참여연대이야기 기타(od) 2001-02-22   1510

[제95호 쓴소리] 현재, 부평은 ‘계엄상태’입니다.

대통령님,

대우자동차 정리해고와 파업강제진압 규탄 집회시위가 예정된 부평은 지금 계엄령이 떨어진 듯 공권력의 무법천지가 되고 있습니다. 오늘 22일 오후 3시에 열릴 ‘정리해고 분쇄! 강제진압 규탄대회’가 열리는 부평역 앞은 아침부터 수천 명의 경찰이 점거하고 있었고, 노동자로 보이는 사람은 닥치는대로 연행을 하였습니다.

더욱 천인공로할 일은 22일 오후 1시부터 열린 예정된 민주노총 산하 금속산업연맹 단위노조대표자회의 장소인 부평역 인근 신한국신용금고 건물을 원천봉쇄하고 근처 식당에서 밥을 먹고 있던 화천기계, 카스코, 경남금속, 두산기계, 대림자동차, 한일단조, 웨스트, 시티즌정밀, 한국산연, 세신창원, 센트럴, 효성, 코람프라스틱 위원장 등 10여명을 아무런 이유도 없이 법의 근거도 없이 부펑경찰서로 잡아갔습니다.

신고제로 된 현행 집회와 시위에 관한 절차에 따라 정당하게 신고된 합법집회를 원천봉쇄하고 아무나 닥치는대로 잡아가고, 심지어 식당에서 밥먹는 사람까지 강제로 끌고 가는 경찰의 만행을 우리는 강력히 규탄합니다.

게다가 오늘 22일 새벽에는 부평에서 열리는 집회에 참석하려는 노동자들을 태운 버스를 창원과 울산, 광주에서 경찰이 다짜고짜 가로막음로써 차로가 막혀 그 일대 출근길이 모두 난리가 났습니다. 도대체 경찰은 어느 법에 근거를 두고 이런 일을 벌였단 말입니까? 지금이 군사독재 시대입니까?

대통령님, 사흘전에는 파업을 강제로 진압하고, 이틀 전에는 성당에 쳐들어가 성직자를 때리고, 어제(21일)에는 60대 노인과 무고한 시민과 기자까지 폭행하고… 부평은 지금 나흘째 계엄령없는 계엄상태가 계속되고 있습니다.

도대체 그 무엇이 이 정부를 이렇게 만들었습니까? 노벨평화상을 받았다는 이야기를 떠올리기가 민망할 정도입니다. 아니, 모든 것 다 이해한다치고 국민의 정부가 이렇게 할 정부였다는 사실에 분노할 의욕조차 서질 않습니다.

대통령님, 콩 심은데 콩 나고 팥 심은데 팥 난다는 말이 있습니다. 정부의 성격은 정부가 떻게 정치를 하고 어떻게 법 집행을 하느냐에 따라 정해질 것입니다. 스스로 국민의 정부라 이름지었지만, 오늘 우리가 만난 정부의 모습은 그렇지 않습니다. 오히려 군사독재시절을 떠올릴 수 밖에 없습니다.

민주노총은 오늘 다시금 기대 이하의 정부에 대해 분노를 느끼지 않을 수 없습니다.

손낙구(민주노총 교육선전실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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