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운드테이블] 이재명 정부 1년, 돌아보고 내다보다(6/17)

이재명 정부 출범 1년 평가 라운드테이블

내란을 딛고 출범한 이재명 정부는 다차원적 불평등, 정서적 양극화와 사회 분열, 지역 격차와 인구 소멸, 전지구적인 기후위기와 전쟁위기 등 안팎의 구조적 위협에 직면해 있었습니다. 우리 사회는 양극단 간 거듭된 적대 끝에 물리력을 동원한 내란이라는 비극에 처했고, 헌정질서는 시민의 힘 덕에 가까스로 붕괴하지 않았습니다. 이재명 정부는 정치위기와 만성적인 각종 위기들이 포개지는 가운데 인수위원회도 없이 출범했습니다.

참여연대는 이러한 상황에서 정부를 향해 전문가 100인과 함께 새 정부의 나아갈 길에 대해 보고서를 발행한 바 있습니다. 우리 공동체가 처한 위기를 정부가 제대로 타개해 나가기 위해서 꼭 필요한 제언들을 담아보고자 했습니다. 사회 변화를 위해 여러 분야에서 헌신적으로 활동해 온 연구자, 활동가와 함께 해법을 찾아보고자 했습니다.

📌새 정부가 해야할 일과 말아야 할 일 “참여연대가 묻고 100인이 답하다” 바로가기

당시 전문가 100인의 인터뷰를 바탕으로, 정치·경제·사회·기후위기·디지털전환·평화·외교 등 전반의 과제를 짚어보며 새 정부 국정목표의 종합적인 구상을 △내란의 종식과 새로운 공화국 △정의롭고 평등한 사회 △전환의 시대, 미래로 나아가는 공동체 △평화롭게 공존하는 세계 등 네 가지 방향으로 제안했습니다. 구체적으로는 새정부가 “내란에 빠르고 정확하게 마침표를 찍을 것, 경제적·사회적 불평등을 완화하고 만연한 차별과 혐오에 대응하며 갈라진 공동체를 봉합해나갈 것, 녹색·디지털 전환에 적응하며 지속가능한 미래를 준비할 것, 한반도에 상존하는 군사 위기를 안정시키고 현명하게 외교적 공간을 만들어 지구적 공존과 평화를 모색할 것”을 주문했고 동시에 “대화, 협치, 연합, 숙의를 통해 사회 공통의 우선순위와 합의를 만들어 가야”하며 “민주주의를 지켜낸 시민의 힘을 믿고, 다양한 의견을 환영하고 조율하며 길을 찾아야”한다며 다양한 형식의 거버넌스 및 소통구조를 갖춰야 한다고 지적한 바 있습니다. 

어느덧 새 정부가 출범한 지 1년을 맞이했습니다. 참여연대는 지난 1년 우리 사회의 변화된 모습과 새롭게 대두되는 점들을 주목하면서 정부의 지난 1년 국정을 평가해보고자 합니다. 내란 이후 우리 민주주의가 더 단단해졌는지, 시민의 삶은 더 나아졌는지, 각 분야별 정부의 역할과 목표설정은 적절한지, 어디로 향하고 있는지 등 국정과 통치 전반에 대해 정부 출범 당시 시민의 대변자로서 제안했던 100인 보고서를 토대로 살펴보았습니다.

2026.06.17(수) 오후 2시, 이재명 정부 출범 1년 평가, ‘돌아보고 내다보다’, 참여연대 2층 아름드리홀 <사진=참여연대>

📍[총평] 이재명 정부 단기적 개혁과제와 지표관리에는 나름의 성과, 중장기적 대응은 부족해

라운드테이블은 이태호 참여연대 시민위원장의 사회로 시작되었습니다. 먼저 정부 출범 1년이 지난 현시점에서 이재명 정부를 어떻게 바라보고 있는지 물었습니다. 참가자들은 이재명 정부가 단기적 개혁과제 이행과 지표관리에는 성과를 냈으나, 중장기적 대응인 구조전환과 불평등 해소, 민주주의 제도화 측면에서는 부족하다고 평가했습니다. △김혜진 불안정노동철폐연대 상임집행위원은 이재명 정부의 성장과 실용주의, 정치개혁 등 편향된 의제 집중을 비판하며  안정노동의 확산, 기후위기 등 전반적인 전환에 대한 전망의 필요성을 △서복경 더가능연구소 대표는 산업구조와 인구구조 변화로 예상되는 위기에 대한 대응 부제를 지적하며 여러 시스템 정비의 필요성을 △김병권 녹색전환연구소 소장은 이재명 정부는 코스피 성장과 관세대응만이 도드라지며 불평등이나 복지 대응은 보이지 않는다는 지적을 △이상민 나라살림연구소 수석연구위원은 실용주의를 표방하는 이재명 정부가 단기적 대응에는 꽤 유능하지만 1년이 지난 현재 시점에선 중장기적 방향성이나 원칙이 필요함을 △이지현 참여연대 사무처장은 현 정부가 국정을 빠르게 안정시키고 헌정위기를 벗어났다는 점에선 긍정이지만, 민주주의의 구조적 변화나 제도적 진전은 미진하다고 평가했습니다.

