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간복지동향 2011 2011-11-19   1869

[심층분석4] 공동심포지엄 ‘보건복지의 지역 간 불평등’ 종합토론

정리 : 손대규│참여연대 사회복지위원회 간사

 

김기태(한겨레 기자) : 전문가 위치가 아니라 일반 시민의 입장에서 말씀드리도록 하겠다. 지난 1월에 한겨레 21에 ‘대한민국 건강지도’라는 커버스토리가 실렸다. 이 기사의 근거가 되는 자료 가운데 가장 눈에 띄는 것은 ‘건강 불평등 완화를 위한 건강증진 전략 및 사업개발’(건강불평등 보고서)이라는 방대한 보고서였다. 보건복지부 용역 보고서지만 공개가 되지 않았다. 우연히 발견하게되서 기사를 쓰게되었다. 그럼, 왜 공개되지 않았을까. 원인을 단정하기는 쉽지 않지만, 한 가지 정황이 있는데 그것은 정권이 바뀐 것이다. 그런 측면에서 정책이라는 것이 집행되는 과정에서 정치의 역할이 굉장히 중요한 것 같다.

 

 

건강불평등 주제로 기사를 썼지만 굉장히 소화하기 어렵다. 과연 이것이 일반인들에게 설득력 있게 다가갈 수 있을까. 이해할 수 있게 쉽게 설명하는 방식으로 얘기해야하는 것이 어쩌면 기자의 임무이다. 지난 번 무상급식에서 힌트를 얻을 수 있겠다. 왜냐하면 보편적 복지는 굉장히 넓고 복잡하고 어려운 주제이다. 그런데 (무상급식을 통해) 그 부분이 굉장히 쉽게 이해될 수 있었다. 그렇다면 건강불평등 문제는 어떻게 사람들에게 쉽게 이해시킬 수 있을까? 무상급식이 사람들 사이에서 폭발력이 있었던 이유는 ‘눈치밥을 먹여서는 안 된다’는 사회적인 공감대가 빠르게 확산되었기 때문이라고 생각한다. 그렇다면 건강불평등 문제를 가지고 사람들의 공감대를 얻을 수 있는 질문은 과연 무엇일까? ‘돈이 없으면 치료를 못 받으면 안 된다’, 여기서부터 시작해서 건강불평등 이슈를 알려야 하지 않을까 생각한다.

 

 

복지의 지역불평등의 문제에 대해서는 일반인 입장에서는 2 가지가 섞여있지 않나 한다. 복지의 수요라는 측면과 공급이라는 측면이 있다고 본다. 한 지역의 복지가 불평등하다고 할 때 복지수요가 높다고 할 수도 있고 그 지역의 복지공급, 즉 복지서비스나 재원이든 양의 수준이 적다라는 의미일 수 있다. 두 가지를 갈라서 보면 (예를 들면) 강남은 복지수요는 낮으나 공급은 높다라고 말할 수 있다. 이러한 복지공급과 수요의 차이를 드러내는 방식이면 일반인들이 쉽게 복지의 지역간 불평등을 이해할 수 있지 않을까하는 생각이 든다.

 

 

