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판부기피신청’ 제도 유명무실하게 만든 법원의 떳떳하지못한 행동

‘담배소송’관련 법원의 재판부기피신청 변칙적 처리에 대해

1. 소송당사자로부터 재판부 기피신청이 접수된 이른바 ‘담배소송’과 관련하여, 기피신청대상이 된 재판부가 자진해서 사건의 재배당을 법원장에게 요청함으로써 앞으로 다른 재판부가 재판을 맡게되었고, 이로 인해 소송당사자가 제기한 기피신청 재판은 자동적으로 각하될 것으로 알려졌다.

이와 관련하여 참여연대 사법감시센터(소장 : 조국, 서울대 교수)는 비록 소송당사자로부터 공정한 재판을 해 줄 것이라는 신뢰를 잃은 재판부가 교체되었다는 점과는 별개로, 법원이 공식적인 절차를 거치지 않고 임의적인 방식으로 소송당사자가 제기한 재판부 기피신청을 처리했다는 점을 비판하지 않을 수 없다.

그리고 이런 변칙적인 처리방식은 법조인비리와 관련하여 공식적인 징계절차를 거치지 않고 관련자의 사직만으로 문제를 종결지어온 행태와 동일한 것으로, 재판부 기피신청과 함께 소송당사자가 제기해둔 ‘재판부 징계요청’을 대법원이 과연 정상적인 방식으로 처리할 것인지 걱정스럽다.

2. 담배소송과 관련한 서울중앙지법 제12민사부(재판장 : 조관행 부장판사)는 재판과정에서 감정서 내용을 보도자료를 통해 언론에 배포했을 뿐만 아니라 그 내용면에서도 편파성이 있다고 하여 기피신청 및 징계요청 대상이 되었다. 참여연대 또한 이러한 지적에 수긍하고 이번 사건을 법원이 어떻게 처리하는지 주시해왔다.

그러나 법원은 민사소송법 제46조에 따른 ‘제척 또는 기피신청에 대한 재판’이라는 공식적인 절차를 통해 소송당사자가 제기한 ‘기피신청’을 처리하지 않았다. 이는 기피신청을 받아들일 것인가 말 것인가를 공식적으로 결정해야 하도록 법원에 부과된 법률에 따른 책임을 회피한 것일 뿐만 아니라, 기피신청 재판결과에 따라 민사합의12부 소속 법관들에게 내려질 공식적인 평가를 모면할 수 있게 해준 것이다.

결과적으로는 재판부가 바뀌었다는 점에서 ‘뭐가 문제이냐’고 변명할 수 있겠으나, ‘제식구 감싸기’와 ‘책임회피’를 위해서 변칙적인 방식을 고안해냈거나 또는 기피대상자가 제의한 방식을 수용한 것이라는 점에서 법원이 ‘자율규제’를 할 수 있는 능력과 의지가 있는 기관인가라는 의심을 더욱 깊게 한다.

3. 우리는 법조인윤리와 관련한 사건이 발생할 때마다 내부 징계절차를 거치기 전에 임의로 사직서를 제출하는 것으로 사안을 종결짓는 것을 수차례 경험했다. 이러한 문제처리방식은 비윤리 행위에 대한 공식적인 평가도 남기지 못하게 할뿐 아니라, 제도적인 징계절차를 유명무실하게 만들어 자율규제능력을 상실케 하는 이유가 되어왔다. 이번 사건에서도 법원은 민사소송법 등에서 규정되어 있는 ‘재판부 또는 법관에 대한 기피신청제도’를 빈껍데기로 만들어 버렸다.

참여연대는 이번 재판부 기피신청 사건의 처리과정도 일반적인 법조윤리 사건의 변칙적인 처리방식과 일맥상통하는 문제로서 법원의 떳떳하지 못한 태도를 강하게 비판하며, 이같은 변칙적인 방식이 아직 종결되지 않은 재판부 징계요청건 처리에 있어서 반복되지 않기를 촉구하며 이를 지켜볼 것이다.

사법감시센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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