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재수 등 여야 정치인 불기소로 끝낸 합수본 ‘빈손’ 수사 납득 어려워
유권자의 알 권리 보장을 위한 정치자금법 개정에 나서야
오늘(4/28) 서울고등법원(형사6-1부 김종우·박정제·민달기 고법판사)은 통일교 윤영호 전 세계본부장으로부터 불법 정치자금 1억 원을 수수한 권성동 국민의힘 의원에 징역 2년을 선고하고 1억 원의 추징을 명령했다. 윤영호에게는 정치자금법 위반 등 혐의로 어제(4/27) 징역 1년 6개월을 선고했다. 항소심도 권성동이 국회의원 신분으로 1억원의 불법 정치자금을 수수하고, 통일교 한학자 총재의 해외 원정 도박에 대한 수사 정보를 제공한 혐의를 유죄로 명확히 인정한 것이다. 국회의원 지위를 이용해 특정 종교단체와 유착하고 불법 자금을 수수하며, 국민의 신뢰를 저버린 권성동은 상응하는 책임을 지고 즉각 국회의원직을 사퇴해야 마땅하다.
1심 재판부에 이어 항소심 재판부도 권성동이 불법 정치자금 1억 원을 수수한 혐의를 인정했다. 권성동은 5선 중진 국회의원이며 법제사법위원장까지 역임했다. 그럼에도 국회의원 지위를 악용해 통일교와 유착 관계를 형성하고 사적 이익을 취했다. 또한 수사 과정에서 증거 인멸까지 시도하고 법정에서 끝까지 대가성 자금을 받은 적 없다는 거짓말로 반성하지 않는 태도를 보였다. 죄질이 결코 가볍지 않은 데다, 대법원 판례는 불법 정치자금을 적극적으로 반환하지 않는 것만으로도 죄를 엄중히 묻고 있다. 그럼에도 항소심 재판부가 1심과 동일하게 2년을 선고한 것은 유감이다.
권성동 유죄가 다시 확인된 지금, 정교유착 비리 합동수사본부(본부장 김태훈 대전고검장, 이하 ‘합수본’)가 얼마 전 발표한 수사결과를 되짚지 않을 수 없다. 지난 4월 10일, 합수본은 통일교로부터 금품을 수수한 의혹을 받아온 전재수(현 더불어민주당), 임종성(전 더불어민주당), 김규환(전 국민의힘) 등 여야 전현직 의원들에 대해 무혐의 혹은 공소권 없음으로 불기소 처분을 내렸다. 윤영호가 김건희 특검 수사 때 언급했던 국민의힘 나경원 의원, 정동영 통일부 장관 등은 별다른 혐의가 발견되지 않았다며 입건조차 이뤄지지 않았다. 4개월간 40여 명의 인력을 투입해 대대적인 수사를 벌였음에도 정교유착의 실체를 규명하기는커녕, 증거 불충분과 공소시효 도과를 이유로 여야 정치인 대부분을 놔준 ‘빈손’ 수사로 종결한 것이다. 특히 전재수 의원은 785만 원 상당의 고가 시계와 현금 등을 받았지만, 수수한 현금 액수가 특정되지 않는다는 이유로, 전달된 금품 총액이 3천만 원을 넘는다고 보기 어렵다며 공소시효 완성으로 판단해 무혐의 처분한 것은 납득하기 어렵다. 합수본 출범의 계기가 된 통일교 여야 정치권 금품 로비 의혹이 권성동의 재판으로 실체가 있다는 것이 확인되었음에도 다른 정치인들에 대한 수사가 왜 이처럼 일사천리로 종결됐는지 합수본은 납득할 만한 설명을 내놔야 한다.
한편 합수본의 통일교 ‘국회의원 쪼개기 후원’ 의혹 수사는 여전히 진행 중인 상황이다. ‘쪼개기 후원’은 2010년 일명 ‘청목회’ 사건, 2018년 KT 사건으로 시민들에게 널리 알려진 불법 정치자금 제공 수법이다. 통일교는 단체 자금을 개인 명의로 쪼개 여야 국회의원 수십 명에게 소액 후원하는 방식으로 감시망을 피했다. 합수본은 쪼개기 후원 수사에 있어서는 국민이 납득할 수 있는 결과를 내놓아야 할 것이다. 한편 매번 돈을 준 쪽만 처벌받고, 받은 정치인은 ‘몰랐다’라고 하면 처벌받지 않고 빠져나가는 쪼개기 후원은 20년 넘은 불법 관행이다. 2004년 정치자금법 개정 이후 20년이 넘도록 이 구조적 허점이 고쳐지지 않은 것은 정치자금 정보의 투명한 공개와 전파에 대단히 취약한 현행 정치자금법을 정치권이 고칠 의지가 없기 때문이다. 정치자금에 관한 정보는 정치적 판단과 평가의 중요한 기준으로 민주주의의 정상적인 작동을 위한 유권자의 기본적인 알 권리에 속한다. 정치자금의 투명한 공개와 전파를 위한 정치자금법 개정을 더 이상 미뤄서는 안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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