📍[정치일반] 구조적 전환기에 대한 사회적 논의와 대처에 시급히 나서야

그다음으로는 각 참가자별 활동영역에 따라 부문별 평가를 진행했습니다. 먼저 [정치일반 분야]에 대해 서복경 대표는 이재명 정부가 마주한 현시점은 구조적 전환기로서 이에 대한 사회적 논의와 대처에 시급히 나서야 할 때라고 진단했습니다. 특히, 지난 6.3 지방선거 이후 불거진 ‘올림픽 공원 개표소 봉쇄 시위’는 우리 민주주의 토대의 한계를 여실히 드러낸 사건이라고 짚으며, 사태의 본질이 선관위의 황당한 행태에만 있는 것이 아니라 그 아래에 있는 낡은 민주주의 제도와 정당시스템의 모순에서 기인한다고 설명했습니다. 시대변화를 따라가지 못하는 탓에 정치는 새로운 상황에 대응하지 못하고, 규범체계마저 방향을 잃은 채 무질서가 고착화되고 있다는 지적입니다. 서복경 대표는 정부나 정당 등 정치만으로 해결할 수 없으며, 우리 사회 전체가 전면적으로 대안을 모색해야 한다고 강조했습니다.

📍[녹색·산업전환 분야] 지표상으론 긍정적, 그러나 엇박자와 정책 충돌. 정책기조 자체를 전면 재편해야

김병권 소장은 [녹색·산업전환 분야]의 경우 지난 정부와 비교해 지표상으로는 긍정적인 흐름을 보이고 있다고 평가했습니다. 이전 정부들에 비해 재생에너지 전환에 적극적이며 지산지소 원칙이나 햇빛소득 마을 등의 정책도 긍정적으로 볼 수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그러나 과거처럼 기존의 정책을 유지한 채 기후·재생에너지 정책을 단순히 병렬적으로 추가하는 방식은 더 이상 유효하지 않다고 꼬집었습니다. 김병권 소장은 이재명 정부가 여전히 과거의 관성대로 재생에너지 정책을 대하고 있으며, 막대한 전력을 소모하는 AI분야 산업육성을 동시에 진행하며 엇박자와 정책 충돌을 빚고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따라서 이제는 이러한 정책 간 충돌을 조정하고 기존의 정책기조 자체를 전면적으로 재편하는 혁신이 필요한 시점이라고 강조했습니다.

📍[재정·조세 분야] 재정역할은 적절하지만 지난 정부에서 발생한 누적 세수 결손 회복 부족해

[재정·조세 분야] 대해서도 평가하였습니다. 이상민 수석연구위원은 이재명 정부가 이전 정부의 실책이었던 부자감세와 이에 따른 재정건정성 문제 등을 해결해나가고 있지만 몇 가지 지점에서 진정성을 알기 어려운 모습을 보이고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예컨대 올해 추경은 에너지 전환과 취약계층 지원, 고물가 대응순으로 중요했지만, 실제 집행 내역을 보면 유가 대응에 5조 원, 조세지출에 4.7조 원이 투입된 반면, 에너지 효율 부문에는 5,800억 원에 그쳐 정책 목표와 정반대 행보를 보였다고 설명했습니다. 통상 정부의 적극적인 재정 역할과 재정 건전성 확보는 상충되므로 적절한 균형이 중요한데,이재명 정부는 ‘재정역할’을 적절히 수행하고 있으나, 지난 정부의 감세 정책으로 발생한 약 80조 원의 누적 세수 결손을 이번 세법개정안에서 고작 30조 원 가량만 회복하는 데 그쳐 아직 부족하다고 평가했습니다. 게다가 앞선 보수정부조차 엄두를 내지 못한 배당소득 분리과세 같은 초부자 감세 정책을 펴는 등 질적인 면에서도 아쉽다고 덧붙였습니다. 또한, 정부가 최근 반도체 호황과 그에 따른 초과세수를 어떤 식으로 사용할지 원칙을 잡는 것이 중요하다고 제언했습니다.

