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표권보장 공동행동 논평>
박근혜 후보, 유권자의 시각에서 판단할 것을 요구한다
선거일은 모든 국민에게 공휴일 아냐, 투표권 사실관계부터 확인해야
참정권 보장은 비용의 관점에서 판단할 사안 아니야
11월 1일, 국민 의지 모아 국회에 국민청원 진행할 것
어제(10/30), 새누리당 박근혜 후보가 투표시간 연장에 대해 사실상 거부 입장을 밝힌 것으로 알려졌다. 투표권 보장에 대한 국민적 여론이 들끓는 상황에서도, 지금까지 묵묵부답이었던 태도에 비춰보면 다행이라고 해야 할지 모른다. 그러나 유권자의 참정권 보장이라는 가장 중요한 민주주의의 의제를 언급하면서, 쟁점을 둘러싼 사실관계도 제대로 확인하지 않은 채 부정적인 시각을 나타낸 것은 매우 유감이다. 박근혜 후보는 유력한 대통령 후보로서, 유권자의 시각에서 진지하게 검토하고, 투표권 보장 입법에 나설 것을 요구한다.
무엇보다 박근혜 후보의 발언은 ‘선거일은 공휴일’이라는 잘못된 상식에 기초해 있다. 현행 선거일은 ‘관공서의 공휴일에 관한 규정(대통령령)’에 의거 관공서와 공무원에게만 법정공휴일이다. 새누리당의 윤상현 의원은 18대에 이어 19대에도 선거일이 포함된 ‘공휴일에 관한 법률안’을 제정하자는 발의안을 내며 “우리나라는 「관공서의 공휴일에 관한 규정」을 통하여 공휴일을 규정하고 있으나 기본적으로 휴무에 관하여는 개별 기업에 맡겨놓고 있는 까닭에, 사회적 약자에 속하는 근로자의 경우 공휴일을 주장하기가 쉽지 않고 기업 방침에 일방적으로 따르는 것이 일반적”이라며 대체공휴일을 포함한 공휴일 법률안을 제정하자고 밝힌바 있다. 윤상현 의원이 동일한 법률안을 18대에 발의할 당시에는 이정현 현 공보단장도 공동발의자로 참여한 바 있다. 또한 투표일을 공휴일로 지정한 나라가 우리나라 뿐이라는 발언 역시 사실관계와 다르다.
물론 상당수의 기업이 단체협약이나 취업규칙을 통해 선거일을 휴무로 지정하고 있는 것도 사실이다. 그러나 노조를 통해 권리를 주장하기 어려운 비정규직, 중소영세 사업장이나 직종별 특수성에 따라 많은 노동자들이 선거일에도 출근을 해야 한다. 지난 9/26 한국갤럽 여론조사에도 올해 총선 투표일에 직장인 절반이 근무한 것으로 나타난 바 있다. 현행 공휴일 제도의 법적 체계와 선거일 근무 현황에 대해 제대로 파악하지 않은 채, 공휴일에 투표하지 않는다며 유권자의 ‘성의’를 탓하는 무책임한 반대는 이제 그만두어야 한다.
또한 ‘100억의 비용과 가치’를 언급한 것도 문제다. 투표시간 3시간 연장에 선관위는 100억원을 추계했지만, 국회 예산정책처는 50억에 못 미치는 예산을 추계 했다고 한다. 현 새누리당 이명수 의원의 경우 18대 국회에서 투표시간을 8시까지 연장하자는 법안을 발의하며, 18억원을 추가 소요 비용으로 추계한 바 있다. 예산에 대한 면밀한 검토 없이 다수액을 유일한 근거로 내세워 부정적 의견을 밝히는 것은 옳지 않다. 더 큰 문제는 국민의 투표권을 예산 대비 효율성의 관점에서 접근하는 태도다. 참정권 보장은 비용의 관점에서 판단할 사안이 아니다. 헌법재판소의 위헌판결로 올해 총선에서 도입된 재외국민선거에 213억원의 예산이 책정되고도 투표율은 2.52%에 불과했다. 그렇다고 재외국민의 참정권을 보장하기 위한 노력을 중단해야 하나? 다소의 예산이 소요되더라도 출근 등으로 투표에 참여하지 못하는 유권자는 없어야 한다. 그것이 1인 1표, 보통선거권과 참정권을 보장하는 헌법의 정신이다.
이제 대선이 50일도 채 남지 않았다. 그러나 투표권 보장을 위한 법률 개정은 대선 후보와 여야정당의 결단만 있으면 시간이 문제될 것이 없다. 지금이라도 박근혜 후보가 투표시간 연장 문제를 유권자의 입장에서 숙고하고 참정권 보장의 문제로 진지하게 판단할 것을 요청한다. 투표권 보장 공동행동은 ‘선거일 유급휴일 지정, 투표시간 9시까지 연장’에 동의하는 유권자의 목소리를 모아, 11월 1일 국회로 갈 것이다. 투표권을 보장하라는 유권자의 국민청원에 국회와 박근혜 후보는 ‘성의 있는’ 답변을 내놓아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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