어지고 그래서 민심과 여론의 몰매를 맞는 것보다 진짜 당선될만한 사람과 힘을 합쳐 이기고, 좀 작은 자리라도 하면 좋겠습니다. 저는 최선을 다하고 있습니다. 민주당을 장악 못하고 있는 것이 제일 흠이지만, 민주당은 장악하지 말라고 국민들이 명령해서 장악 안 하기로 당헌 당규 다 고쳤고, 제도적으로 장악할 방법도 없어요. 왜 원칙대로 정직하게 정치하는 사람을 자꾸 이상하게 보냐는 겁니다. 제가 민심에 불만을 갖고 있는 이유는 이렇습니다. 언론이든, 시민의 여론이든, 왜 자꾸 사람을 우습게 만드냐 이 말입니다. 8·8선거에서 노무현이 무조건 이긴다는 법 없고, 또 8·8선거에서 진다고 해서 내가 무조건 지라는 법도 없습니다. 매 시기에 훌륭한 후보가 나오면 다시 한번 겨루어서 더 경쟁력 있는 사람이 하자는 겁니다. 경기규칙도 아주 유리하게 해드리겠습니다.”
그만큼 자신 있다는 말씀처럼 들립니다. 서해교전 사태 이후 교전수칙을 선제공격이 가능하도록 바꿨는데 이 점에 대해서는 어떻게 생각하십니까.
“전투, 전쟁의 기술적 문제라서 함부로 얘기할 수 없습니다만, 남북 간에 전쟁이 확대되지 않도록 운용해 가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서해교전 후 북방한계선(NLL)을 평화적으로 관리하자는 주장이 나오고 있습니다. NLL의 평화적 관리방안과 한반도 평화의 최우선 과제는 뭐라고 생각하십니까.
“평화의 토대는 무엇보다 대화와 협력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러나 서해교전처럼 어느 일방의 선제공격에 의해 그러한 분위기가 일거에 무너질 수도 있습니다. 신뢰구축을 위해서는 많은 시간과 노력이 필요한만큼 인내를 갖고 대처해야 할 것입니다. 중요한 점은 적대적 감정을 자극하고 갈등을 키우려는 대결적 자세는 절제돼야 한다는 것입니다.”
서해교전 북한은 당연히 사과해야한다
이번 서해교전에서는 북한의 선제공격이 있었습니다. 그래서 김정일 책임론이 나옵니다. 이 점에 대해서는 어떻게 생각하십니까.
“당연히 북한이 사과해야지요. 정치지도부에서 결정한 것이 아니고, 군이 한 것이든, 함장이 한 것이든 상관없이 남북 간에 평화를 유지하고, 평화를 기본으로 협력하고 대화할 의지가 있다면 사과해야지요. 최소한 유감 표명 정도는 해줘야죠. 생떼를 쓸 게 아니라 지금은 옛날과 달라서 전부 사진도 찍혀 있으니까, 사과부터 해야지요.”
북한이 사과할 때까지 모든 대북 경제지원을 끊고, 금강산 관광을 중단해야 한다는 시각에 대해서는 어떻게 생각하십니까.
“사과하는 것은 북한이 해야 할 도리이고, 그에 대해 우리가 어떻게 대응할 것이냐는 전략적인 판단을 가지고 해나가야 합니다. 자꾸 상호주의를 가지고 얘기하는데, 그것이 단순한 경제적 이해관계나 국가 체면의 문제라면 그거 뭐 공식대로 해버리죠. 그러나 북한이 국제사회에서 통용되는 행동이 아니라 예외적인 행동을 하는 사람들인데 거기다가 상호주의 공식을 적용해 판을 깨버리면 우리 삶의 터전이 재가 돼버릴 수 있는 위험한 상황이 돼요. 상황을 면밀히 따져보고, 소위 평화를 운반해 가야지요. 금강산 관광 즉각 중단 말고도 북한을 견제하는 카드는 얼마든지 쓸 수 있습니다. 우리가 대통령 뽑아서 일 맡길 때는 웬만한 건 알아서 하시라고 맡겨놓은 거잖아요. 사사건건 잘 알지도 못하면서 시비 걸려면 뭐 하러 대통령 뽑아요?”
혹시 올 가을 김정일 국방위원장이 답방한다면 첫마디로 뭐라고 하시겠습니까.
“그건 생각 안 해봤는데요. 올 것 같지 않아서. 뭐라고 하면 좋겠습니까.”
남양주에서 여중생 두 명이 미군 궤도차량에 사망했습니다. 이 문제에 대한 입장표명이 없으셨는데, 어떻게 처리돼야 한다고 생각하시나요. SOFA개정에 대한 노 후보의 입장은 무엇입니까.
