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0만원을 빌렸는데 668만원을 갚으랍니다. 국회에서는 최근 연 60%를 넘는 초고금리 불법 사금융은 돈을 갚지 않아도 된다는 법이 통과되었는데, 여전히 대법원은 무려 연 568.8%에 달하는 이자와 원금을 갚으라는 결정을 내렸습니다. 내란수괴와 재벌총수에게는 그렇게 전향적인 결정을 내리던 사법부가 왜 민생 문제에서는 늘 이런 결정을 내릴까요. 강력히 규탄합니다.
대법원은 2026. 3. 12. 불법 사채업자 원고(오00)가 피고(박00)에게 연 568.8%의 이율로 금전을 대여하고 그 원금의 반환을 구한 사건에서 피고의 상고를 기각하여, 불법 대부업자에게 원금 반환을 명한 원심판결을 그대로 확정하였다. 이 사건 대부계약의 이자율은 당시 법정 최고이자율인 연 24%의 23.7배에 달하고, 원고는 이 대부행위로 형사 기소되어 유죄의 확정판결을 받았다. 국회는 2025. 1. 21. 대부업법을 개정하여 연 60% 초과 대부계약은 반사회적 법률행위로서 원금반환청구조차 허용하지 않는다고 명문으로 선언하였다. 그럼에도 법원은 이 사건 계약—무효화 기준의 9.5배에 달하는 연 568.8%의 초고리 대부계약—에 대하여 끝내 민법상 아무런 제재도 가하지 않았다. 민변 민생경제위원회와 참여연대 경제금융센터는 이 판결이 법원 스스로의 책무를 저버린 것임을 분명히 밝히며 강력히 규탄한다.
개정된 대부업법은 연 60% 초과 대부계약의 효력을 원천 부정하나, 이 개정은 이 사건 계약 이후에 이루어진 것이어서 소급 적용되지 않는다. 그러나 이것이 이 사건에서 법원이 손을 놓아야 하는 이유가 될 수는 없다. 법의 개정이란 어제까지 합법이었던 행위를 오늘 갑자기 반사회적인 것으로 전환하는 것이 아니라, 사회 저변에서 이미 성숙한 반사회성의 인식을 입법이 뒤늦게 추인하는 과정에 불과하다. 연 60%를 반사회적 대부의 기준으로 삼은 이상, 그 9.5배에 달하는 연 568.8%의 대부계약이 법 개정 이전부터 반사회적이었음은 더 말할 나위가 없다. 민법 제103조는 선량한 풍속 기타 사회질서에 반하는 법률행위를 무효로 한다고 규정하고 있으며, 이는 입법의 공백 속에서도 사법부가 반사회적 행위를 직접 제어할 수 있도록 부여된 권한이자 책무이다. 법원은 대부업법 개정이라는 우회로를 거치지 않고서도 이 사건 계약에 민법 제103조를 직접 적용하여 그 반사회성을 단호히 선언할 수 있었다.
비교법적으로도 이 사건에서 법원이 택한 결론은 납득하기 어렵다. 일본 최고재판소는 2008년, 수백%에 달하는 초고리 대부계약에 대하여 명문의 무효화 규정이 없던 시절에도 민법의 반사회적 법률행위 법리(우리 민법 제103조에 상응하는 일본 민법 제90조)를 적용하여 그 계약 자체를 무효로 선언하고, 이에 기초하여 교부된 대출금은 불법원인급여(우리 민법 제746조에 상응하는 일본 민법 제708조)에 해당하므로 대부업자는 차주에게 원금의 반환조차 청구할 수 없다고 재판관 전원일치 의견으로 판시하였다. 입법을 기다리지 않고 사법부 스스로 반사회적 고리대금행위에 철퇴를 내린 것이다. 반면 우리 법원은 명시적인 입법 규정의 부재를 방패삼아, 형사 유죄 확정판결까지 받은 불법 대부업자의 원금 반환 청구를 민법의 이름으로 인용하였다. 이는 사법부가 스스로에게 부여된 법 해석 권한을 의도적으로 포기한 것으로, 민법 제103조와 제746조의 존재 이유를 정면으로 부정하는 것이다.
형사법원이 유죄를 확정한 불법 대부업자가 동일한 행위를 원인으로 민사법원에서 원금 반환 판결을 받아내는 현실은, 우리 법 체계가 불법 사채 피해자를 어떻게 방치하고 있는지를 드러낸다. 불법 사채 피해자들은 감당할 수 없는 이자의 굴레로 이미 삶이 무너진 사람들이다. 이번 판결은 그들에게 원금 반환의 짐까지 민사적으로 강제함으로써, 불법 사채업자의 착취를 국가 권력이 집행하는 결과를 낳았다. 민변 민생경제위원회와 참여연대 경제금융센터는 사법부가 강력한 법적 수단을 손에 쥐고도 이를 행사하지 않음으로써 반사회적 불법 사채행위를 사실상 용인하였음을 강력히 비판한다. 법원은 즉각 태도를 바꾸어, 초고리 불법 대부계약에 대하여 민법의 일반 법리를 적극적으로 적용함으로써 불법 사채 피해자를 보호하는 최후의 보루로서의 본연의 역할을 다하여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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