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찰총장 퇴진은 끝이 아닌 시작

때늦은 검찰총장 퇴진, 검찰개혁마저 실기할 것인가?

1. 신승남 총장이 사퇴했다. 참여연대는 이미 이용호 게이트 초기와 국회 탄핵안 제출시 그가 검찰의 총수로서 검찰권의 오·남용에 대한 정치적 책임과 동생의 비리연루 사실에 대한 도의적 책임을 져야 하며 아울러 검찰조직을 이끌어갈 리더십을 상실했다며 사퇴를 촉구한 바 있다. 지금껏 이런 목소리를 외면하던 신 총장이 동생의 혐의 사실이 새롭게 드러나고 특별검사가 그를 구속하자 뒤늦게 사퇴결정을 내렸다. 신 총장이 초기의 사퇴요구를 받아들이고 동생문제에 대한 엄중한 조사를 촉구했더라면 훨씬 명예로운 퇴진이 되었을 것이다. 때 잃은 퇴진은 설사 자진사퇴의 형식이라 하더라도 만시지탄의 느낌을 지울 수 없다.

2. 검찰총장이 바뀐다고 해서 검찰에 대한 국민의 불신이 사라지는 것은 아니다. 본격적인 검찰제도 개혁에 나설 때다. 검찰총장 퇴진이 때를 잃어 빛이 바랬듯이 검찰개혁 역시 때를 잃고 외부의 비난과 압력 속에 강제되면 누추해지기 마련이다. 검찰총장 퇴진만으로 검찰개혁의 본질적인 문제를 덮어두어서는 안된다는 것이다. 검찰위기의 근본적인 원인이 무엇이며 오늘과 같은 사태의 재발을 막을 수 있는 방법이 무엇인지를 ‘뼈를 깍는 각오’로 다시 새겨야 한다. 그 길은 검찰의 통렬한 자기반성과 검찰개혁의 제도화에 있다. 이미 검찰청법 개정, 검찰총장 인사청문회 도입, 특검제 상설화, 재정신청대상의 확대의 필요성은 수차례 지적되었고 전문가와 일반국민들 대다수가 동의하고 있다. 다만 검찰과 정치권만이 이를 반대하거나 늦추고 있을 뿐이다. .

3. 하지만 오늘 대통령의 검찰개혁에 관한 언급은 또다시 실망감만을 안겨주고 있다. 김대중 대통령은 연두기자회견에서 권력형비리 등 부패 척결을 위해 검찰이 이미 추진의사를 밝혔던 특별수사검찰청 신설 주장을 거듭 반복했으며 검찰의 정치적 중립과 수사의 독립성을 철저히 보장하겠다는 다짐만을 밝히고 있다. 그러나 이미 지적했듯이 특별수사검찰청은 검찰의 이해관계를 벗어나 그리고 검찰 지휘부의 지시를 무시하면서까지 독립적으로 수사를 진행할 수 없다. 또한 말뿐인 검찰의 정치적 중립 약속은 구두선에 불과하며 결코 검찰의 독립을 이룰 수 없다는 것이 우리의 판단이다. 따라서 구체적인 제도개혁 내용과 일정을 밝히지 않은 한 대통령의 검찰개혁약속은 사태의 파급을 막으려는 미봉책에 불과하다.

4. 한편 특별검사팀은 신승환씨의 검찰간부 로비의혹 등에 기존 대검 수사와는 다른 새로운 혐의를 밝혀내고 법률판단도 달리 하고 있다. 이같은 특검의 수사내용과 사법처리 과정은 지난번 대검 수사의 문제점을 보여 주고 있다. 대검은 법률적 판단에 차이가 있을 뿐이라고 주장하지만 신승환씨가 현직 검찰총장의 동생이 아니었어도 사건이 그렇게 처리되었을까라는 의구심이 드는 것이 솔직한 심정이다. 통상의 알선수재혐의라면 더구나 사안이 매우 큰 사건이었다면 일단 기소를 하고 법원의 판단에 맡기는 것이 올바른 검찰권 행사 방향이다. 즉 오히려 현재 특검의 사법처리 방식이 검찰이 했어야 할 방식이라는 것이다. 따라서 대검의 무혐의 처리경위와 축소수사 의혹에 대해서도 낱낱이 진실을 밝혀내야 할 것이다.

5. 결국 문제는 검찰개혁으로 귀결된다. 차정일 특검의 성과는 특별검사제 상설화의 필요성을 웅변하고 있으며 각종 게이트 사건에서 끊임없이 제기되는 검찰수사에 대한 불신은 검찰의 정치적 중립과 독립성을 보장할 강력한 조치가 필요함을 보여주고 있다. 또한 신승남 총장을 통해 검찰총장의 자질을 검증할 검찰총장 인사청문회 도입이 절실함을 확인했다. 이제 그 공은 정치권으로 넘겨졌다. 거듭 강조하지만 검찰문제에 관한한 절반의 책임은 정치권에 있으며 그 책임은 여야 모두 자유롭지 못하다. 지금까지 정치권은 문제가 발생하면 검찰개혁을 주장하다 사태가 잠잠해지면 슬그머니 꼬리를 내리는 정략적 접근을 해왔다. 지지부진한 검찰개혁 논의를 서둘러 강력한 검찰개혁안을 입법화 할 것을 다시 한번 정치권에 강력하게 촉구한다. 그 첫걸음은 새롭게 임명되는 검찰총장부터 인사청문회를 개최할 수 방안을 찾는 것이다.

사법감시센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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