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화군축센터 핵없는 세상 2025-08-08   14259

원폭 80년, 세계 피폭자 초청 증언대회

지난 8월 8일 오후 3시, 국회의원회관 제9간담회실에서 더불어민주당 이용선·이재정 의원, 조국혁신당 김준형·차규근 의원, 경기원폭피해자협의회, 한국원폭피해자협회 서울지부, 한국원폭피해자후손회 서울지회, 한국원폭2세환우회, 합천평화의집, 경기민주시민교육네트워크, 미주한인평화재단, 사단법인 아디, 생명평화아시아, 아시아평화시민넷, 참여연대, 평화네트워크, 한국비핵평화시민연대(KANPA) 공동주최로 <세계 피폭자 초청 증언대회>가 개최되었습니다. 

검정색 바탕에 하얀 땡땡이 셔츠를 입고 붉은 안경을 쓴 한정순이 마이크 테이블에 앉아 발언하고 있다. 그녀의 뒤 벽에는 No Uranium이라고 적힌 그림과 세계 피폭자 초정 증언대회 라고 적힌 현수막이 있다.

올해 해방 80년, 피폭 80년을 맞이해 ‘한국의 히로시마’라고도 불리는 경상남도 합천에서는 비핵·평화대회에 일본, 마셜제도, 폴리네시아, 콩고민주공화국, 카자흐스탄, 미국 6개국에서 피폭 당사자와 핵정의 활동가들을 초대하였습니다. 이번 증언대회는 핵무기, 핵실험, 핵 식민주의에 반대하며, 평화를 기원하는 전세계 활동가들의 목소리를 합천에 이어 국회에도 전하기 위해 기획되었습니다. 

첫 번째 증언으로는 한정순 한국원폭2세환우회 회장이 나섰습니다. 한 회장은 자신의 어머니는 임신 중에 피폭을 당했고, 자신을 포함한 6남매 모두 피폭 후유증을 겪고 있다고 증언했습니다. 더불어 피폭 피해 3세인 자신의 자녀 또한 뇌성마비를 앓고 있다고도 전했습니다. 그녀는 원폭투하국 미국과 전쟁가해국인 일본 정부에 사과와 책임을 요청했습니다.

이어 마셜 제도 출신 마셜교육이니셔티브 대표 베네틱 카부아 매디슨(Benetick Kabua Maddison) 씨가 증언을 진행했습니다. 그는 미국 정부에 의해 마셜 제도에 행해진 핵무기 실험이 야기한 방사능 피폭에 대해 발언했습니다. 현지 주민들의 신체적 영향뿐만 아니라 생태계적, 문화적 영향에 대해 증언하며 미국의 책임과 사과를 요구하고, 핵무기를 생산하는 공급망 전반을 제거해야한다고 말했습니다. 또 그는 마셜제도 주민들이 땅과 맺어온 관계를 강조하며, 그들의 역사와 전통을 보존하려 노력하고 있다고도 전했습니다.

붉은 원피스를 입은 여성 테아투아헤레 테이티-기에를라크가 마이크에 대고 발언하고 있다.

다음으로 마우히 누이(폴리네시아) 출신 타히티 핵정의활동가 테아투아헤레 테이티-기에를라크는 마우히 누이에서 일어난 핵 식민주의 역사에 대해 발언했습니다. 그는 프랑스가 1963년 마우히 누이에 도착해 주민들과의 소통없이 태평양핵실험센터를 건설했고, 이후 마우히 누이 땅을 핵실험 장소로 사용했다고 전했습니다. 이로 인해 지역 주민들은 방사능 피해를 겪고 있다고 증언했습니다. 뿐만 아니라 오염된 생태계로 인해 농업과 어업으로 생계를 유지할 수 없게된 주민들은 일자리를 찾아 타히티 섬으로 대규모 이주를 해야했다고도 전했습니다. 그럼에도 주민들은 자신의 문화와 언어를 지키기 위해 저항해왔음을 전하며, 앞으로도 저항할할 것이라며 한국 사회에도 연대를 요청했습니다.

