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간복지동향 2011 2011-08-11   2763

[심층분석3] 복지국가와 교육 – 고등교육개혁을 중심으로

장수명│한국교원대학교 정책전문대학원 교수
(정리 : 김은정 참여연대 사회경제팀 간사)

 

교육은 한 정치 공동체의 경제와 정치의 핵심적인 요소이다. 특히 광범위한 대중의 참여로 이루어지는 민주주의 공화정 정체와 시장 경제를 원리를 하는 사회에서 교육과 교육기관 역할은 정치와 경제 양 측면에서 모두 중요하다. 민주주의 교육의 관점에서 학교와 고등교육기관은 관료기구의 하부기관이 아닌 공공영역에 형성된 시민사회이다. 학교와 대학 그 자체가 시민사회로서 사회의 민주적 정치 공간이며 공동체의 공공성을 확보하는 기초라는 것이다. 평등과 자유의 원리가 주축을 이루는 사회로서 학교와 고등교육기관은 그 역할과 특성에 따라 특유의 민주주의를 구성하고 실행한다. 시장경제 관점에서 교육은 공동체 구성원의 인적자본(숙련)을 형성하는 기구로써 개인과 사회의 인적자본(숙련) 투자, 학교와 대학의 교육 서비스 생산, 대학의 연구 및 지식창출 기능이 있다. 이와 같이 민주주의와 시장경제를 동시에 지지함으로써 교육은 복지와 경제생산을 연결해주는 핵심적인 고리다.

민주주의적 원리, 특히 평등과 공화(또는 공동체)주의를 강조하는 민주주의는 모든 시민을 동등하게 대우하기 위해 조건에 따라 배제하는 선별적 복지보다 보편적 복지를 선호하고 강조하고 지지한다. 이를 민주주의 보편복지라고 할 수 있는데 이러한 유형의 복지는 공동의 일과 가치를 만들어 나가고 모든 사람을 함께 하는 공화정(공동체)의 일원인 시민으로 대우하고, 건전한 시민의식을 갖춘 사람으로 성장, 발달하도록 하기 위해 모두에게 적용되는 보편적 복지이다. 그러므로 잠재적 미래 시민의 사회적 권리 중 가장 핵심적인 것으로 교육이 포함된다. 교육복지의 긍정적 효과는 단순히 경제적 문제에만 국한되지 않고 민주주의 발전에도 광범위하게 영향을 미친다.

 

교육복지의 특징은 다음과 같다.
첫째, 교육(복지)은 사회적 위험에 대응하는 복지를 고용, 생산성, 경제성장을 촉진하는 기능을 하도록 전환시키는 변환 장치 즉 투자기제이다. 교육복지는 자녀의 교육과 발달의 위기에 대비하는 보험 성격을 갖는 동시에, 개인과 사회 공동체의 생산성 향상을 위한 투자의 성격을 갖는다. 따라서 위험에 대비하는 전반적인 사회보험을 교육투자를 통해 보완함으로서 경제의 효율성을 높일 수 있다.

둘째, 교육 복지는 모든 잠재적, 현재적 시민의 민주적 역량을 강화함으로써 민주주의를 지지하는 기반이 된다. 충분한 복지체제의 혜택을 받는 개인들은 어린 시절부터 ‘동등한 존중과 배려’로 대우받고 자라며 사회 참여, 정치적 담론, 공적인 일에 대한 분별력과 책임감을 갖출 수 있다.

셋째, 교육복지로 인한 투자의 혜택의 가장 큰 수혜자는 중산층으로, 교육복지는 이들 집단이 복지와 사회통합에 동조하는 정치적 자원이 되게 한다. 고등교육투자의 혜택은 직접적으로 중산층 편향적이다. 그러나 교육의 생산성 외부효과로 사회 전체가 혜택을 누린다. 

넷째, 교육복지는 현재세대의 시민들이 미래세대 잠재적 시민의 성장․발달을 지원하고, 이후 미래세대의 시민이 현재세대의 시민의 노후를 보살피는 순환 과정을 창조해 냄으로써 세대 간 통합을 이루는 기초로 작용할 수 있다.

다섯째, 교육복지(특히 보육)에 대한 투자는 여성을 사회적 노동에 참여를 지원함으로써 남녀의 사회적 격차 해소와 남녀 통합의 기초가 된다. 또한 여성의 높은 경제활동 참가율은 사회적 생산력을 크게 높일 수 있다.

