참여사회 2024년 12월 2024-11-28   13115

[참여연대사전] 나도 모르는 ‘온라인 주민등록번호’가 강제 생성된다고?

CIConnecting Information는 주민등록번호를 암호화하여 생성한 88byte의 정보로 본인인증기관에서 개인별로 1개씩 부여하는 온라인 본인 인증수단이다. 어떤 업체나 사이트에서든 동일한 값이 제공되기 때문에 온라인에서 서로 다른 인터넷 업체 간 동일인을 식별하기 위해 사용한다. 원래 주민등록번호 유출 및 수집의 오남용 등이 사회적 문제가 되면서 주민등록번호를 사용하지 않고도 온라인상에서 본인확인을 할 수 있는 대체 수단으로 개발된 것이다. 주민등록번호가 바뀌지 않는 한 불변하기 때문에 온라인 신분증 또는 온라인 주민등록번호라고 할 수 있다.

2. 주민등록번호

주민등록법에 의해 부여되는 일련번호로 개개인의 신원을 명확하게 구분하는 역할을 한다. 1975년부터 13자리 체계로 바뀌어 생년월일, 성별, 지역고유번호, 등록순서, 검증번호로 구성된다. 처음 만들어진 이후 큰 변화 없이 계속 쓰이다가 개인정보 유출이나 도용이 심각해지는 등 문제가 발생해 정부가 개편을 진행중이다.

언제부터인가 정부나 공공기관의 전자문서까지 카카오톡, 문자, 네이버 알림 등을 통해 받을 수 있게 되었다. 주민세, 건강보험납입알림, 운전면허갱신, 자동차안전점검… 종이로 받던 걸 문자나 톡으로 받을 수 있다니, 너무 편한 세상이다.

그런데 우리가 온라인을 접속해 서비스를 이용하는 그 순간, 나의 주민등록번호와 매칭해 나만의 연계정보(CI)라는 것이 만들어진다는 사실을 알고 있는 사람은 몇이나 될까? 기업 입장에서는 CI만 있으면 지금 사이트에서 상품을 요리조리 살펴보고 들었다 놨다 하는 고객이 누구인지 식별할 수 있고 딱 맞춤한 상품을 고객의 눈앞에 들이밀 수 있으며, 구매로 이어질 확률도 높다.

CI는 본래 주민등록번호 대체수단인 아이핀의 일부로써 동일인 인증용으로 도입되었다. 그런데 2024년 7월 24일 개정된 정보통신망법에서 전자정부, 마이데이터, 모바일 전자고지, 금융 마이데이터 등 온라인서비스에서 개인을 ‘식별’하고 ‘연계’하기 위한 용도로 연계정보를 생성하고 처리하는 조항이 신설되었다. 연계정보가 생성될 때 이용자 동의를 받지 않으며, 이후 형식적 동의를 받으면 용도가 무제한으로 확장된다. 이는 CI를 새로운 범용 국민식별코드로 만든 것이라고 할 수 있다.

그런데 이게 어떻게 만들어지고, 어디서, 어떻게 사용되는지 정작 CI의 주인들은 모른다. 개인정보인데 존재조차 모르고, 그러다 보니 열람권, 삭제권, 처리정지권 등 정보주체의 권리 행사가 불분명하다. 역추적하면 개인을 특정할 수도 있다. 무엇보다 우리나라는 대부분의 공공 시스템이 주민등록번호를 매개로 구축되어 있어 주민등록번호만 알면 금융, 의료, 행정, 교육, 복지, 조세 등 시스템을 연결하여 정보를 통합할 수 있다. 범죄자들이 주민번호를 탈취해서 각종 정보를 빼내거나 도용하고, 팔거나 범죄에 악용하기 때문에 주민등록번호 법정주의까지 도입됐다. 그런데 또다시 주민등록번호를 매개한 CI를 만들어 무한정 활용하겠다는 법이 2024년 2월 국회를 통과해서 현재 시행 중이다.

이에 참여연대, 민변, 진보네트워크센터 등은 지난 2024년 10월 16일, 온라인 서비스를 원활하게 이용하기 위해서는 울며 겨자먹기로 CI 생성을 허용할 수밖에 없는 시민, 내가 동의하지도 않았는데 모바일 전자고지를 위해 CI가 생성된 시민, 아직 인터넷 서비스를 이용한 적 없지만 개정된 정보통신망법에 따라 강제로 생성될 어린이 등이 청구인으로 참여하는 헌법소원을 제기했다.

주민등록번호의 오남용을 막기 위해 법정주의를 도입하였으면서도 다시 주민등록번호와 같은 범용 식별 목적의 연계정보를 강제적으로 생성·처리하도록 한 정보통신망법 제23조의5 제1항이 개인정보자기결정권, 사생활의 자유, 익명표현의 자유 등을 침해하기 때문에 위헌이라는 것이 주요 내용이다.

우리 인간성의 기본이 되는 프라이버시권과 민주주의 사회에서 더욱 중요한 익명 표현의 자유를 편의성과 맞바꾸는 것이 과연 비례적인지, 헌법재판소가 제대로 따져보고 결정을 내릴 것을 기대한다.


이지은 공익법센터 활동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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