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방부 조사가 면죄부 될 수 없어
1. 유효일 국방부 차관의 광주민주화운동 진압군 전력과 관련해 국방부가 오늘(3/4) 반인권적 진압행위에 가담한 사실을 발견하지 못했다고 밝혔다.
우선 국방부 자체조사라는 형식은 이번 조사결과에 전적인 신뢰를 보낼 수 없게 한다. 이는 당시 행적에 대한 관련자들의 진술이 여전히 크게 엇갈리고 있는 점에서도 그렇다.
무엇보다 유 차관이 실제 학살행위에 가담했느냐의 여부는 이번 파문의 본질이 아니다. 학살에 직접 가담하지 않았다는 것은 법률적, 형사적 책임으로부터 자유롭다는 것일 뿐, 이에 대한 역사적, 정치적 책임마저 면탈시키는 것은 아니기 때문이다.
2. 따라서 유 차관의 학살행위 개입여부에 대한 논란과 무관하게 현 정부가 아직까지 그에 대한 인사 조치를 취하지 않는 것은 이해할 수 없는 것이다.
우리는 이미 진압군 가담 정도 혹은 행적과는 별개로 무고한 시민을 학살한 광주진압군 참가전력 자체가 참여정부의 정무직 공직자로서로서 부적절한 인사임을 밝힌 바 있다.
노무현 정부는 권위주의적이고 비민주적 과거정권과의 단절을 원하는 국민적 요구에 의해 탄생했으며, 노 정부 스스로도 과거청산을 부르짖고, 과거 민주화운동 경력을 내세우고 있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이와 상반되는 전력을 가진 인사를 국방부차관에 인선한 것은 시대의 흐름과 국민의 요구를 전혀 무시한 것이었다.
3. 유 차관의 전력문제와 관련해 한편에서 ‘군의 특성상 개인의 선택과 무관하게 시위진압군에 참가할 수밖에 없었던 것인데 이에 대한 책임을 묻는 것은 지나치게 가혹한 것이 아니냐’는 주장이 제기된 바 있다.
앞서 지적했듯이 우리는 유 차관을 비롯한 당시 진압군 가담전력이 있는 장교들의 단순한 형사적, 법률적 책임을 묻는 것이 아니다.
적어도 국방부차관은 군 내부에서의 승진이나, 보직이동에 의한 자리가 아니라, 대통령이 직접 임명권을 행사하는 정무직 공무원이라는 점에서 대통령과 현정부의 인사기준과 원칙이 반영되는 것이며, 따라서 이에 따른 정치적, 도덕적 책임을 묻고자 하는 것이다.
애초 그런 전력을 알지 못했다고 한 것도 어처구니없는 일이지만, 진압군 전력을 확인하고도 직접적인 학살가담 사실이 드러나지 않았다는 이유로 유 차관의 유임을 결정한다면 결국 참여정부의 정체성은 물론 과거청산의 진정성마저도 훼손되고 말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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