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회견] 공정위는 방송외주제작 분야 불공정 실태조사 및 대책 마련에 나서야

공정위는 방송외주제작 분야 불공정 실태조사 및 대책 마련에 나서야

지상파 방송사의 저작권 독점 횡포 심각

제작비 삭감·인사권 압력 등도 외주제작사에 큰 고통

 

방송외주제작 분야의 독립 제작사와 독립 PD들의 저작물에 대한 지상파 방송사의 저작권 횡포가 심각한 수준이다. 4개 지상파 방송사는 독립 PD 및 독립 제작사와의 하도급계약 성격의 방송물 제작 계약을 통해 저작권 관련한 일체의 권리를 독점적으로 보유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한 거래상 우월적 지위를 통해 계약서 교부시기와 연관된 제작비 삭감, 비공식적인 인사권 개입 등 불공정 횡포도 심각한 것으로 나타났다. 참여연대 시민경제위원회(부위원장 김성진 변호사)는 한국독립PD협회 및 독립제작사협회 회원을 대상으로 벌인  설문조사 결과를 바탕으로, 공정거래위원회에 방송외주제작 분야의 불공정 실태 조사 및 불공정 고시 제정 등의 대책 마련을 요구하는 신고서를 제출한다.

20131031

참여연대가 교양·다큐 방송 프로그램을 주로 제작하는 독립 제작사 및 독립 PD들의 조직인 사단법인 독립제작사협회와 독립PD협회 소속 48개 회원사를 대상으로 벌인 ‘방송외주제작분야 불공정 실태 설문조사’ 결과에 따르면, 현재 제작중인 저작물의 저작권이 91.7%가 방송사에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러한 저작권 귀속의 결정 역시 외주 제작사들과의 공정한 협상이 아닌 방송사의 일방적인 저작권 포기 계약 강요에 의해 결정되는 비율이 81.3%로 나왔다. 그러나 이들 외주제작사들은 저작권을 제작사가 단독으로 소유하는 것(33.3% 응답)보다는 방송사와 제작사가 합리적으로 공유하는 방식을 선호(66.7% 응답)하였다.

저작권 관련 방송사의 횡포의 심각성은 방송사가 광범위한 범위의 저작권 관련 계약을 독점적으로 보유하는 것으로 나타나고 있다. 1차 방송물에 대한 공중송신권, 복제권, 배포권, 공연권, 전시권은 물론, 2차적 저작물(방송되지 않았으나 촬영된 저작물 일체)에 대한 저작권도 방송사가 독점적으로 소유하고 있다. 방송사들은 저작권 관련 조항의 일부 저작권에 대해 외주 제작사들과의 협의하여 결정할 수 있다는 면피성 조항을 두고 있으나, 실제 저작권 일체는 방송사가 소유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방송사의 철저한 저작권 독점 때문에 설문에 응답한 외주 제작사들의 97.9%는 재방료를 전혀 받지 못한다고 응답했다. 이는 성우, 배우, 작가 등 외주제작의 다른 주체들이 재방에 따른 재방료를 받는 관행에 비춰보면 매우 심각한 상황이다. 방송사들은 방송물의 기획이 방송사 주도로 이뤄지기 때문에 외주 제작사들의 저작권을 인정할 수 없다는 입장을 취해 왔으나, 실제 방송사들은 외주 제작사들의 기획을 공모하여 제작한 방송물을 편성하는 것이 일반적이어서 이 같은 주장은 타당하지 않다.

지상파 방송사들의 외주 저작물에 대한 저작권 독점은 외국 사례와 비교해서도 유례가 없는 상황이다. 영국 BBC의 경우 외주 제작물에 대한 저작권은 외주 제작사에 귀속시키는 원칙을 견지하고 있다.

