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법감시센터 검찰개혁 2012-11-29   3764

[논평] 한상대 검찰총장은 차라리 사퇴하지 마라

 

한상대 검찰총장은 차라리 사퇴하지 마라

검찰총장 사퇴 ‘미봉책’으로 끝나선 안 돼, 최재경 중수부장 등 검찰수뇌부 일소해야

‘조직 수호’ 목적으로 집단행동하는 정치검사들 물러나고 중수부 폐지해야

여야 대선 후보들은 새 정부 출범과 동시에 공수처 설치할 것 분명히 약속해야

 

 

검찰의 추악한 내부 권력투쟁이 갈수록 가관이다. 이러한 상황은 이미 예견되었다. 모든 정권에서 검찰개혁 문제가 제기되었지만, 그 때마다 검찰은 자신의 손에 든 칼자루를 십분 활용하여 개혁 논의를 좌초시키고 이른바 자체개혁안이라는 걸 미봉책으로 내놨다가 슬그머니 거둬들이는 반칙을 일삼아왔다. 고인 물은 썩게 마련인데, 특권 속에 갇힌 물이니 더 고약한 냄새를 풍기면서 썩은 것이다.

 

한상대 검찰총장의 공개 감찰 지시에 최재경 중수부장이 반발하고 채동욱 차장 등 대검 간부들이 검찰총장의 사퇴를 요구하고 나섰다. 그러나 한상대 총장의 ‘용퇴’를 요구하는 검찰 간부들 역시 일소해야할 개혁 대상이다. 최재경 부장 등 대검 간부들은 이명박 정부 출범 이후 검찰비리를 구조화하면서 특권을 누리며 출세가도를 달려왔던 사람들이다. 이들의 총장 사퇴 요구는 한상대 총장을 희생양삼아 검찰개혁 국면을 모면하고 중수부 폐지를 막으려는 술수에 불과하다. ‘조직 수호’에 혈안이 되어 중수부 폐지 등의 검찰 개혁에 저항하기 위해 항명과 집단행동도 마다않는 이들이야말로 개혁 대상이자 퇴진 대상이다.

 

한편, 한상대 총장은 내일 개혁안을 발표하고 신임을 묻기 위해 사표를 제출한다고 한다. 참여연대는 그동안 숱하게 법무부 장관과 검찰총장의 사퇴를 주장해왔다. 하지만 이들을 사퇴시키는 것으로 사태가 무마되는 것에는 분명히 반대한다. 이들은 한국판 워터게이트 사건인 민간인 사찰 논란이 불거졌을 때 진작 옷을 벗었어야 했다. 그럼으로써 미국의 워터게이트 사건과 동일하게 자신들은 물론 이명박 대통령에 대해서도 성역 없는 수사가 이루어지도록 했어야 했다. 하지만 이들은 사퇴해야 할 순간에 정권의 방패막이를 자처함으로써 이미 법무부 장관으로서, 검찰총장으로서 자격을 잃었다. 그와 동시에 그나마 명예롭게 사퇴할 시기마저도 잃었다. 그런 자격상실의 검찰총장이 “사퇴” 운운하며 마치 지금의 파국을 모두 책임지며 물러나는 듯한 모습을 보이는 것은 오히려 국민을 우롱하는 것이 된다. 차라리 사퇴하지 말고 마땅히 들어야 할 비난을 고스란히 들으며 스스로 중수부를 폐지하는 등 최소한의 개혁조치라도 강구해 보는 것이 본인이 검찰에게 안겨준 불명예를 조금이라도 덜어내는 조그마한 속죄에 값할 것이다.

 

한상대 총장이 내일 제출하겠다는 검찰개혁안에 대해서는 기대도 신뢰도 없다. 국민들은 검찰 스스로 마련한다는 이른바 자체 개혁안에 허다하게 속아왔다. 기소독점권, 정보수집권, 사법경찰지휘권을 모두 가지고 있는 무소불위의 권력집단으로 국민 위에 군림해온 검찰이 제 살을 깍아야 얼마나 깍겠는가? 더러운 속 때라도 한웅큼 밀어내는 용기라도 발휘한다면 그나마 다행이겠다. 예와 다름없이 소나기만 피하겠다는 식의 미봉책이 될 지, 뼈를 깍는 개혁안이 나올 지 국민들은 지켜볼 것이다. 하지만 그것은 검찰이 국민에게 마땅히 내놓아야 할 반성문일 뿐이고, 국민이 요구하는 개혁안은 검찰이 자청하는 수준에 결코 머무르지 않을 것임을 명심해야 할 것이다.

 

이번 사태를 계기로 여야 대선후보들은 더욱 구체적인 검찰개혁 공약을 제시해야 할 것이다. 그 핵심은 내년 초 새 정부 출범 시 정부조직 개편을 통해 고위공직자비리수사처를 설치하겠다는 것을 못박는 것이다. 우리는 지금까지 검찰을 비난하면서도 때론 검찰과 결탁하고 나아가 이용함으로써 검찰 권력을 강화하고 그 부패를 방치하는 데 책임이 적지 않은 정당들이 어떠한 검찰개혁 의지를 발휘하는지 지켜볼 것이다.

 

JW20121129_논평_검찰 내분 관련 논평(최종).hw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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