여섯째, 교육복지는 노동자와 사업가 및 미숙련 노동자와 숙련 노동자의 이해 통합이 가능하게 한다. 노동자의 숙련도 상승에 따른 이익과 혜택이 사업가 및 기업가들에게 돌아감으로써 그들이 복지에 대해서 우호적 전선을 형성하게 한다. 노동력의 유연성이 아니라 노동자의 숙련에 기초하는 경쟁력은 서로를 필요로 하게 만든다.

 

그러나 만약 사회가 교육복지의 보편적 혜택으로 인한 효과를 생산성 향상으로 연결되지 못하면, 사회적 자원이 낭비될 위험이 있고 복지는 비생산적이라고 공격받을 가능성이 높아 복지에  대한 정치적 지지를 상실할 수도 있다. 또한 교육 서비스를 제공하는 시스템에 따라서 시민들의 역량과 숙련이 현격하게 달라 질 수도  있고 교육이 계층화 현상을 강화하는 등 부정적인 영향도 있을 수 있다. 이와 같이 복지의 시장 논리와 민주주의 논리는 교육복지 투자가 경제적 효율성을 잠식할 가능성과 생산성을 높여 줄 가능성이 모두 존재한다.

 

사회보험 및 보호-즉 복지가 생산을 저해하지 않는 이유를 보다 잘 설명하는 이론은 복지체제론이며 복지체제론에서도 복지가 어떻게 생산체제(경제로) 연결되는가를 설명하는 것은 복지-숙련형성 체제 유형론이다. 시장경제와 민주주의의 역사적 발전과정에서 각 나라는 초기의 정치적 지형과 정치적 동원 역량에 따라 자본주의 경제, 정치제도, 복지제도, 숙련체제의 유형들을 다르게 형성해 왔다. 이는 시장과 민주주의의 제도화와 복지제도의 제도화는 맥락을 같이 한다는 것을 뜻한다.

 

 

한국형 복지 지형 및 고등교육 제도와 실태


한국은 국가-대기업 주도의 자유시장경제와 다수결 민주주의(합의제 민주주의와 대비되는)의 정치 제도 하에서 경쟁과 시장주의 및 성장우선주의가 규범이 되고 보수파 우세의 정치지형으로 시장주의 선별복지와 부분적 기여복지가 실행되고 있다. 이것은 사적 공급 위주의 영유아 보육체제와 고등교육체제, 계층화를 강화하는 비효율적 일반 숙련 체제와 부실한 직업 훈련 체제, 그리고 제도화되지 못한 학교-일자리 이행이라는 전반적인 숙련 체제와 조응한다. 대기업과 노동시장 유연화를 기반으로 하는 국제 경쟁력은 고용과 소득의 양극화를 낳고 있다. 이는 소극적 재분배와 미흡한 사회투자와 연결되어 있다. 이러한 경로가 이해관계의 고착화와 연결되면서 잠김 현상을 보인다면 이미 형성된 기존의 복지 체제 내에서 제한된 복지의 확대와 전달 체계의 효율성에만 초점을 맞춘 개선이 계속될 가능성이 많다. 그러나 이러한 선별복지는 수혜자의 도덕적 해이, 관료의 권력 행사, 그리고 높은 집행 비용이라는 복지의 비효율성에 관한 논쟁을 불러일으킬 수 있다. 한편 이 복지 체제는 내부자를 우선적으로 보호함으로써 광범위한 복지 사각지대 만들고  많은 수혜자를 배제하여 저항을 불러일으킬 수 있다. 한국은 오랜 평등주의와 사회정의를 선호하는 가치관이 강하게 자리 잡고 있으며 이는 정치 영역에서의 진보주의의 확산과 연계되어 있다. 평등주의 가치와 진보주의 확산은 대중이 정치적 민주화 운동의 경험을 바탕으로 사회적 민주화 운동(시민의 사회적 권리 곧 사회적 시민권을 강조하는)을 점화하는 에너지가 될 수 있다. 보편적 무상급식에 대한 대중의 광범위한 지지는 민주주의 보편 복지 확대의 대중적, 정치적 에너지가 될 수 있다. 한국의 제 정치세력이 정치적 민주화 운동 경험을 바탕으로 불평등과 차별에 대한 다양한 계층의 수정 의지를 사회적 민주화(사회적 시민권을 확대하는 복지 확대)정치로 전환할 수 있는가에 달려있다.