저작권 횡포 이외에도 계약서 교부 시기와 연동된 제작비 삭감, 비공식적인 방식을 통한 인사권 개입 등의 횡포도 적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계약서를 방송 저작물 제작 돌입 이전에 송부 받는 비율은 8.3%에 불과하고, 대부분 방송 제작 이후에 계약서를 송부 받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 과정에서 사전에 구두로 약속한 제작비가 방송사의 일방적인 결정에 의해 삭감되는 사례도 빈번하였다. 중복 응답이 허용된 문항에서 설문 응답자들의 62.5%가 방송사의 결제 방식의 가장 문제점으로 제작비 삭감을 꼽았다. 

방송사 직원들이 인사권 등 고유한 경영권에 간섭하는 비율도 높게 나타났다. 그러한 개입이 자주 있다는 응답이 18.8%, 가끔 있다는 비율이 47.9%로 조사됐다. 인사권 개입의 유형은 방송사 PD가 선호하지 않는 작가나 출연자 등 스태프 교체 요구 또는 특정 스태프의 합류 요구 등이 가장 많은 것으로 조사됐다.
 
설문 응답자들은 방송사 또는 방송사 직원의 불합리한 정책이나 횡포에 대해 공개적으로 항의할 경우 예상되는 반응을 묻는 문항에서 79.2%가 ‘어떤 형태로든 보복이 따를 것’이라고 응답했다. 참여연대가 이번 설문조사 결과를 바탕으로 공정위에 실태조사 및 대책마련을 요구하는 신고서를 제출하면서 신고인을 개별 독립 PD 및 외주 제작사로 명기하지 못하는 이유도, 방송사들의 우월적 지위가 너무나 확고하여 신고에 나설 개별 주체를 찾기 어려웠기 때문이다.

참여연대는 유승희 의원과의 공동 기자회견 이후, 공정위에 방송외주제작 분야의 불공정 실태에 대한 전면적인 조사와 이를 바탕으로 한 불공정고시의 제정과 같은 대책 마련을 촉구하는 신고서를 제출할 계획이다. 저작권법은 저작자는 저작물을 창작한 자를 말하며,  저작물을 창작한 자가 저적권자 된다는 것을 분명히 하고 있다. 다만 법인 등의 업무에 종사하는 자가 업무상 작성하는 저작물로서 법인 등의 명의로 공표된 저작물의 저작자는 계약 또는 근무규칙 등에 별도의 정함이 없는 때는 그 법인이 된다고 하고 있을 뿐이다. 이것은 저작물을 창작한 자가 저작물의 저작권자라는 원칙의 예외가 되는데, 우리 대법원은 이러한 예외를 제한적으로 해석하는 입장을 취하여 “저작물의 저작에 관한 도급계약까지 적용할 수는 없다”고 판시하고 있다. 대법원 판례에 따르더라도 방송 저작물의 저작권은 제작자에게 있음이 분명한 것이다. 따라서 외주 제작물의 저작권 일체를 방송사가 독점적으로 소유하는 현행 관행은 저작권법의 법리나 대법원 판례에 비춰 부당하다고 할 수 있다.

저작권의 일방적 박탈, 일방적인 제작비 삭감, 부당한 인사 개입 등은 모두 공정거래법상 불공정행위의 유형 중에서 ‘거래상 지위 남용’에 해당한다. 유승희 의원과 참여연대는 신고를 접수받은 공정위가 방송외주제작 분야의 불공정 실태를 전면 조사하고, 이 분야에서 신고인과 피신고인의 특수 관계를 감안하여 ‘방송외주제작 분야 불공정 고시’ 등과 같은 대책을 마련할 것을 촉구한다. 아울러 지상파 방송사들도 힘을 앞세워 독립 PD 및 외주 제작사들에게 일방적인 불이익을 감수케 하는 관행을 중단하고 이들과 함께 상생을 위한 타협에 나설 것을 엄중히 촉구한다.

PE20131031_보도자료_방송외주제작분야 불공정실태.hwp
방송외주제작 분야 설문조사 결과 분석.hwp
방송외주제작 분야 불공정 신고서_131031.docx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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