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정부여당은 반부패기본법을 확정한 바 있다. 그러나 정부여당의 반부패기본법은 15대 국회에서 제출된 법안과 별다른 차별성이 없고, 시민단체나 국민들의 의견을 제대로 수용하지 않아 부정부패 척결을 통한 국가적 위기 상황 극복이라는 제 목적을 달성할 수 있을지 심히 의심스럽다.
반부패기본법의 가장 큰 맹점은 특별검사제가 빠져 있다는 것이다. 특별검사제는 현 여당과 김대중대통령이 야당시절 줄기차게 주장해왔던 것이며, 특히 옷로비 사건 관련자들에 대한 1심 판결을 통해서 드러나듯이 검찰의 객관성, 중립성에 대한 문제제기가 계속되는 상황에서 특별검사제는 반드시 도입되어야 한다.
또한 우리는 반부패특별위원회의 권한이 매우 미흡하다는 것을 지적하지 않을 수 없다. 반부패특별위원회가 검찰의 수사를 강제할 수 있는 아무런 수단도 갖지 못한다면 또 하나의 형식적 위원회를 만드는 데 불과하다. 따라서 반부패특별위원회는 단순한 자문기구의 성격을 넘어서서 총괄적인 반부패 대책기구로서의 역할을 수행하는 독립적인 국가기구로 설치되어야 하며, 부패행위에 대한 조사권과 수사의뢰를 할 수 있는 권한을 반드시 가져야 한다.
현재 정부여당에서 공직자윤리법을 개정하여 주식거래변동내역신고, 퇴직후 3년간 근무한 부서 관련 기업이나 협회 취업제한 등을 포함시키기로 한 것은 환영할만한 일이다. 그러나 공직자윤리규정은 추상적인 강령이 아니라 부패방지관련법에 법제화되어야 한다. 또한 시민단체에서 오래 전부터 주장해왔던 이해관계직무로부터의 제척, 금지되는 선물의 내용과 처리절차 등이 세세하게 규정되어 법제화되어야 한다.
부패방지입법시민연대는 이미 지난 9월 6일 공직자윤리와 행동규범, 부패방지위원회의 설치, 특별검사제 도입, 공익정보제공자의 보호 등을 내용으로 하는 부패방지법을 국회에 입법청원한 바 있다. 정부여당의 안은 이러한 시민단체의 요구는 전혀 수용하지 않은 채, 법무부나 감사원 등의 부서이기주의에 굴복한 결과에 불과하다. 우리는 지금이라도 정부여당이 부패로 인한 국가적 위기를 냉철히 인식하고, 부정부패를 강력하게 근절하는 실효성있는 법안을 만들기를 강력히 요구한다. 또한 정부여당이 국민적 관심을 호도하기 위하여 실효성없는 법안을 입법화하려 한다면 강력한 국민적 저항에 부딪힐 것임을 거듭 경고한다.
2000년 11월 22일
부패방지입법시민연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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