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회쿠데타에 맞서는 시민항쟁 타오르다
여의도 앞 1만여 시민 운집해 촛불시위, 탄핵무효·민주수호 구호
2002년 대선을 앞두고 광화문을 밝힌 촛불이 2004년 3월 12일 여의도를 밝혔다. 당시 “미선이, 효순이를 살려내라!”는 구호가 “탄핵 무효, 민주 수호!”로 바뀌었을 뿐.

대통령에 대한 사상 초유의 의회 탄핵안이 가결된 12일 오후 7시 30분 현재 여의도는 손에 손에 촛불을 든 시위대가 대규모 군중을 이루고 있다. 낮에 여의도를 지킨 사람들이 노사모, 국민의힘 등 단체와 회원들이었다면, 촛불시위를 벌이는 밤엔 시민단체 회원들과 활동가, 대학생, 주부 등 일반시민들이 훨씬 많다. 시민항쟁이 조직되고 있는 것이다.
직장을 마치고 참석한 넥타이 부대, 아이들을 데리고 나온 주부들의 모습은 2002년 겨울 광화문 촛불시위에 모였던 바로 그들의 모습을 그대로 닮았다. 나부끼는 깃발 속에는 간간이 노동조합 깃발과 대학 총학생회 깃발이 섞여 있다.
7시 30분 현재 여의도는 경찰 저지선인 국민은행 앞에서 약 400m 넘는 거리를 촛불시위대가 연좌하고 있다. 1만명 안팎으로 추산되는 촛불시위 참가자들은 지금도 계속 늘고 있다. 노래를 부르며 구호를 외칠 때마다 출렁이는 촛불의 불야성은 일찌감치 불을 끈 한나라당사와 대조적이다.

오늘 촛불시위 첫 행사는 시민사회단체가 맡았다. 김제남 녹색연합 사무처장은 장장 10분이 넘는 규탄연설을 “16대 국회 해산시키자!, 낡은 정치 쓸어버리자!”는 구호로 정리했다.
민만기 녹색교통 사무처장은 “한 줌도 안되는 국회가 오늘 국민 대다수의 반대에도 불구하고 탄핵안을 가결시켰다”면서 “이 나라, 이 민주주의를 우리가 어떻게 만들어 왔는가?”라며 절규했다. 그는 오늘 탄핵안을 가결시킨 한나라당과 민주당 등 야당의 향후 정국 구상을 3가지 시나리오로 요약하며, 이들의 정국 기도를 분쇄하자고 호소했다. 첫째 헌법재판권을 회유, 협박해 헌재의 탄핵안 수용을 기도하며, 둘째 현 내각의 해체와 거국중립내각 구성을 시도하며, 마지막으로 총선 연기 또는 개헌을 시도한다는 것이 그 내용이다.
김상희 여성민우회 공동대표는 “오늘 시민사회단체는 ‘탄핵 무효와 민주주의 수호를 위한 비상국민행동을 선언한다”고 밝혔다.
7시 50분 현재도 여의도엔 직장을 마친 시민들이 속속 결집하고 있다. 집회 주최측은 내일부터 매일 6시마다 ‘탄핵 무효와 민주 수호’를 위한 촛불집회를 광화문에서 열기로 결의했다. 의회 쿠테타에 맞서는 시민항쟁이 시작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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