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가폭력에 맞서 평화를 지켜온 지 3,175일
성주군청의 소성리 진밭평화교당 행정대집행 강행과 이를 방관하는 이재명 정부를 규탄한다
오는 11월 21일(금) 오전 9시, 성주군청은 끝내 소성리 원불교 진밭평화교당에 대한 행정대집행을 강행하겠다고 예고하였다. 지난 10년간 정부의 부재를 넘어 국가 폭력에 맞서 평화를 지켜온 기도터를 또다시 국가 폭력으로 짓밟겠다는 선언이며, 박근혜 정부의 적폐를 계승한 문재인 정부의 사드 추가 배치 폭력의 역사를 다시 반복하겠다는 시대착오적인 결정이다. 우리는 이 같은 폭력을 결코 묵과할 수 없으며, 행정대집행을 준비·지시·방관하는 모든 주체에 강력히 경고한다.
사드 배치는 어느 누구의 동의도 받지 못한 채 촛불 민심을 배신하고 국민의 등에 비수를 꽂은 결정이었다. 그 결과 소성리 주민들과 연대자들은 지난 윤석열 정부 3년 동안 수십 건의 사법조치와 국가 폭력에 반복적으로 노출됐다. 우리는 그 기간 동안 매일 인권이 침해되고, 주민의 삶이 파괴되고, 종교적·양심적 자유가 훼손되는 현실을 온몸으로 버텨야 했다. 그러나 그보다 더 통탄스러운 것은 민주주의가 회복되었다고 말하는 지금, 그 폭력이 또다시 반복되고 있다는 사실이다.
윤석열 정부하의 감사원은 소성리 주민과 원불교 교무들의 정당한 종교·평화 활동을 겨냥해 부당한 감사와 행정적 압박을 가했으며, 이번 행정대집행은 그 연장선에 있다. 우리는 새 정부가 들어선 오늘마저 그 폭력의 흐름이 멈추지 않은 현실에 깊은 우려와 분노를 표한다.
이번 행정대집행의 대상인 진밭평화교당은 단순한 시설이 아니다. 2017년 3월 11일, 박근혜 대통령이 탄핵된 다음 날, 원불교 교무들은 이곳에서 사드 배치의 부당성을 밝히고 평화를 염원하는 철야 기도를 시작했다. 새벽의 서리를 맞으며 길 위에서 기도하던 교무들을 위해 전국 시민들이 마음을 모아 세운 공간이 바로 이 진밭교 기도터다. 그 기도는 오늘로 3,175일을 맞았다. 이는 비폭력 평화 투쟁으로써, 국가가 외면한 평화를 묵묵히 지켜온 신앙과 시민의 상징이다.
그러나 성주군청은 이러한 역사와 상징, 주민의 신앙과 인권을 외면한 채 군사시설 보호라는 명분만을 앞세워 이 기도터를 철거하려 한다. 더 심각한 것은, 민주주의 회복을 말하는 현 정부조차 이를 막지 않고 있다는 사실이다. 성주군청의 결정은 단독으로 이루어지지 않는다. 방관은 사실상 동조이며, 침묵은 폭력의 승인이다. 우리는 이재명 정부가 소성리의 현실을 모르지 않을 것이라 믿는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번 사안에 대한 명확한 입장 표명이나 중단 조치가 없다는 점은 민주주의의 가치를 훼손하는 무책임한 태도이며, 국면 전환을 위해 이 문제를 소홀히 다루려는 오판이다.
세계는 한국의 민주주의를 높이 평가하지만, 소성리는 지난 10년 동안 단 하루도 민주주의가 제자리로 돌아오지 못한 현장이었다. 경찰이 주민을 끌어내고, 군이 공권력을 동원해 종교적 기도를 억압하며, 행정기관이 민의를 배제한 결정만을 반복해왔다. 오늘의 행정대집행 예고는 그 퇴행의 끝자락에 서 있다.
우리는 분명히 말한다. 국가 폭력으로 평화를 짓밟는 행정대집행은 즉각 중단되어야 한다. 소성리 주민과 원불교 교무들의 평화 기도는 보호받아야 할 헌법적 권리이며, 어떠한 정부도 신앙의 자유와 양심의 자유를 침해할 정당성을 가질 수 없다.
이에 우리는 다음과 같이 요구한다.
- 성주군청은 진밭평화교당에 대한 행정대집행 계획을 즉각 철회하라.
- 이재명 정부는 사드 배치 과정에서 반복된 국가 폭력에 대해 명확한 입장을 밝히고, 이번 행정대집행을 중단시키기 위한 책임 있는 조치를 취하라.
- 정부는 소성리 주민의 인권과 종교·양심의 자유를 보장하고, 평화적 해결을 위한 공론의 장을 즉각 마련하라.
우리는 지난 내란 당시 계엄령 아래에서도 기도와 연대로 폭력에 맞섰던 우리는 오늘도 그 의지를 잃지 않았다. 국가 권력이 시민의 권리 위에 군림하려는 시도가 반복되는 한, 우리는 끝까지 저항할 것이다. 다시 한 번 경고한다. 평화 기도의 터전을 짓밟는 행정대집행은 민주주의의 근본을 뒤흔드는 폭거이며, 결코 역사의 심판을 피할 수 없다. 우리는 진밭평화교당을 지키기 위한 모든 평화적 저항을 멈추지 않을 것이며, 이 폭력의 책임은 끝까지 기록되고 매듭지어질 것이다. 소성리의 평화를 지키는 우리는 오늘도 진밭평화교당을 향해 서 있다.
2025년 11월 18일
사드철회평화회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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