네 번째 증언은 콩고민주공화국 출신 남아공 콩고 민간사회(CCSSA) 창립자 이사이아 몽곰베 몸빌로 씨에 의해 진행되었습니다. 그는 히로시마와 나가사키에 투하된 원자폭탄의 원료가 콩고민주공화국의 신콜로베(Shinkolobwe) 광산에서 주로 채굴되었다는 사실을 전했습니다. 우라늄 채굴에 동원된 콩고 주민들은 보호장비도 없이 작업하며 방사능에 노출되었고, 광산 채굴 작업의 위험을 누설할 경우 살해 위협을 당하기도 했다고 그는 증언했습니다. 그는 콩고에서 자행된 핵 식민주의가 은폐되고 있다는 점을 지적하며, 콩고 시민사회에서 ‘히로시마와 나가사키의 잃어버린 연결고리’ 행사를 진행하는 등 신콜로베의 유산을 알리려는 노력을 하고 있다고 전했습니다. 마지막으로 그는 증언을 비롯한 활동들로 인해 때로는 위협을 마주하고도 있다면서, 국제적인 연대와 책임을 요청했습니다.

다섯 번째로는 일본 출신 피폭2세 세이난가쿠인 대학교 교수 하마노 미치오 씨의 증언이 이어졌습니다. 그는 일본인 피폭자들의 피해사실에 대해 이야기하면서, 조선인 피폭자들은 당시 더 취약한 환경에 놓여 있었으며 피폭 이후에도 보상을 받지 못했다는 점을 언급하며 사과의 말을 전했습니다. 그는 ‘원폭이 전쟁을 끝냈다’는 말이 진실이 아니라고 주장하며, 전쟁 이후에도 군사주의의 문제는 끝나지 않고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그는 히로시마 나가사키 원폭 이후에도 이어진 핵 위험, 특히 후쿠시마 사고로 드러난 계속되는 핵 피해와 위험성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그것이 낮게 평가되는 현실에 대해서도 문제를 제기했습니다. 마지막으로 그는 일본에서도 한국에서처럼 피폭 2세들에 대한 지원을 요구하는 목소리가 있다며, 피폭자들과 시민사회가 일본 정부에 손해배상을 요구한 재판에 대해 설명했습니다. 일본 사법부는 피폭 2세들의 피해를 인정하지 않고 있지만, 그럴수록 국제적인 연대가 더욱 필요하다고 그는 강조했습니다.

여섯 번째 증언에서 카자흐스탄 출신 ‘카자흐(Qazaq)핵전선 연합’의 공동창립자 아이게림 세이테노바 씨는 카자흐스탄에서 진행되었던 핵무기 실험에 대해 증언했습니다. 40년간 핵무기 실험이 진행된 카자흐스탄의 4개 지역은 실험이 끝난 현재도 불평등과 저발전의 문제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며, 핵무기 실험은 세대를 초월해 신체적, 사회 문화적 영향을 남긴다고 강조했습니다. 그는 핵무기 개발과 실험에 반대해온 카자흐의 반핵운동의 성과와 카자흐스탄 공화국의 노력을 인정하면서도 정의의 관점에서 시스템의 문제를 개선하려는 시도가 더욱 필요하다고 주장했습니다. 또 그는 피폭과 가족사가 얽힌 경험을 바탕으로 다큐멘터리 <JARA – 방사능 가부장제: 카자흐스탄의 여성들>를 만들어 핵 무기 실험이 남긴 유산, 특히 여성에게 불균형적으로 분배된 피해를 담았습니다. 그는 한국에서도 다큐멘터리 트레일러를 보여줄 수 있어 기쁘다고 말했습니다.   

쿠피예를 두른 레오나 모건이 마이크에다 대고 발언하고 있다.

