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법감시센터 검찰개혁 2026-09-22   4536

[논평] 초대 중수청장에 검사 출신이 적절할지 의문

검찰과 단절하고 새 형사사법체계 안착시킬 인물인지 철저 검증 필요

김지용 초대 중대범죄수사청장(이하 ‘중수청장’) 후보자에 대해 국회 인사청문요청안 송부가 보류된 채 정부 차원의 추가 검증이 진행되고 있다. 고위공직자 지명 발표 이후 청문 절차에 즉시 착수하지 않고 내부 재검증을 진행하는 것은 인사 절차상 매우 이례적인 조치이다. 해당 후보자의 이력과 지향이 중대범죄수사청(이하 ‘중수청’)의 설립 목적 및 형사사법 거버넌스 개편의 방향성에 부합하는지에 대해 안팎의 의문이 제기되고 있음을 방증한다. 

중수청은 1954년 이래 70여 년간 지속되어 온 검찰의 자의적 권한 남용 구조를 해체하고, ‘수사와 기소의 조직적 분리’를 실현하기 위해 설립되는 최초의 수사 전담 기관이다. 중수청의 핵심 과제는 과거 검찰 특수부가 자행해 온 표적·별건 수사와 여론몰이식 수사 관행을 제도적으로 단절하고, 적법절차에 기반한 전문적·과학적 수사 모델을 확립하는 데 있다. 따라서 초대 중수청장은 과거 검찰주의적 수사 방식의 한계를 명확히 인식하고, 공소기관(공소청)과의 상호 견제라는 권력분립의 원리를 체화한 인물이어야 한다.

김지용 후보자의 경력은 이러한 제도적 설립 취지와 궤를 달리한다. 후보자는 평생 검찰 조직에 몸담으며 검찰권 분산과 검찰 수사권 폐지라는 형사사법 개혁의 기본 방향에 부정적인 입장을 견지해 온 인물이다. 검찰 내부의 관료적 서열 의식을 체화해 온 인사가 수사 전담 기관의 초대 수장으로 부임할 경우, 중수청은 과거 검찰의 수사 관행을 그대로 이식한 ‘제2의 검찰 특수부’, ‘확장된 중수부’로 변질될 위험을 안게 된다.

제도의 성패는 법률의 조문뿐만 아니라 이를 최초로 운용하는 인적 구성의 방향성에 의해 결정된다. 과거 검찰개혁 과정에서 검찰 출신 인사들이 개혁을 내세우면서도 실제로는 기관의 직접수사 권한을 유지·확장하려 했던 역사적 경험은, 개혁의 대상이었던 관행에 익숙한 주체에게 새로운 수사 거버넌스의 설계를 맡기는 위험하다는 것을 보여준 바 있다. 윤석열도 ‘검찰개혁’에 동의한다며 검찰총장에 취임했지만, 결과는 ‘검사의 나라’였고 친위 쿠데타였다. 수사권 남용을 차단하기 위한 기구에 권력 집중 옹호 이력을 가진 검찰 출신 인사를 앉히는 것은, 신설 기관의 정당성과 국민적 신뢰를 출발선에서부터 훼손할 수 있다.

중수청 출범이 얼마 남지 않은 만큼 인사에 속도를 낼 필요가 있지만 청와대의 추가 검증이 형식적 논란 해소나 요식행위에 그쳐서는 안 된다. 중수청장 검증의 척도는 후보자 개인의 신상 문제가 아니라, 수사·기소의 조직적 분리라는 형사소송법 개정의 취지를 정확히 구현할 자격이 있는가이다. 본연의 제도적 목적과 양립하기 어려운 이력과 경력이 확인된다면 후보자를 재추천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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