 

2011년 봄 고등교육의 개인적 혜택이 점차 사라지고 있는 시점에서 과도하게 부과된 등록금에 대한 시민들과 대학생들의 저항은 이명박 정부의 반값 등록금 공약준수 투쟁으로 전환되어 정치권의 정책 경쟁을 가능하게 하였다. 반값 등록금 요구 투쟁으로 제기된 고등교육의 실태는 다음과 같은 여러 문제들을 전면에 드러나게 하였다.

 

과도한 사립의존
2010년 한국교육개발원의 재학생수 대비 국공립 비율을 자료를 살펴보면 전문대: 2.7%, 교대: 100%, 대학: 21.1%, 산업대: 45.8%이고 전체적으로 18.2%로 나타나고 있다. 이는 사립대학 중심으로 고등교육 체제가 운영되기 때문이다. 사립대학 중심체제, 즉 시장중심으로 제공되는 교육투자는 대학의 계층화와 함께 비용을 증대시키는 요인으로 작용한다.

고등교육재정에 대한 과도한 학생 학부모 부담
2005년, 2010년 OECD 자료를 살펴보면 정부의존형 사립이나 독립형 사립의 비율이 높을 경우 교육비가 상대적으로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은 미국 다음으로 높은 등록금을 지불한다. 그러나 교육의 질을 높지 않으며 공적 보조는 매우 낮다. 학생들이 지불한 학비에 비해 교육에 투자된 총 투입 재정의 비율인 환원율이 매우 낮다. 한국의 대학생들은 세계에서 최고 수준의 학비를 지불하면서도 사회나 국가로부터 추가적인 혜택을 전혀 받지 못하고 있는 것을 알 수 있다.

과도한 대학진학과 교육의 품질 저하
과도한 대학진학률은 학생들의 학업능력 (고등교육 과정을 따라 갈 수 없는 학생들의 진학문제), 교육의 품질 저하 및 교육의 성과(취업) 및 사회적 수요(전문직 준 전문직 일자리 10% 수준) 부족 문제가 있다.

대학서열의 공고화와 서울 소재 대학의 선호
지방소재 국공립 및 사립대학 입학 수능점수 및 백분위 변화 등의 자료를 살펴보면 지방국립 대학들이 몰락에 가까운 상황에 이르고 있는 것을 알 수 있는데 이러한 상황이 되는 동안 국가가 아무런 역할을 하고 있지 않았다는 것이 문제다. 또한 학력에 따른 임금격차 자료(고은미 2011)를 살펴보면 구조적 서열화 경향이 더욱 강화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상위 50위권 대학 졸업자에 대한 상위 10위권 대학 졸업자의 임금 프리미엄이 1999년 7% 정도의 수준에서 2008년 19%정도로 강화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밖에 과도한 교수 봉급, 초중등 교육에 대한 부정적 외부효과, 노동시장의 구조적 서열화 및 대기업 엘리트 전문직 일자리와의 연계 등이 문제점으로 드러났다. 

 

 

대학(고등교육)의 공공성과 정책


대학이 학생들과 교수들의 조합으로서 학문공동체로 출발하였고 학문의 자유와 대학의 자치가 전제되는 것을 대학이라는 특수한 조직의 민주주의로 규정할 수 있다. 선거나 1인 1표제 등의 가치보다 학문의 자유를 보장하는 것이 대학의 민주주의적 성격이라는 것이다. 학문의 자유와 대학 민주주의도 그것이 존재하는 사회에 사회 전체의 자유와 민주주의의 확대를 포함한 여러 사회적 공익에 아무런 기여를 하지 않는다면 그 존재의 타당성과 자유의 제한에 직면하게 될 가능성이 있다. 대학이 사회에 기여하는 것을 공공성이라고 볼 수 있는데 대학의 특유한 민주주의에 기초한 대학 역할의 공공성을 대학의 민주적 공공성으로 규정할 수 있다.

