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무현 대통령 당선! 작년 12월 19일 밤, 이 사회의 정치적 ‘다수’에 속함을 확인할 수 있었던 많은 ‘우리’는 아마도 벅차오르는 환희 때문에 쉬이 잠을 이루지 못했을 것이다. 개혁정부의 탄생! 얼마나 가슴 뛰는 일인가? 이제 우리는 지역주의와 구태 정치와 냉전적 정치구도를 청산하고 아래로부터 오는 민주적 열망에 호응하는 정말로 민주주의다운 민주주의의 첫걸음을 뗄 수 있지 않겠는가? 어쩌면 우리는 온갖 ‘비정상성의 정상성’에 유린당해 왔던 지금까지 우리나라의 현대사에서 이처럼 획기적인 ‘사건’은 없었다고까지 말할 수 있지 않겠는가?
그러나 우리 모두는 안다. 우리의 이 들뜸은 단순히 ‘바보’였던 한 정치가의 ‘인간승리’에 초점이 가 있지는 않다는 것을. 우리의 이 환희는 노무현이라는 제대로 된 민주적 지향을 가진 한 정치가를 국민후보로 옹립해 내고 그를 위기의 고비고비로부터 구해 내어 결국 그를 대통령으로 만들어낸 그동안의 ‘민주적 과정’ 전체에 대한 만족감의 표현이다. 그렇다. 우리는 정말 불가능한 것처럼 보였던 일을 해내었다. 고비고비 그렇게 가슴 졸이고 때로는 절망하면서도 결국 이겨내었다. 만약 노무현의 대통령당선이 수많은 ‘도전’에 대한 민주적 극복과정이 아니었더라면, 그 다난했던 과정이 없었더라면, 우리의 희열이 이처럼 크지는 않았으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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