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도약기금 운용주체가 외려 장기연체채권 이관 않고 민간 위탁해 추심
민간 배드뱅크 ‘상록수’의 장기연체채권 추심을 겨냥한 이재명 대통령의 “약탈적 금융” 비판은 민간 금융사에만 적용되는 것이 아니다. 새도약기금의 핵심 운용 주체인 한국자산관리공사(이하 ‘캠코’)는 희망모아·한마음금융·국민행복기금 등 자체 보유 배드뱅크 채권을 기금 체계에 편입하지 않은 채, 민간 신용정보회사를 통한 위탁 추심을 지속하고 있다. 재기를 지원하는 기금을 직접 운영하면서, 동시에 그 기금의 대상이 되어야 할 채권을 추심 수익원으로 유지하고 있는 것이다. 금융소비자연대회의는 캠코가 보유한 모든 장기 연체채권을 예외 없이 새도약기금 체계로 편입해 전면 소각할 것을 촉구한다.
2003년 카드대란 당시 설립된 유동화전문회사(SPC) 상록수는 23년 된 채권 9만 건(7000억원)을 새도약기금에 넘기지 않고 배당 수익원으로 유지해왔다. 이재명 대통령은 이를 두고 “원시적 약탈금융이 버젓이 살아남아 서민들의 목줄을 죄고 있다”고 비판했고, 대통령 말 한마디에 20년 넘게 채무자의 고통을 수익으로 삼아 배당을 나눠온 금융기관들은 서둘러 매각에 나섰다.
그러나 “약탈적 금융”이라는 비판에 공공기관인 캠코 역시 자유롭지 못하다. 캠코는 여전히 채무자의 고통을 수익원으로 삼는 비윤리적인 ‘추심 장사’를 지속하고 있다. 캠코는 과거 부실채권 정리 과정에서 보유하게 된 희망모아·한마음금융·국민행복기금 등 ‘배드뱅크 채권’을 새도약기금으로 일괄 이관하지 않고 있다. 대신 채권자 명의만 캠코로 변경한 뒤, 실제 추심은 민간 신용정보회사에 위탁하는 방식으로 장기 추심 구조를 유지하고 있다. 결국 채무자 입장에서는 채권의 이름만 바뀌었을 뿐, 독촉과 압박은 계속되고 있는 것이다.
캠코는 채무자 회생 지원을 명분으로 장기연체 부실채권을 매입해 왔지만, 실제 운영은 민간 신용정보회사 위탁추심을 통한 회수 중심 구조로 이어지고 있으며, 이를 통해 매년 수천억 원 규모의 수익을 올리고 있다. 특히 캠코가 보유한 배드뱅크 채권 상당수는 이미 발생한 지 20~30년이 지난 초장기 연체채권이다. 이러한 채권은 실질적인 회수 가능성이 매우 낮음에도 불구하고, 채무자의 정상적인 금융생활 복귀를 가로막는 사회적 낙인과 장기 추심 부담만 반복시키고 있다. 그럼에도 공공기관이 이를 장기간 보유하며 회수 실적과 수익 관리의 대상으로 삼고, 민간 신용정보회사를 통한 위탁추심까지 지속하는 것은 공공기관 본연의 회생 지원 역할과도 배치된다는 비판을 피하기 어렵다.
실제로 한 언론이 소개한 사례는 이 구조의 실상을 잘 보여준다. 1997년 IMF 외환위기로 파산한 뒤 노숙 생활을 하던 A씨는 25년 만에 가족의 도움으로 2,000만 원짜리 소형 아파트를 마련했다. 그러자 캠코는 “집을 경매에 넘기겠다”며 추심을 재개했다.
정부와 캠코는 본래 취지에 맞게 새도약기금 정책과 운영체계 전환해야
캠코는 수년간 추심을 진행하고도 회수하지 못한 채권조차 소각하지 않고, 채무자가 취업·재산 형성·상속·예금 증가 등으로 최소한의 경제적 기반을 마련하기를 기다리고 있다. 사실상 다시 추심할 수 있는 ‘미래자산 회수 대상’처럼 관리하고 있는 것이다. 회생을 지원해야 할 공공기관이 오히려 채무자의 미래 소득과 자산 발생 가능성까지 염두에 둔 사실상의 ‘평생 추심 체계’를 유지하고 있는 것이다.
새도약기금의 실질적 정상화를 위한 전면 개편이 필요하다. 새도약기금이 당초 취지대로 금융취약계층의 실질적인 회생과 경제적 재기를 지원하는 제도로 기능하기 위해서는 다음과 같은 조치가 즉각 이루어져야 한다.
- 캠코가 보유한 희망모아·한마음금융·국민행복기금 등 모든 배드뱅크 채권을 새도약기금 체계로 일괄 이관하라.
- 장기 연체채권에 대한 민간 신용정보회사 위탁추심을 즉각 중단하라.
- 어떤 채권이 왜 기금 이관 대상에서 제외되었는지 그 기준과 규모를 투명하게 공개하라.
- 회수 실적 중심의 운영 구조를 폐기하고, 장기연체채권의 소각·종결·재기 지원 중심으로 정책 방향을 전환하라.
정부와 캠코는 더 이상 ‘재기 지원’이라는 명분 뒤에 숨어서는 안 된다. 금융취약계층에게 필요한 것은 추심의 굴레를 끝내고 다시 사회로 복귀할 수 있도록 하는 실질적인 회생 시스템이다. 캠코는 이제라도 장기 추심 중심의 배드뱅크 운영을 중단하고, 새도약기금의 본래 취지에 부합하는 방향으로 정책과 운영 체계를 전면 전환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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