📍[노동·복지 분야] ‘창업과 투자’라는 기조가 우선, 불안정 노동과 불평등 문제를 다룰 장기적 전망은 보이지 않아

네 번째로는 이재명 정부의 [노동·복지 분야]에 대해 다뤘습니다. 김혜진 상임집행위원은 정부가 불안정 노동과 불평등 문제를 다루기 위한 장기적 전망은 세우지 않은 채 ‘창업과 투자’만을 강조하고 있는 상황이라 평가했습니다. 우선 현재 노동정책에는 산업전환·기후위기·AI 도입 등 급변하는 환경에 부합하는 장기 구조 대책이나 사각지대 해소 방안이 없다고 지적했습니다. 정부가 그나마 내세운 주 4.5일제나 정년연장은 정작 심야노동자, 초단기 노동자 등 취약계층의 현실을 반영하지 못하고 있으며, 앞으로 닥쳐올 이주·플랫폼·비임금 노동자 등의 문제에 대해선 적절한 대안이나 정책방향을 내놓고 있지 못하다는 분석입니다. 한국 정부가 국제노동기구(ILO)의 ‘플랫폼 경제에서 양질의 노동에 관한 협약’에 찬성하고도, 최저임금위원회가 플랫폼 노동자의 최저임금 적용을 거부하는 모습은 글로벌 기준과 동떨어진 한국 노동 현실을 단적으로 보여준다고 비판했습니다. 또한 현안 대응과 제도적 노동권 후퇴 문제도 지적했습니다. 그는 이재명 정부가 고공농성과 단식을 풀고 내려온 현장 노동자들의 사후 사태 해결에 손을 놓고 있으며, ‘5극 3특’ 관련 특별법 남발로 노동권을 후퇴시키고 있다고 평가했습니다. 아울러 예산 미편성으로 노동자에게 업무 폭탄을 전가한 ‘지역사회 통합돌봄’, 반도체 편중 정책 속에 고용 붕괴 위기를 맞은 여수 석유화학·철강 산업에 대한 대책의 부재, 노동자의 일자리와 숙련 탈취 문제를 배제한 채 경쟁력만 강조하다 노동계의 외면을 받은 ‘AI 사회적 합의’ 등 전방위적인 정책 엇박자가 이어지고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이와 같은 상황에서 이재명 정부가 남은 임기 동안 근본적인 방향 전환을 이끌어내기 위해서는 시민사회의 거대한 압력이 필요하다고 강조했습니다.

📍[평화·외교 분야] ‘대기업’ 국익 중심의 실용외교, ‘국민 중심’의 국익으로 전환이 필요해

[평화·외교 분야]에 대해 평가한 이태호 시민위원장은 이재명 정부가 국익중심의 실용외교를 표방하며 미국과의 관세협상을 타결하는 등 긍정적인 평가를 받고 있지만, 그 이면의 실효성과 한반도 평화에 미칠 영향을 냉정히 따져봐야 한다고 진단했습니다. 최근 통상외교는 대기업 총수들을 동반한 기업 간 외교 형태로 진행되는 경향을 보이는데 실제로 이번 미국과의 관세협상에서 한국은 한-미FTA라는 기존의 틀에도 자동차, 반도체, AI, 조선 등 몇몇 산업분야의 관세를 낮추기 위해 3,500억 달러라는 천문학적인 대미 투자를 약속한 것이라고 설명했습니다. 이어 결국 이 외교를 통해 ‘누가 돈을 벌고 있는가’라는 질문을 중요한 반면, 국가가 세제 혜택과 외교적 자원을 특정 대기업에 몰아주어 발생한 이익을 국민에게 어떻게 환원할 것인지에 대한 사회적 토론은 전무하다고 지적했습니다. 통상특별법 채택 과정에서도 기업의 해외 쏠림으로 인한 국내 투자 여력 위축 우려는 철저히 외면당했으며, 정부는 국민에게 그저 ‘대기업 주식투자로 이익을 보라’는 단편적인 시그널만 주고 있다는 비판입니다. 경제와 안보를 하나로 묶어 거래하는 현 정부의 ‘패키지 딜’에도 우려를 표했습니다. 정부가 ‘핵잠수함 확보’라는 성과가 통상 협상의 모든 손실을 상쇄할 것처럼 주장하지만 도리어 동북아의 지정학적 불안과 군비 경쟁을 자극하는 자충수가 될 수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결국 이재명 정부의 실용외교는 과거의 냉전적 억지 전략을 실용이라는 단어로 분칠한 것으로 보인다며 따갑게 비판했습니다. 이어 엄혹한 국제 지형 속에서 중견국가로서의 주도적 리더십을 발휘하기 위해 ‘대기업 중심’의 국익에서 실질적인 안녕과 평화를 보장하는 ‘국민 중심’의 국익으로 전환해야 한다고 제언했습니다.

