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체포조 홍장원 보고’ 풍문으로 여길 수 있다 판단한 법원, 황당
내란특검 즉시 항소해서 무죄부분 바로 잡아야
오늘(5/21)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32부(류경진 부장판사)는 국정원법 위반과 직무유기, 국회증언감정법 위반 등 혐의로 기소된 조태용 전 국정원장에게 대부분 무죄를 선고하고 허위공문서 작성 일부와 국회 위증 혐의를 인정해 징역 1년 6개월을 선고했다. 국가안보에 중대한 영향이 발생할 경우 지체 없이 국회에 보고해 국가적 위기 상황을 막아야 할 의무가 있는 국정원장이 불법적인 비상계엄 계획과 정치인 체포조 운영 계획을 보고받고도 이를 국회에 보고하지 않은 행위는 용납할 수 없는 직무유기이자 내란에 가담한 중대범죄이다. 그럼에도 법원은 홍장원 전 국정원 1차장의 보고를 풍문으로 받아들였을 가능성이 있다며 무죄로 판단했다고 한다. 황당무계하고 도무지 납득하기 어렵다. 내란특검은 무죄부분에 대해 즉시 항소해 이를 바로잡아야 한다.
법원은 이날 윤석열이 군을 동원해 국회를 봉쇄하고 정치인들을 체포하려 한 상황을 알고도 이를 국회에 보고하지 않은 혐의(직무유기), 홍장원 전 국정원 1차장의 동선이 담긴 국정원 CCTV 영상을 국민의힘 측에만 전달한 혐의, 윤석열과 홍장원 전 1차장의 비화폰 정보 삭제 혐의 등 대부분의 혐의를 인정하지 않았다. 국가정보원법은 국정원장은 국가 안전보장에 중대한 영향을 미치는 상황이 발생할 경우 지체 없이 대통령 및 국회 정보위원회에 보고해야 할 의무를 규정하고 있다. 그러나 홍장원 전 1차장으로부터 보고받은 대통령의 정치인 체포 지시를 풍문으로 받아들였을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며 보고 의무가 발생했다고 보기 어렵다는 법원의 판단은 도무지 득할 수 없다. 홍장원 전 차장 증인으로 출석하여, 자신은 윤석열로부터 여야 대표 등을 잡으러 다니는 방첩사를 지원하라는 지시를 받았다고 진술하였고, 이를 조태용 전 국정원장에게 보고하자 ‘내일 이야기 하자’고 하였으며, 홍장원 전 차장이 ‘업무적인 지시를 해주셔야 한다’라고 강하게 말하였음에도, 조태용 전 원장은 아무런 지시를 하지 않았다고 진술하였다. 이와 같은 구체적인 보고를 풍문으로 취급한 것은 무죄를 선고해 주려는 결심이 아니고서야 이해하기 어렵다.
한편, 이번에 1심에서 조태용이 기소된 혐의들은 국정원의 내란가담 의혹에서 매우 지엽적인 부분에 불과하다. 내란특검이 공개한 비상계엄 선포 당일 대통령집무실 CCTV 영상에는 조태용 전 국정원장이 대통령 집무실에서 계엄 관련 문건을 전달받는 장면이 확인됐다. 또한 국정원 2차장 산하 방첩부서인 ‘국가안보조사국’에서는 국정원 직원 80여 명을 계엄사령부와 합동수사본부에 파견하는 방안을 검토한 문건이 작성됐고, 계엄 선포 당일 퇴근했던 국정원 직원 130여 명이 다시 출근한 정황도 드러났다. 이처럼 국정원이 내란 실행을 위해 조직적으로 움직인 정황이 확인됐음에도, 조태용 전 원장이 전달받은 문건의 내용이 무엇인지, 국정원 직원의 합동수사본부 파견 검토가 누구의 지시로 이뤄졌는지, 국정원이 내란의 기획과 실행에 어디까지 개입했는지는 여전히 밝혀지지 않고 있다.
최근 2차 종합특검은 조태용 전 국정원장과 홍장원 전 국정원 1차장 등 전직 국정원 정무직 직원 6명을 내란중요임무종사 혐의 피의자로 입건했다. 국정원 고위공직자들의 내란 가담은 발본색원이 필요하다. 철저한 수사를 통해 국정원의 누가 어디까지 12.3내란에 가담하고 어떤 역할을 했는지 끝까지 밝혀내고, 이에 상응하는 처벌이 반드시 이뤄져야 한다. 또한 항소심 재판부는 무죄부분을 바로 잡고 제기된 혐의에 대해 엄중히 처벌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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