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0억 클럽 특별검사 신속도입 필요성 커져
오늘, 박영수 전 특별검사의 50억 클럽 연루 의혹과 관련하여 검찰이 청구한 구속영장이 기각되었다. 법원은 ‘피의자의 직무 해당성 여부, 금품의 실제 수수여부, 금품 제공 약속의 성립 여부 등에 대해 사실적, 법률적 측면에서 다툼의 여지가 있다’며 박 전 특검이 김만배 등 대장동 민간 개발사업자들에게 청탁을 받고 수십억 원의 대가를 약속받았다는 검찰의 주장을 사실상 받아들이지 않았다. 검찰은 2021년 9월 관련 의혹이 제기되고 서울중앙지검이 대장동 전담수사팀을 구성했던 이후 18개월이 지나서야 구속영장을 청구하며 검찰 출신 인사에 대한 선택적 부실수사라는 비판을 받았다. 이런 맥락에서 증거인멸과 도주의 우려가 아닌 ‘사실적, 법률적 측면’의 흠결로 인한 구속영장 기각은 검찰의 의도적 부실수사, 제식구 봐주기 수사라는 비판이 타당하다는 것을 입증한 셈이다. 즉 검찰 스스로 특검 도입의 필요성을 확인시켜 준 것이다.
박영수 전 특검은 2021년 9월 검찰의 대장동 전담수사팀 구성 이후 2023년 3월 국회의 50억 클럽 특검 도입 논의가 시작되기 이전까지 단 두 차례의 검찰 조사만 받았다. 검찰은 2023년 2월 곽상도 의원이 검찰의 입증 부실로 1심 무죄 판결 받은 것을 계기로 국회에서 50억 클럽 특검 도입 논의가 본격화되고 나서야 박 전 특검과 사건 관계인들에 대한 십여 차례가 넘는 조사와 압수수색을 진행해 늑장수사, 눈치보기 수사라는 비판을 받아왔다. 특히 검찰은 구속영장을 청구하며 박 전 특검이 핸드폰 등 증거를 인멸했다고 주장했지만, 의혹이 제기된 이후 무려 1년이 넘도록 증거를 인멸할 충분할 시간을 준 것은 바로 검찰이다. 물론 조사 횟수와 압수수색 여부만으로 검찰 수사의 잘잘못이나 공정성을 판단하기는 어렵다. 그러나 오늘 법원의 구속영장 기각, 더욱이 ‘사실적, 법률적 측면’의 입증 부족이라는 기각 사유는 검찰 수사에 대한 사실상의 낙제 판정이나 다름이 없다. 이 정도의 혐의 소명만으로는 기소하더라도 법원의 유죄 인정을 장담하기 어려우며 면죄부만 부여할 수 있다.
검찰의 박영수 전 특검 수사에 대한 의구심은 일명 ‘박영수 사단’과 그 중심인물이었던 윤석열 대통령, 검찰 내부에 남아있는 인맥 때문이기도 하다. 박 전 특검은 박근혜정부의 최순실 등 민간인에 의한 국정농단 의혹 사건 규명을 위한 특별검사로 임명된 후 윤석열 당시 대전고검 검사를 수사팀장으로 영입하고, 검찰로부터 한동훈 현 법무부장관, 신자용 현 법무부 검찰국장, 고형곤 현 서울중앙지검 4차장, 강백신 현 서울중앙지검 반부패수사3부장 등을 파견받아 수사한 바 있다. 특히 이중 고형곤 차장은 ‘50억 클럽 수사’를 맡은 반부패수사1부(엄희준 부장검사)와 3부(강백신 부장검사)를 지휘한다. 박 전 특검의 수사를 강백신 검사가 지휘하는 반부패수사3부가 아닌 반부패수사1부가 담당한다고 해도, 공정성을 위한 제대로 된 ‘회피’라고 볼 수 없을뿐더러 여전히 고형곤 차장을 포함해 주요 검찰 고위 간부 상당수가 박 전 특검 – 윤석열 대통령과 크고 작은 직연을 맺고 있다.
50억 클럽에는 박영수 전 특검과 곽상도 전 의원을 비롯해 최재경 전 박근혜정부 청와대 민정수석, 김수남 전 검찰총장 등 검찰 출신 인사가 포진해 있고, 검찰은 이들 중 곽상도 전 의원을 구속기소했지만 1심 무죄판결이 나올 때까지 나머지 인사들에 대해서는 수사를 기약 없이 미뤄왔다. 뒤늦게 박 전 특검에 대해 수사를 진행하며 구속영장을 청구했으나, 법원의 심사 결과는 이번 영장이 부실수사 비판 여론을 무마하기 위한 보여주기식 영장이라는 의구심만 더하고 있다. 현재 국회에는 50억클럽 특검법이 패스트트랙으로 지정되어 계류 중이지만, 검찰의 부실수사 정황이 명확한 상황에서 국회법상 최장 심사 기간을 굳이 다 채울 필요가 없다. 국회는 특검 도입을 서둘러야 한다.
논평 [원문보기/다운로드]
정부지원금 0%, 회원의 회비로 운영됩니다
참여연대 후원/회원가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