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개혁센터, “SK(주) 정상화 위한 활동 벌이겠다”

증권집단소송법 통과 기념 기자간담회에서 밝혀



기업투명성과 책임성 강화에 혁명적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되는 증권집단소송법이 12월 22일 국회 본회의를 통과하자 이 입법운동을 이끌어온 참여연대 경제개혁센터는 환호했다.

본회의 통과 다음 날인 23일, 참여연대 경제개혁센터 실행위원들은 기자간담회를 갖고 ‘증권집단소송법 제정의 의미와 이후 과제’ 와 더불어 SK사태, 카드사 문제 등 경제현안에 대한 입장과 견해를 밝혔다. 이 자리에는 장하성 교수와 김상조 교수, 그리고 김선웅 변호사가 참석했다.



“증권집단소송법 제정의 주역은 참여연대, 참여연대법으로 불러달라”

증권집단소송법 제정에 대해 참여연대 경제개혁센터는 기쁨을 감추지 않는 분위기다. 김상조 교수는 “15대 국회에서는 입법청원했다가 심사조차 받지 못하고 회기만료로 자동폐기되기도 했다”며 입법과정에서의 에피소드를 소개했다.

김 교수는 “한국사회에 이 법안의 필요성을 처음 제기하고 7년이 다 되도록 끊임없이 노력해온 참여연대의 공로를 인정해, 참여연대법이나 장하성법으로 불러달라”는 농담을 하기도 했다. 외국에서는 법안제정 공로자 이름으로 해당 법을 부르는 경우가 종종 있다.

참여연대 경제개혁센터는 증권집단소송법이 한국경제 개혁의 견인차가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장하성 교수는 “금융실명제 이후 한국경제의 패러다임을 바꿀 획기적 법안이다. 이 법이 시행되는 2005년은 한국자본시장이 새롭게 태어나는 원년이 될 것”이라며 기대를 감추지 않았다. 장 교수는 현재 한국의 기업가치가 지나치게 저평가받는 현실을 지적하고 그 원인을 자본의 저효율성으로 진단하고, “증권집단소송법이 코리아 디스카운트를 바로잡아 기업경쟁력 제고에 결정적 역할을 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대마불벌하는 사법부의 경향이 현실적 어려움 될 것”

그러나 참여연대 경제개혁센터는 이제부터가 시작이라는 각오를 하고 있다. 법 제정에까지 이르면서 많은 부침을 겪은 탓에, 필요조항은 빠지고 불필요한 조항들이 포함되는 등 현재 증권집단소송법이 가진 한계가 분명하기 때문이다.

처벌대상 행위 자체가 “시세조종, 분식회계, 허위공시”로 협소하다는 점은 우선적으로 해결해야할 과제이다. 또한 실제운영에 있어서 법원에 너무 많은 권한이 부과되어 있다는 것도 현실적인 문제로 지적되었다.

김선웅 변호사는 “소송 진행과 중단의 권한이 법원에 부과되어 있는데, 우리 사법부는 증권이나 경제관련 분야에 있어 보수적인 판단을 해왔다. 이러한 점이 현실적인 어려움이 될 것”이라고 짚었다. 또한 법안이 2005년부터 시행된다고는 하지만, “법안시행 이후의 행위가 소송대상인만큼 몇 년은 더 지나야 소송의 실제적용이 시작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대통령 공약인 개혁법안 제정에 정부-여당보다 한나라당이 더 큰 역할”

“증권집단소송법 제정을 위해 안 해본 일이 없다”는 입법과정의 무용담은 대통령과 경제부처가 보여준 반개혁적 태도에 대한 성토로 이어졌다. 김 교수는 “대통령이 공약으로 제시한 법안을 제정하는데 정부-여당보다 한나라당이 더 기여했다”며 참여정부 경제정책의 반개혁성을 비판했다.

장 교수도 “2년이라는 유예기간을 둔 것은 기업들이 제대로된 회계와 공시를 하기 위한 제반 시스템을 준비하라는 것인데, 일각에서는 그동안 해놓은 분식회계를 고치라는 시간이라고 착각하고 있다”며 김진표 재경부 장관에 대한 비판의 목소리를 높였다. 법안 제정 직전 마지막 법사위에서 김 장관이 “유예기간은 분식회계를 고칠 시간”이라고 답한 것을 두고 한 말이다.

장 교수는 “분식회계를 고치라는 말은 다른 분식회계를 만들어서 조작하라는 말이다. 이미 저질러 놓은 분식회계를 어떻게 고치란 말인가. 더 큰 다른 분식회계를 만들라는 말인가”라며 개탄했다.

“SK(주) 정상화를 위해 참여연대 개입할 필요 느낀다”

한편, 이날 간담회는 증권집단소송법 외의 경제현안에 대한 참여연대의 입장과 의견에 대한 질의 응답으로 이어졌다. 특히 SK(주)사태에 대한 질문이 쏟아졌다. 장 교수는 “지금까지 확정된 것은 없다”며 구체적인 입장과 개입 여부에 대해 직접적으로 답하지는 않았으나, “현재 외국투자자들을 비롯해 이해당사자들의 의견을 듣고 있다”며 SK(주)와 관련하여 ‘행동’을 할 의사가 있음을 시사했다.

이제까지는 모니터 대상 기업인 SK텔레콤의 관점에서 SK(주)사태를 보아왔으나, 사태가 점점 악화되는 상황에서 ‘SK(주) 정상화를 위한’ 활동을 벌일 필요성을 느끼고 있다는 것이다.

그러나 장 교수는 “캐스팅보트가 되거나 특정 이해당사자, 특히 외국인투자자들의 이익을 대변하는 일은 없을 것”이라며 참여연대-소버린 협력설을 일축하고, “회사를 정상화하고 이해당사자들 모두가 만족할만한 독자적인 안을 발표할 것”이라고 밝혔다.

내년 3월로 예상되는 정기 주주총회를 앞두고 SK(주) 정상화를 위한 참여연대의 노력이 어떻게 펼쳐질지 주목된다.
최현주 (사이버 참여연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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