대학의 공공성이란 대학이 경제, 민주주의, 문화예술의 발달에 기여하고 교육, 연구, 사회봉사를 제공하는 방식, 절차, 내용에서 경제학적 개념의 배제성과 경합성이 없는 공공재나, 배제성은 없으나 경합성이 있는 공유자원을 창출하거나 또는 정치적 의미의 공동체의 공공선 또는 공동선을 창출하거나 또는 사익과 공익이 충돌할 때는 공익을 우선적으로 옹호하는 것으로 규정할 수 있다. 

 

하지만 이러한 대학의 공공성은 공적자금이 투입되고 국공립대학이 확대되고 대학의 구성원들 중심으로 민주적으로 운영함으로써 확보될 수 있다. 그동안 일정한 수준 정부의 투자노력을 확대되어 왔다. 그러나 시장주의 관점에 고등교육정책에 적극적으로 도입됨으로써 공공성의 확대는 중단되고 사립대학 위주의 대학체제는 강화되어 왔다.

 

초․중등 교육에서 국가는 재원 부족을 이유로 사립학교를 통한 교육을 우선적으로 확대하고 이후 재정여력을 가지고 공적자금을 투입하여 공립학교의 확대와 사립학교에 대한 재정투입을 통하여 공공성을 확대하여 왔다. 이것이 중고등학교 공공성의 재정적 이다. 그러나 고등교육의 경우 국가의 국공립확대 정책은 매우 제한적으로만 이루어져 왔다. 하지만 김영삼 정부의 1995년 5.31 대학정책의 정원 자율화 정책과 대학설립준칙주의는 이러한 경향마저 역전시켰다. 1995년 이후 시장화 정책으로 국공립 강화 경향은 줄어들고 사립학교 비중이 높아지면서 학생과 학부모의 부담이 높아지고 대학의 경쟁력은 오히려 낮아졌다(장수명, 2009a).

 

상호간에 충돌하는 법과 규제, 관료와 사법기관의 엄격하지 못한 법집행, 무책임한 사학 설립 주체들의 결합으로 부실 대학이 팽창하고 서울 소재 대학선호 현상 과열, 지방(국립)대학교 상대적 열위, 저출산, 실업계 고등학교의 기능저하 등 많은 문제를 야기했다. 이는 국공립 확대와 국가에 의한 사립대학의 품질 보증 정책을 포기함으로써 국공립대의 발전계획에 기초한 장기적 발전/경쟁력 확보/성과 관리 등 모든 정부개입 정책을 어렵게 만들었다. 또한 시장 경쟁원리를 통한 고등교육의 질 확보 논리가 우위를 이룸으로써 규제완화 및 국가를 통한 개입정책을 어렵게 만들었다. 등록금 자율화는 대학자율화의 명분이나 등록금 상한제 실시를 어렵게 만들었고 등록금 인상을 초래할 가능성이 있다. 앞으로도 낮은 등록금과 양질의 국공립 대학 체제를 통해 서울소재 사립대학에 대한 대안을 마련하지 못하면 등록금 인상은 불가피할 것이다.

 

다만 교수들의 수가 늘어남으로써 국가의 연구역량이 확대되었고 국가는 각종 프로젝트를 통하여 이를 활용함으로써 많은 연구결과를 성취할 수 있었다. 시장주의 정책을 통한 고등교육 문제가 심각하게 대두되자 정부는 시장주의 정책의 대부분(특히 법인화 등)을 유지하면서도 대학의 과잉확대에 대해서 규제를 강화했다. 2005년 말의 대학설립에 대한 규제강화와 설립준칙주의 규칙 강화 억제는 현재 대학 통폐합, 구조조정으로 귀결되고 있다.

 