마지막, 일곱 번째로는 미국 나바호 네이션 드네(Diné) 민족 선주민 반핵·원주민공동체 조직활동가 레오나 모건 씨가 증언 했습니다. 그는 자신이 드네(Diné) 민족임을 강조하며 드네 민족의 언어로 증언을 시작했습니다. 땅과 연결된 자신의 정체성을 드러내며, 드네 비케야(Diné Bikéyah)라고 불리는 그 땅이 우라늄 채굴지로 사용되면서 오염되었고, 채굴이 끝난 이후에도 방치되어 있다는 사실을 전했습니다. 그는 ‘나바호 네이션’과 미국이 식민지 정부로 자리잡아 인종차별적인 핵 식민주의를 행해왔으며, 수단적으로 사용된 드네의 땅과 사람들은 여전히 관리되지 않은 핵과 우라늄에 노출되어 “느린 집단학살”을 겪고 있다고도 증언했습니다. 그는 핵 무기와 원자력 에너지 모두 착취된 우라늄으로 만들어진다는 사실을 잊어서는 안된다고 강조했습니다.

증언자들은 모두 핵 무기와 원자력 에너지의 사용에 의해, 그것의 생산 과정에 의해 발생한 위험에 노출된 경험이 있었습니다. 그로 인해 몸의 피해를 입었을 뿐만 아니라 땅, 민족을 잃기도 하였습니다. 그들은 안전한 핵, 평화적인 핵은 없다고 입을 모아 말했습니다. 핵 무장, 핵 억지 등의 주장이 남발되는 한반도에서 이들의 증언은 ‘핵’이 무엇을 파괴하는지 상기시켜주었습니다. 또 증언자들은 팔레스타인 등과의 연대를 표하면서 포기하지 않고 핵 무기, 원자력 에너지, 그리고 식민주의와 제국주의에 맞서자고 제안했습니다.

세계 피폭자 초청 증언대회 라고 적힌 현수막 을 배경으로 하여 참가자 대략 스무 명이 모여 있다.
2025.08.08 세계 피폭자 초청 증언대회 (사진=참여연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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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폭자 초청 증언대회

세계 피폭자 초청 증언대회

🌟개요

  • 일시 : 2025년 8월 8일(금) 오후 3시~6시
  • 장소 : 국회 의원회관 제9간담회의실
  • 공동주최 : 더불어민주당 이용선 의원, 이재정 의원, 조국혁신당 김준형 의원, 차규근 의원, 경기민주시민교육네트워크, 경기원폭피해자협의회, 합한국원폭피해자협회 서울지부, 미주한인평화재단, 사단법인 아디, 생명평화아시아, 아시아평화시민넷, 참여연대, 평화네트워크, 한국원폭피해자후손회 서울지회, 한국원폭2세환우회, 한국비핵평화시민연대(KANPA), 합천평화의집

🌟프로그램

  • 사회 : 이태호 / 참여연대 평화군축센터 소장
  • 패널
    • 한국: 한정순 / 한국원폭2세환우회 회장
    • 마샬제도: 베네틱 카부아 메디슨 Benetick kabua Maddison / 피폭 4세, 마샬교육이니셔티브Marshallese Educational lnitiative 사무국장
    • 폴리네시아: 테아투아헤레 테이티-기에를라흐(Teatuahere Teiti-Gierlach) / 타히티의 비정부기구(NGO) “모루로아 에 타투(Moruroa e tātou)”의 회원
    • 콩고민주공화국: 이사이아 몽곰베 몸빌로 / 반핵평화활동가-우라늄 채굴 광산 관련
    • 일본: 하마노 미치오 / 피폭 2세, 세이난 가쿠인대학 신학부 교수
    • 카자흐스탄: 아이게림 세이테노바/ 피폭3세, 핵정의 운동가, 카자흐스탄핵최전선연합 공동 창립자
    • 미국: 레오나 모건 / 미국 뉴멕시코주 나바호네이션 선주민, 반핵·원주민공동체 조직활동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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