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소시효” 배제를 위한 가두서명운동 진행 중
‘공소시효 제도를 폐지하라’, 카랑카랑한 목소리에 눈물이 묻어 있다.
수지김의 여동생인 김옥경씨의 외침이다. 명동네거리를 지나는 사람들의 서명을 받으면서, 그녀는 15년 전에 흘렸을 눈물을 오늘 다시 보였다.
여동생의 절절한 목소리에 시민들의 발길이 잠시 머물다 이내 바쁜 걸음을 재촉하는 풍경은 반복되었다. 그러나 그녀는 아랑곳하지 않고 외친다. “당신들도 예외가 아닙니다”. 서명자는 하나둘 늘어갔다.
‘간첩조작극(일명 ‘수지김 사건’)의 주범인 장세동 전 안기부장’, ‘지난 5공 치하에서 재소자의 처우개선을 요구했다는 이유로 박영두 씨를 폭행, 죽게 한 교도관들’, ‘4만여 명에 달하는 피해자를 낳은 삼청교육대의 관계자들’ . 이들 중 누구하나 법의 심판대에 오르지 않았다. 다 “공소시효” 때문이다.
반인도적 국가범죄를 저지르고도 언죽번죽 낯을 들고 다니는 이들을 처벌하기 위한 인권단체들의 움직임이 진행되고 있다. 지난 3월 15일부터 매주 금요일 오후 명동과 대학로에서는 “공소시효 입법화를 위한 범국민서명운동”이 벌어지고 있다.
오늘(12일) 오후 1시 30분 역시 명동성당 앞 사거리에서는 수지 김 유가족을 비롯한 인권단체들이 나와 지나가는 시민들을 대상으로 서명을 받고 있었다. 시민들에게 서명 동참을 호소한 인권운동사랑방의 이창조 씨는 “독일은 나치를 처벌하기 위해 법까지 수차례 바꿨다. 하지만 우리나라의 반인도적 범죄자들은 오히려 당당하게 살고 있다. 반인도적 범죄에는 공소시효가 절대로 있을 수 없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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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수지 김의 동생 김옥경씨가 피켓을 든 채 지나가는 시민에게 서명을 호소하고 있다. |
수지 김의 동생인 김옥경 씨는 “15년 동안 우리 가족은 간첩누명을 뒤집어쓰고 살아왔다. 이것은 우리만의 일이 아니다. 죄 없는 누군가가 또다시 당할 수 있는 일이다. 국민들이 도와주지 않는다면 누가 도와주겠느냐”며 “잔혹한 일을 저지른 사람이 반드시 처벌받을 수 있도록 도와달라”고 시민들에게 호소했다.
이날 서명에 동참한 조성대(회사원, 32)씨는 “일본이 우리에게 저지른 지난 역사에 대해 지금 추궁하고 보상을 요구하고 있듯이 과거의 잘못한 일에 대해서는 기한이 없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황 아무개(회사원, 35)씨 역시 “선량하게 살아가는 서민들에게 이런 일이 닥치면 정말 허망할 뿐이다. 공소시효 배제운동은 당연하다고 생각한다. 끝까지 몰아붙여서 처벌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오늘 지나가는 시민들에게 유인물을 나누어주며 서명을 권유한 사람 중에는 대학생 자원봉사자들이 있었다. 사회봉사과목 수강으로 운동에 참가하게된 조영석(한양대 화공과 3년, 25)씨는 “이 운동을 통해 처음으로 내용을 알게 되었는데 무척 안타까웠다. 첫 서명운동부터 참여했는데 자발적으로 서명을 하는 사람들을 많이 볼 수 있었다.”며 이날 적극적으로 시민들의 발을 묶었다.
반인도적 국가범죄의 공소시효 배제의 입법청원을 위한 서명운동은 오는 26일까지 매주 금요일 1시 30분에 명동과 대학로에서 계속 진행될 예정이라고 한다. 이와 함께 [시효배제]라는 말머리와 이름, 주소를 rights@chollian.net에서도 받고 있다.
※ 반인도적 국가범죄 처벌! 공소시효 배제 입법! 웹사이트
http://www.sarangbang.or.kr/kr/anti-huma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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