대학의 구조조정이 아니라 대학의 구조전환을 주장하는 이유는 다음과 같다.
첫째, 사립대학 위주로 강화된 시장친화 고등교육 정책이 실패하고 대학을 과대 팽창시켰지만 대학의 교육 및 연구 역량은 인구나 경제규모 등으로 보아 결코 과대한 규모가 아니라는 점이다. 다만 학생 수는 지나치게 많고 연구역량은 규모의 경제를 위한 집적이 필요한 상태이다.
둘째, 국공립대학과 사립대학의 공공성을 강화하면서 대학의 품질을 고양하고 고등교육의 다양한 문제를 해결하는 구조로 전환해야 한다(<표 1> 참조).
<표 1> 고등교육기관의 개혁과 구조전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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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학의 구조전환을 위한 개혁 제체는 고등교육 전반의 재정배분과 발전계획을 포괄하면서도 대학의 품질을 보증하는 체제를 갖춰야 한다.
이를 위해서는 국가 단위의 대학위원회와 대학평가원의 설립이 필요하다. 대학위원회를 통해 대학 발전 계획, 재정확보 배분 규칙 제정, 대학 설립 유지 운영의 재개정 및 집행, 대학 간 역할 분담, 국토 균형 발전과 대학, 산업발전과 대학의 기능을 수행해야 한다. 또한 대학평가원을 통해 정보 및 자료의 수집, 분석 세계화, 대학의 학사관리/품질/운영 평가, 대학의 성과 평가를 통해 교육성과, 취업, 연구, 산학협력, 균형발전 역할을 해야 한다. 또한 대학의 구조전환의 동력은 발전계획, 재정투자 확대, 구조개혁이 동시에 이뤄져야 한다.

 

한국의 사회문제와 교육문제는 숙련체제의 혁신을 통하여, 즉 교육복지의 구조 전환적 투자확대를 통해 복지와 생산의 접점을 두텁게 만들어내지 못할 경우 심각한 위기에 빠질 수 있다. 종국적으로 나타날 수 있는 문제들은 다음과 같다. 세계에서 가장 낮은 출산율과 낮은 여성 경제활동 참가, 빠른 고령화, 높은 대학 진학률과 더불어 존재하는 높은 청년 실업률, 정규직과 비정규직의 심각한 양분화 상태와 소득 양극화 현상, 대기업의 국제경쟁력은 높아짐에도 불구하고 중소기업의 성장과 경쟁력 향상은 지체되는 점 등이다. 이러한 문제들은 낮은 보육투자와 양질의 공공 서비스의 부재, 낮은 수준의 고등교육 투자와 대학의 계층화와 계층고착화 기능, 취약한 학교-일자리 이행체제와 직업교육 체제 등 숙련 체제와 밀접한 관련이 있다.

초․중등 교육에서 높은 PISA 성적과 높은 고등교육 취학률은 한국 교육의 강점으로 제기되지만 이 또한 심각한 문제를 갖고 있다. PISA의 높은 성적은 계층화된 고등교육 구조에서 장시간의 학습노동으로 일반적 숙련만이 강조 된 양극화된 노동시장에 적응하려는 ‘필사’의 노력 결과로 볼 수 있다. 이러한 장시간 학습은 인지학습 능력에서 부분적으로 긍정적인 역할을 하지만 아동과 학생의 실질적 복지(정신건강, 신체적 건강, 사회성, 행복감 및 만족감)를 잠식하고 계층화를 고착화하는 수단이 되고 있다.

이와 같은 상황에서 높은 실업 보호와 고용보호 및 사회 보험, 그리고 의료 복지 등의 확대의 필요성이 대두되고 있다. 복지의 확대가 생산성과 경제성장, 정당성과 정의를 실현하는 분배로 이어지기 위해서는 다음과 같은 교육숙련체제의 투자 확대와 구조전환이 동시에 이뤄져야 한다.

 

첫째, 0-16세의 모든 아동에 대해 기본적 아동수당을 제공하고 0-6세 보육과 교육 서비스의 지원과 투자를 확대해야 한다. 그러나 현재의 사립보육 중심의 서비스 체제로는 양질의 보육 서비스를 장담할 수 없다. 따라서 양질의 공공 보육 서비스를 확대하기 위해 공립 확대와 사설 보육 탁아 시설 등을 준공립화하여 공공성을 담보할 수 있는 체제로 전환해야 한다. 아울러 최소한 중고등학교의 사학과 같은 수준의 정부 지원이 필요하고 공익을 대표하는 사람들의 참여확대를 통한 민주적 운영이 필요하다.
이러한 보육투자와 탁아 서비스의 제공은 여성의 경제활동 참가를 확대하고 출산율 저하를 방지할 수 있다. 또한 가족의 해체나 불리한 가정배경의 저소득층 아동들의 바람직한 성장과 발달에 기여함으로 이들의 행복한 삶을 보장해 줄 수 있다. 이로 인해 사회통합과 숙련의 향상을 통하여 사회적 비용의 감소와 생산성 향상, 그리고 삶의 질을 담보할 수 있다.