📍[토론] 광장의 요구, 풀뿌리 민주주의, 코스피 5000 시대, AI 육성… 이에 대해 이재명 정부는 어떻게 하고 있는가

이어 참가자들은 각 분야별 평가에 대해 추가적인 토론을 나누었습니다. 먼저 지난 광장에서 시민들이 사회대개혁과 혐오·차별 대응 및 평등 실현을 요구했음에도 이재명 정부가 이에 대한 뚜렷한 성과를 내지 못하는 상황이며, 이를 뒷받침해야 할 시민참여와 협치도 이루어지지 않고 있다고 짚었습니다. 이어 진정한 내란청산을 이루기 위해서는 한국 정치가 건강하게 작동하게 하는 것이 필요한데, 오히려 정치는 지난 7~8년간 사법적 사안 외에는 지속적으로 건강하지 않은 방향으로 악화되고 있어 정치와 시민사회 모두 원인을 고민하고 성찰해 봐야 할 시점이라고 꼬집었습니다.

이번 지방선거는 최근 나타나는 절대적인 후보자 수의 감소세(2018년 9,363명 / 2022년 7,616명 / 2026년 7,829명)가 이어지며 여전히 풀뿌리 민주주의는 취약한 상태라고 지적했습니다. 물론 50%가 넘는 투표율을 보였으나 선거제도에 대한 신뢰와 작동, 제대로된 대표성 회복을 위해선 대대적인 구조개편이 필요한 시점임을 강조했습니다. 이어 기초 행정 단위에서부터 그 회복력을 만들어내야 한다고 설명했습니다. 특히 올해 10월부터 정식기구로 출범하게 될 주민자치회와 곧 제정될 가능성이 높은 사회연대기본법이 풀뿌리 회복력 구축의 기반이 되어야한다고 덧붙였습니다. 

‘코스피 5000 시대’라는 방향에 따라 추진되는 상법개정은 지배구조를 개선해 기업의 효율을 높이는 방식으로 경제에 직간접적인 도움이 되지만, 감세를 통한 주가 상승은 부적절하다 지적했습니다. 특히 금융투자소득세 폐지나 배당소득 분리과세와 같이 주가부양만을 위한 정책은 실물경제와 관련이 없으며, 국민들의 후생에 기여하지 않는다는 것입니다. 또한, 부동산 투자에 대해서는 ‘투기’라고 비판하면서 주식투자는 권장하는 세태에 대해, 사실은 주식소유자간 불평등이 훨씬 강도가 높고 양자 모두 노동윤리를 부식시키는 방향이라는 점에선 본질적으로 동일하다고 지적했습니다. 

세계적으로 AI가 외교·안보·국방·산업 등 모든 분야에서 결합하는 현시점에 ‘소버린 AI’ 추진을 통한 국제 정세 변화 대응은 피할 수 없는 방향이라 보았습니다. 그러나 ‘AI 버블’이 터졌을 때, 경제적으로 완충해낼 실물산업 기반이 전무한 상황을 경고하며 AI산업 편중에서 벗어날 것을 촉구했습니다. 또한, AI가 노동영역에 상당한 영향을 주고 있는데 산업활성화 측면에서만 다뤄지고 있다는 점도 지적했습니다. 요컨대 AI에 편중된 산업정책에서 물러나 실물경제의 탄탄한 재구축과 더불어 불평등 해소, 복지 확대에 주력해야 한다고 주장했습니다.

이번 행사는 정부의 지난 1년 국정을 평가하고 대안을 모색하는 자리였습니다. 동시에 참가자들은 정부의 역할만큼이나 시민사회의 주체적 역할이 중요하다고 강조했습니다. 언젠가부터 시민사회의 의제가 지나치게 협소하고 미시적인 영역에 갇혀, 사회 전체를 관통하는 구상과 장기적 전망을 상실해 가고 있다는 성찰도 있었습니다. 이에 참가자들은 개별 의제에 매몰되는 지엽적 역량 강화를 넘어, 우리 사회를 전망하고 이를 실천으로 조직해 나가야 한다는 데 뜻을 모으며 자리를 마무리했습니다.

행사개요

  • 행사명: [라운드테이블] 이재명 정부 1년, 돌아보고 내다보다
  • 일시: 2026년 6월 17일(수) 오후 2시~4시
  • 장소: 참여연대 2층 아름드리홀
  • 패널
    • 이태호 참여연대 시민위원장 / 진행
    • 김병권 녹색전환연구소 소장
    • 김혜진 불안정노동철폐연대 상임집행위원
    • 서복경 더가능연구소 대표
    • 이상민 나라살림연구소 수석연구위원
    • 이지현 참여연대 사무처장
  • 주최: 참여연대
  • 문의: 참여연대 정책기획국 02-723-08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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