김성환(노원구청장) : 익숙하지 않은 자리에 불러주셔서 감사합니다. 요즘 가난한 동네에 방사선물질이 나와서 주말에 걷어내느라고 자료준비가 늦어졌다. 월계동 주민들이 하시는 얘기가 ‘가난해죽겠는데 하필 여기서 집값 떨어지게, 강남에서도 조사했냐’고 물으신다. 건강을 걱정하는 게 아니라 집값을 걱정하는 게 요즘 세태다. 본론으로 들어가면 서울이 부자라고 하는데 서울 안에도 격차가 굉장히 크다. 지난번 선거에서 다 드러났다. 가난한 동네에서는 박원순 찍는다. 자료를 보면 아시겠지만 부자동네가 종부세 많이 낸다. 부자동네는 재산세로 재정운영한다. 강남구가 재정자립도 82%정도가 노원구가 거의 꼴지인데 27%정도이다. 강남구와 노원구 인구 수는 비슷하지만 재정은 그나마 격차가 요즘 많이 줄어서 천 억원 정도 차이난다. 하지만 복지수요는 노원이 훨씬 많다. 그런데 천 억원 정도 예산차가 강남과 강북의 삶의 차이를 확대시킨다. 노원구는 전체예산중 54%를 복지예산에 쓴다. 그런데 복지예산 중 의무예산, 즉 기초연금, 장애연금, 보육료 지원 등이 거의 전부다. 의무예산이 복지예산의 96%수준이다. 그래서 구청장이 재량껏 쓸 수 있는 예산은 고작 3% 남짓이다. 그래서 강남구는 애 낳으면 천 만원씩 주지만 노원구는 애 낳는다고 돈을 못준다. 재정격차가 천 억원씩 나니까 강남구청장은 자율로 줄 수 있어도 노원구는 주고 싶어도 못준다. 그 격차가 지속적으로 커지는데 가장 심각하게 나타나는 지표가 자살율이다. 서초가 15명수준이지만, 금천구와 노원구는 각각 32명, 29명 수준이다. 거의 2배 차이가 난다. 이 격차가 오늘 말씀하신 지역불평등의 주제와 맞닿아있다고 생각한다. 기대수명도 4-5세 정도 차이가 난다.

 

 

현재와 같은 재정불균형 상태로서는 해결이 안 된다. 박원순 시장님도 그런 말씀 하셨지만, 시민기본선을 세우기 이전에 국민기본선이 있어야 하고, 그것도 매칭방식으로 예산을 지방에 떠넘길게 아니라 기본권 권리는 국가가 책임지고 깔아줘야 한다고 생각한다. 시도는 수도권과 지방의 격차만큼을 지원하고 구는 인구특성에 따른 프로그램 사업을 펼치면 된다. 현재의 시스템으로는 자치구 구청장은 돈이 없어서 아무일도 하지 못한다. 이것이 보건복지의 지역적 불평등을 해소할 수 없는 이유이자 현실이다. 무상급식 같은 것도 당연히 의무교육 차원에서 중앙정부가 나서야 한다. 지금과 같은 구조이면 지방이 덤태기를 쓰는 격이다.

 

 

신호성(한국보건사회연구원) : 건강에 대한 지역의 영향을 살펴보면 지역이라는 것이 개인에게 부착(attach)된 것은 아니지만 개인을 둘러싸고 있는 환경, 특히 주된 삶의 영역인 거주지 주변의 환경이 개인의 건강과 질병의 수준을 결정하는 데 영향력을 미치는 것으로 이해되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기존의 건강에 대한 지역영향을 분석하는 연구결과는 높은 인구밀도와 비교적 작은 영토 때문에 지역간 차별성의 발현을 어렵게 하고, 또한 사회의 변화가 잦고 사람들의 일상이 매우 역동적이며 지역간 인구 이동률이 높은 현실은 어려움으로 받아들여져 왔다.

 

 

시군구별 지역별 질환-성-연령-거리분포를 조사해보면 외래의 경우 1km 내외의 의료기관 방문거리를 보였다. 특히, 고혈압, 관절증 환자의 경우, 성-연령-직업에 따라 의료이용기관의 이동범위가 컸으며, 당뇨병의 경우 1km 이내, 관절증은 2km 이내, 고혈압은 2.5km 이내의 이동역치를 가지는 것을 관찰되었다. 입원의 경우는 10km 내외의 의료기관 방문거리를 보였으며, 외래와 달리 입원의 경우 중증도가 높은 질환일수록 특정 의료기관에 대한 선호가 뚜렷하여 이동거리가 컸다.

 

 

소득 불평등도 지역간 분명한 격차가 있지만, 건강불평등도 많은 차이를 보여주고 있고 소득불평등과 건강불평등이 일정정도의 상관관계가 있음이 드러났다. 끝으로 WHO에서 제안했던 건강도시와 같은 형태의 접근이 필요하지 않을까 생각한다. 지역적 특성과 사회적 구조적인 요인에 기반한 접근전략과 지역내 협력기반을 구축하는 방식으로서 형평성을 추구하는 건강도시 전략, 좁게는 서비스 제공측면에서 보더라도 기존의 분절적, 공급적 전달체계보다는 보건과 복지, 예방과 재활이 종합된 구조가 필요하지 않나 생각한다.