 

둘째, 고등교육에 대한 재정지원 확대가 고등교육 구조전환과 함께 이뤄져야 한다. 현재 높은 대학등록금 문제로 인해 이에 대한 정부의 재정지원을 확대하려는 정치권의 노력이 가속화되고 있다. 한국의 압도적인 사립대학의 비율을 고려하고 사립대학에 대한 공공성 장치를 확보하고 등록금 수준을 낮추는 것 이상의 정당성을 확보할 수 있는 방안에 대한 고민이 필요하다.
사립대학의 공공성 확보를 위한 장치로 사립대학의 국공립화 내지 준국공립화로 구조 전환이 이뤄져야 한다. 예를 들어 정부의 경상비 지원을 받을 수 있는 대학은 이사의 다수를 주민의 투표 절차 등을 거친 공익 이사가 되도록 할 필요가 있다. 중등 사립학교의 경우도 전폭적인 재정지원으로 교육청의 다양하고 엄격한 지휘 감독을 받지만 공익(개방) 이사의 비율은 매우 제한적이다. 대학은 법인의 재정 부담은 매우 낮은 데 반해 대학의 경영상의 자율성은 매우 높다. 따라서 사립대학이 국공립화나 준공립화를 전제로 고등교육재정교부금과 유사한 형태의 고정적인 재원을 확보할 필요가 있다.
이와 함께 고등교육의 평생교육 차원의 양질의 고등교육을 확대하고 숙련형성과 순조로운 학교-일자리 이행을 제도화하는 차원에서 일과 교육을 병행하는 시스템을 정착시켜야 한다. 경제활동과 교육을 병행하여 대학인구의 생산 활동을 통해 상당 부분의 비용이 사회적으로 환원되는 방식을 추구해야 한다. 경제활동으로 얻는 보수를 직접적으로 대학의 재정에 충당한다는 것이 아니라 전체 GDP 증가와 세금에 기여함으로써 고등교육 비용을 담당하는 것이다. 이외에 계층화된 표준화로 지역별 양질의 균등한 고등교육체제의 발전이 필요하며 양질의 고등교육을 위해 국립 고등교육 평가 기관이 필요하다. 고액의 등록금 구조를 혁신하면서 학생들이 지출하는 비용은 총교육비의 반값 이하로 대폭 축소해야 하며 생활비와 주거문제를 통합적 해결하는 방식을 찾아야 한다.

 

셋째, 초․중등 교육에서는 질적 학습시간을 확보하기 위한 학생의 학습시간과 교사의 노동시간을 감축하고 교육여건을 개선함으로써 통합형 개별맞춤 교육을 실시해야 한다. 이는 교수-학습의 효과성을 제고하는 것이다. 이 과정에서 교사 자격증을 가진 자들에 대한 일자리 증대 및 교육의 질과 학생과 교사의 삶의 질 향상을 도모해야 한다. 또 학교의 기본목적과 가치를 민주주의와 보편적 복지에 두고 개인이 지금의 인지역량 중심의 계층화와 서열화에서 발휘하지 못한 다양한 역량을 계발할 수 있도록 지원해야 한다.

넷째, 학교-일자리의 제도화를 통한 이행 기간 단축과 양질의 인적자본 축적을 제도적으로 보장해야 한다. 우선 직업별로 추정 가능한 영역의 수급 조정 시스템을 구축해야 한다.
다섯째, 기업과 산업의 고용주와 고용주 연합의 기업․산업․직업 특수적 숙련투자 동기 유발을 위한 고용보호와 실업보호를 강화해야 한다.

이 같은 교육과 인적자본 시스템의 구조 전환과 투자 확대는 실체적인 사회적 변화를 요구한다. 정치적 평등 정치적 시민권 넘어 사회적 평등 즉 사회적 시민권 또는 시민의 사회권(양육 받고 정당하게 성장할 권리, 교육권리, 일한 권리와 일하지 않을 권리, 치료받을 권리, 노령 실업 재해 등의 위험으로부터 보호받을 권리)을 요구한다. 보육과 교육의 구조전환을 사회적 권리를 확대하기 위한 제2단계 사회적 민주화 운동의 계기로 삼아야 할 것이다.   

첨부파일:

월간 <복지동향> 2011년 8월호(제154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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