“주한미군이 한국에 주둔하면서 생기는 여러 문제들에 대해 어느 수준에서 어떻게 의사표시 하는 게 적절한가, 또 대통령 후보는 어떻게 하는 게 적절한가는 좀더 공부를 해야 할 것 같아요. 어떻든 저는 대통령이 되려고 준비하고 있는 사람입니다. 의전상의 문제도 있고, 실질적인 이해관계의 문제도 있다고 생각합니다. 전문가들과 관례나 외교 의전 등을 생각해서 처리하는 게 옳다고 생각합니다.”
노 후보답지 못한 태도 아닙니까. 이 문제에 대한 국민분노는 나날이 치솟고 있는데요.
“제가 해양수산부장관을 하는 동안 독도문제에 대해 냉정하고 실제적인 발언 이외에는 하지 않았습니다. 감정적으로 호소해 국민들에 영합하는 발언은 피해왔습니다. 저는 말을 조심하는 사람입니다.”
한국사회는 10 : 90의 사회로 접어들었다고 할 만큼 빈부격차가 커졌습니다. 이회창 후보와 노무현 후보의 경제정책 중에서 가장 다른 것이 성장과 분배의 문제입니다. 효율적 분배로 빈부격차를 해소할 수 있는 방안을 갖고 계시다면 무엇입니까.
“성장과 분배는 조화와 보완의 대상이지 배척의 관계가 아닙니다. 분배는 안정된 성장을 전제로 해야 하며, 분배가 지나쳐 지속 가능한 성장을 해쳐서는 안 됩니다. 지난해 국회에서 한나라당 주도로 법인세를 인하하는 법안이 통과되었는데, 법인 1000여 개 중 3개가 5500억 원의 이익을 보고, 2000억 원은 나머지 법인이 혜택을 누렸습니다. 이는 우리나라 554만 근로자의 세금을 10% 낮출 수 있는 엄청난 돈입니다. 554만 근로자의 세금을 낮추는 것이 경제 성장에 더 도움이 된다고 저는 생각합니다. 이것이 제가 이회창 후보와 근본적으로 다른 점입니다.”
노 후보께서는 지방분권을 획기적으로 확대하고 수도권 중심의 사고를 혁파하겠다고 했는데, 그중 자치경찰제 도입에 대한 노 후보의 입장은 무엇입니까?
“국가권력 분권 차원에서 경찰 분권을 해야 합니다. 제가 말하는 경찰 분권에는 경찰의 수사권 독립과 자치경찰제 두 흐름이 있습니다. 자치경찰제가 되기 위해서는 수사권 독립이 필수적입니다. 범죄사건 중에서 절도, 폭행, 교통사고 등 단순 사건으로 경찰에서 수사를 받고 또 다시 검찰에서 수사를 받는 것은, 국민들에게 불편을 줄 뿐만 아니라 행정력 낭비를 초래합니다. 단계적으로 수사권 독립을 추진해나갈 필요가 있습니다. 자치경찰제도 시간을 두고 신중히 처리하되, 결단이 필요한 사안이라고 봅니다.”
노사모가 최근 내부진통을 겪고 있습니다. 진로에 대해 한 말씀하신다면.
“알아서 하실 걸로 생각해요. 분권과 자율, 그게 제 정치적 화두입니다. 투명성, 공정성, 분권, 자율. 이런 것이 다음 시대를 열어가는 개혁방향이다, 노사모도 저절로 생긴 조직이기 때문에 원칙적으로 자생력에 의지해 보자는 거죠. 내 나름대로 의견과 희망사항을 얘기할 수 있지만 자칫 잘못하면 지시처럼 작용해버릴 수 있습니다.”
『중앙일보』가 노 후보를 진보적 정치인이라고 분류했습니다. 스스로도 그렇다고 생각하십니까.
“진보적이면 나쁜 건가요? 제 대답이 좀 어려운데, 스스로 진보적인 정치인이라고 생각합니다.”
차두리에 대한 노딩크의 생각
인터넷은 하루에 얼마나 하십니까?
“요즘에는 인터넷 서핑할 시간이 거의 없습니다. 매일 인터넷에서 이루어지는 논쟁과 주요 정보를 문서로 보고받는 편입니다.”
최근 인터넷에 차두리와 노무현, 히딩크와 노무현 비교가 떠돌고 있습니다. 이렇게 비교되는 두 인물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는지요. 특히 히딩크식 리더십에 대해….
“히딩크는 저도 읽었습니다. 그런데, 차두리는 못 읽어봤는데.”
비판적인 내용이라 못 읽어보신 것 같은데요. 차두리와의 비교는 이런 겁니다. 경험 미숙, 힘만 믿고 밀어붙이기, 빠르기만 하다, 무조건 달린다…. 이런 내용이죠.