 

 

은재식(우리복지시민연합 사무처장) : 복지분야를 맡았기 때문에 김종건 선생님 발제와 관련해서 코멘트를 드리면, 지방재정 분석 기준이 2006년인데 이때는 감세가 시작되기 전이고 분권교부세 막 시작된 시점이라서 정확한 분석을 기하기에는 좀 부족한 느낌이다. 한편으로 복지예산을 비교할 때는 경제, 개발예산도 함께 참조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그 추이도 함께 고려하는 것이 좋았을 것 같다.

 

 

불평등 요인중에 정치적 요인도 있다고 분석해주셨다. 분명히 그런 부분들이 있다고 본다. 하지만 영남은 한나라당, 호남은 민주당인데 사실 큰 차이가 없다. 정치집단들이 제 역할을 하고 있는 지 자문해봐야 한다.

 

 

지역간 격차가 있고 불평등이 존재하고 결론적으로 불평등을 해소해야 한다. 즉 불평등 존재도 인정하고 격차가 더 벌어질 것이라고도 예상되고 이를 해소하기위한 노력이 필요한데 과연 보건복지의 불평등 해소가 먼저냐 아니면 사회복지의 전반적인 확대가 먼저냐 하는 문제제기가 가능할 것 같다. 물론 동시에 해야하는데, 내년에 선거도 있고 정세와 변화와 흐름으로 봤을 때, 어떻게 해야하는냐 하는 문제제기는 의미가 있을 듯 하다. 확장하면 보편이냐 선별이냐와도 맞물릴 수 있겠다. 불평등 해소도 필요하지만 저복지를 타파하는 것도 필요하다. 불평등을 부각시키는 것보다 저복지를 확대하는 것이 더 필요하지 않을까 싶기도 한다.

 

 

예를 들어 국공립보육시설 전국평균이 5%인데 대구 같은 곳은 5%에도 미치지 못한다. 이런 불평등을 근거로 지역에서는 ‘다른 지역은 하는데 우리는 왜 안하느냐’하면 공무원한테는 잘 먹히는데, 과연 국공립보육시설 기준 5%가 과연 기준이 될 수 있느냐. 정말로 보육의 공공성 봤을 때 30%나 50% 정도는 올려줘야 하는데, 그런 규정으로 봤을 때 모든 지역이 다 열악하다.

지역의 격차 불평등은 지역에서는 굉장히 부수적으로 취급되어 왔고, 그래서 전반적으로 복지수준을 동반상승시키는 방향으로 나아가야 한다. 6.2 지방선거이후에 변화가 예상되지만 아직까지는 실험적이다. 성공에 대한 효과가 있을까. 실패했을 때 어떤 영향이 있을지도 면밀히 검토해봐야 할 것으로 보인다. 그런 측면에서 보면 내년 선거국면에서, 사회복지 운동차원에서 전반적인 복지확충이라는 측면까지 포함해서 논의를 했으면 좋겠다.

 

 

윤태호(발제, 부산대 교수) : 격차해소라는 것이 제로섬게임을 의미하는 것은 아니다. 기본적인 지향은 레벨업이다. 전체적으로 수준이 올라가는 상황에서 격차해소라는 것을 부분을 반영해야 한다. 양적성장만 얘기하는 것은 기존의 고민에서 벗어나지 못하는 것일 뿐이다. 격차해소를 통한 양적, 질적성장이 함께 고민되어야 한다.

 

 

조홍준(사회, 울산대 교수) : 굉장히 여러 가지 차원의 문제제기가 있었다. 시작에서 말씀드렸다시피, 보건과 복지분야의 연구자, 그리고 정치인, 기자 등이 함께 논의를 시작한데 의의가 있다. 상투적인 클로징이지만, 이걸 출발점으로, 중요한 기회로 삼아서 많은 논의를 하여야겠다. 끝까지 경청해주셔서 감사하다.

월간 <복지동향> 2011년 11월호(제157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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