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국금지된 이종섭 전 장관, 호주대사 임명 철회해야
해병대 채 상병 사망사건에 대한 국방부의 구체적인 수사 외압 정황이 속속 드러나고 있다. 유재은 국방부 법무관리관이 이종섭 국방부 장관의 지시로 <해병대 조사결과에 대한 검토보고> 문서를 국방부 조사본부에 전달했고, 국방부 조사본부는 ‘가이드라인’에 해당하는 문서에 기재된 거의 그대로 최종 검토결과를 발표했다는 것이 관련 문건을 입수한 언론사의 어제오늘(3/7) 보도를 통해 밝혀진 것이다. 국방부는 해당 문서를 국방부 조사본부에 전달한 배경을 ‘사건 전반을 이해시키기 위해서’라고 설명했다고 한다. 그러나 이 문서는 사실상 국방부 장관 등이 처리 방향을 지시한 ‘가이드라인’이다. 국방부 조사본부는 이 ‘가이드라인’에 따라 재검토를 진행했다. 윗선의 수사 개입 사실이 구체적인 문건으로 확인된 것이다. 이제 이종섭 전 국방부 장관은 수사외압에 대한 수사와 책임을 피하기 어려워졌다. 공수처는 이종섭 전 장관 등에 대한 소환조사 등 수사에 속도를 내야 한다.
2023년 9월, 이종섭 당시 국방부 장관은 국회에 출석하여, “저를 포함해서 국방부 누구도 ‘누구를 넣어라 빼라’ 이야기한 적이 한 번도 없습니다”라고 발언한 바 있다. 그러나 <해병대 조사결과에 대한 검토보고>에 드러난 정황은 이와 정반대이다. ‘과오는 인정되나 인과관계 등이 명확하지 않은 경우 등 나머지 관련자들에 대하여는 작전 과정에서의 과오에 대하여 사실관계를 정리하여 이첩사건과 함께 경찰에 송부하는 것이 적절함’이라는 문구는 사실상 ‘누구를 넣어라 빼라’고 지시한 것과 같다. 이는 국방부 장관이나 법무관리관의 부당한 수사 개입이다.
한편 윤석열 대통령이 지난 4일 이종섭 전 장관을 별안간 호주대사로 임명한 것은 인사권 남용으로 매우 부적절하다. 이종섭 전 장관은 공수처의 해병대 채 상병 사망사건 수사 외압 의혹의 가장 핵심적인 수사대상자로 이미 지난 1월 공수처에 의해 출국이 금지되었다고 한다. 대통령실과 외교부가 이종섭 전 장관에 대한 수사와 재판, 공수처의 출국금지 조치를 몰랐을 리는 만무하다. 오히려 알고도 공수처의 수사를 방해하거나 지연시키기 위해 해외로 보내려 하는 것, 즉 범인 도피를 하게 하는 것은 아닌지 의심할 수밖에 없다. 직권을 남용한 중대 범죄 혐의로 수사를 받는 피의자가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외교관의 자격이 있는지도 의문이다. 윤 대통령은 이종섭 전 장관의 호주대사 임명을 철회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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