“(어깨에 힘을 잔뜩 주고, 농담 섞인 말투로) 너무 그러지 말라고 하십쇼. 용의주도하고, 통박 잘 굴리고, 셈 잘하는 사람들, 눈치 빠르고 줄 잘 서는 사람들, 다 대통령 후보 못 됐잖아요. 히딩크와 노무현, 그건 읽어보니까, 제 자랑 같아서 미안합니다만, 이름만 바꾸면 되겠더라구요. 내용은 두고 이름만 바꾸면 히딩크 리더십은 노무현 리더십으로 바꿔도 정확한 것 같던데요.”
앞으로는 그럼 노딩크라고….
“내가 진작부터 얘기할 때는 모른척 하더니, 히딩크가 얘기하니까. 히딩크를 제일 많이 괴롭혔던 언론이 지금 나를 제일 많이 괴롭히는 것도 비슷해요.”
최근 언론사의 대통령 후보 지지표명 문제가 이슈로 떠오르고 있습니다. 이 문제에 대해서는 어떻게 생각하십니까.
“해도 괜찮은 것 아닌가 생각하는데요.”
『조선일보』는 누구를 지지할 거라고 생각하십니까.
“『조선일보』는 아무도 지지하지 않을 것 같은데요. 왜냐하면 정직하지 않은 신문이니까. 그걸 정직하게 밝힐 이유가 없잖아요.”
98년 노 후보는 본지와의 인터뷰에서 개혁을 바라는 국민들의 이중적인 태도와 의식도 문제라고 지적한 바 있는데, 우리 국민이 가장 먼저 개혁해야 할 의식은 무엇이라고 생각하십니까?
“저는 인류 역사는 영감을 얻은 개인이 결단을 해서 실천하거나 참여하여 이루어낸 집합체라고 이해하고 있습니다. 중요한 것은 생각 속에 머물지 않고 실천하고 참여해야만 세상이 변화한다는 점입니다. 참여하지 않는 비판, 실천하지 않는 비판은 아무것도 변화시키지 못합니다.”
개인적 질문을 드리겠습니다. 스트레스는 어떻게 푸는 편입니까?
“주로 잠을 잡니다.”
최근 감명 깊게 본 영화는 무엇입니까?
“근래에는 영화를 보지 못했습니다. 다만 김민기 씨의 <지하철 1호선>을 보았습니다. 지난 30년간 우리나라 젊은이들이 “아침이슬”을 부르며 열망했던 작은 소망을 이제는 이룰 때가 되었다고 생각했습니다.”
자녀들과는 무슨 대화를 나눕니까?
“젊은 사람들이 무슨 생각을 하는지, 고민은 무엇인지 듣는 편입니다. 우리 애들이 들려주는 얘기 중에는 연예가 소식도 있습니다. 제가 꽤 많이 알죠.“
한때 “노풍연가”로 여성들의 심금을 울린 바 있는데, 사모님과 데이트는 하십니까?
“장인 어른의 좌익 시비로 집사람의 마음 고생이 심했어요. 덕분에 우리 부부는 친구처럼 더 가까워졌습니다. 과거에는 정치는 남편 혼자 하면 되고 아내는 가정을 잘 돌보는 것이라고 해서 함께 다니는 것을 어색해 했는데, 이제는 함께 많이 다니는 편입니다.”
스스로의 성격을 진단한다면?
“제 몸 안에는 두 개의 피가 흐르는 것 같아요. 붉은 피와 푸른 피…. 변호사 생활을 오래해서 대체로 냉정하고 합리적이고 지나치리만큼 꼼꼼한 편입니다. 그러나 불의라고 느껴지는 것에 대해서는 불같은 성격을 가지고 있습니다. 그 때문에 잘 풀리면 용기와 결단의 지도자가 되고, 가끔은 신중하지 못한 사람이라고 야단 맞을 때가 있습니다.”
마지막 질문입니다. 대통령 후보가 된 뒤엔 과거와 달리 상류층 생활을 하고 있지 않나 싶습니다. 그러다가 서서히 “인의 장막”에 가리게 되면서 서민적 삶과 서민의 고통을 잊게 될 걸로 짐작합니다. 결국 개혁도 후퇴하는 것이고. 만일 이번 대선에서 대통령이 된다면, 어떤 방법으로 이런 점들을 극복하시겠습니까.
“인의 장막을 어떻게 벗어날 거냐 하는 것은 말로 설명하기 어렵습니다. 미국 역대 대통령들의 행적을 보면서 설명하기 어려운 인격적 특성들이 있구나 했어요. 기존의 정치스타일에 익숙해 있는 시각으로 보면 노무현은 서투르고 불안한 정치인입니다. 그러나 기존의 정치에 대해 비판적인 관점들을 가지고 따져보면 노무현은 개혁적이고, 신뢰할 만한 정치인입니다. 노무현이 인의 장막에 둘러싸일지 아닐지 하는 것은 그동안 해온 것으로 봐서 판단할 수 있지 않을까요? 저 사람은 자기 귀가 막혀서는 못 사는 사람이다 뭐 이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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