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논평] 내란 특별재판부 설치, 지금은 신중해야

사법부, 국민적 불신 해소하기 위한 신속진행 방안 등 대책 내놓아야

특별재판부 설치 추진시 거꾸로 재판 지연시킬 가능성 높아

더불어민주당이 내란 혐의 사건을 전담할 특별재판부 설치를 본격화하고 있다. 박찬대 의원이 지난 7월 관련 특별법을 발의한 데 이어, 김병기 원내대표는 9월 2일 기자간담회에서 설치 필요성을 공식화했다. 이어 더불어민주당은 오늘(9/4)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전체회의에 내란특별법을 상정했다. 특별재판부 설치 논의는 사법부에 대한 불신에서 비롯됐다. 지귀연 재판부가 황당한 논리로 윤석열의 구속을 취소한 데 이어, 지금처럼 비상식적이고 편향된 재판 운영이 계속된다면 윤석열은 또다시 구속 만료로 석방될 가능성이 크다. 시민들은 윤석열과 그 일당이 자행한 반헌법적 범죄행위에 대해 과연 지귀연 재판부가 제대로 심리할 의지가 있는지 우려하고 있다. 여기에 한덕수 전 총리에 대한 구속영장 기각까지 더해지며, 사법부를 향한 시민들의 불신은 더욱 거세지고 있다. 그러므로 사법부는 내란재판의 신속진행 방안 등 내란재판에 대한 국민적 불신을 불식할 방안을 내놓아야 한다. 그러나 1심 재판이 상당히 진행된 현재 상황에서 특별재판부를 추진할 경우 오히려 내란재판 일정을 지연시킬 가능성이 높다. 그런 만큼 내란 특별재판부 설치는 신중할 필요가 있다.

지난 7월 박찬대 의원이 대표발의한 내란특별법은 내란 사건의 1·2심 재판을 서울중앙지법과 서울고법에 설치한 특별재판부가 전담하고, 1심과 항소심을 각각 3개월내에 선고하도록 하고 있다. 그러나 현 시점에서 법률을 제정해 재판부를 변경할 경우, 입법절차와 공판갱신 절차 등으로 사실상 재판지연은 불가피하다. 더욱이 윤석열을 포함하여 내란혐의 피고인들이 특별재판부의 위헌성을 문제 삼아 재판을 더욱 지연시킬 가능성이 매우 높다. 재판 기간을 3개월로 제한한 것 또한 우려된다. 대부분의 증거가 법정에 출석한 증인들의 증언인 이 사건 재판의 특성상 3개월에 불과한 재판 기간은 책임 입증을 하기에 물리적으로 어려울 수 있다. 신속한 심리 못지 않게 제기된 의혹과 쟁점에 대해 충분한 심리를 통해 내란의 전모를 밝히는 것 또한 매우 중요하다. 또한 이법은 법관의 제척 사유로 ‘윤석열 전 대통령이 임명한 대법관’을 명시하고 있으나, 이들을 일률적으로 제척할 경우 대법원 전원재판부 결정이 어려울 수 있다. 특별재판부 설치 요구의 배경과 문제의식에는 충분히 공감한다. 그러나 박찬대 의원안이 그대로 추진될 경우, 오히려 부작용과 불필요한 논란을 초래할 가능성이 크다. 신속재판 등의 방안을 충분히 논의하여 입법을 추진할 필요가 있다.

사법부에 대한 불신이 이토록 커진 것에 대한 책임은 전적으로 사법부에게 있다. 도저히 납득하기 어려운 이유로 지귀연 재판부는 윤석열을 석방하여 대로를 활보하게 한 바 있다. 또한 한덕수에 대한 영장기각 역시 수긍하기 어려운 판단이다. 법원행정처는 지난 8월 29일, 더불어민주당이 추진 중인 특별재판부 설치에 대해 사법권 독립 침해와 위헌 소지가 있다는 의견을 국회에 전달했다. 법원 조직 등에 관한 입법권이 국회에 있는 상황에서 내란특별법의 제정과 시행 자체가 위헌으로 보기 어려움에도 사법부는 날선 반대 입장만을 내놓았다. 내란 재판에 대한 국민적 불신이 왜 생겼는지에 대한 성찰 없이, 기득권만 지키려 한다면, 사법부 역시 국민의 심판을 피할 수 없다. 사법부는 내란 재판에 대한 국민적 신뢰를 회복하기 위해서라도, 내란 재판의 신속한 진행 방안과 대책을 먼저 내놓기를 바란다. 또한 지귀연 판사의 룸살롱 접대 의혹에 대한 대법원 윤리감사관실 조사 결과를 조속히 공개해 의혹을 해소하는 것이 필요하다. 내란혐의에 대한 명명백백한 조사와 판단이 사법부 신뢰회복의 첫걸음임을 잊지말아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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