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상호 / 한양대 제3섹터연구소 연구교수
1. 통렬한 성찰과 인식 전환의 시점
지금의 대선과 가장 유사한 선거는 3당 합당 이후 벌어진 1992년 대선이었다. 이 선거는 정주영 후보가 출마하여 보수층 유권자의 분열을 가져왔음에도 3당 합당을 통해 호남고립화에 성공한 김영삼 후보는 약 200만 표차로 압승을 거두었다. 범여권의 지리멸렬한 상황이 지속되는 등 결정적 변수가 작용하지 않는 한 이번 17대 대선은 역대 선거 중 가장 큰 득표율의 격차를 낳을 것으로 예상된다.
어쩌다 이렇게 되었을까? 13대 총선 이후 16년 만에 여대야소 국회를 만들어 놓은 17대 총선이 불과 3년 전이었음을 고려한다면 놀랄 만한 일이다. 나는 거기에는 두 가지 근본적 원인이 있다고 확신한다.
1) 실현가능한(plausible) 진보 경제학의 상실과 소진에 의한 민주화
첫째, 한국의 민주화 세력은 현재 1970년대와 80년대 남미의 군부 세력과 비슷한 상황에 놓여 있다. 메인워링(Mainwaring, 1994)은 1980년대 후반 이후 남미에서 이어진 군부정권의 병영으로의 복귀는 미국의 우아한 퇴각이라는 세계전략과 더불어 국정운영능력의 고갈에 따른 자발적 선택이었다고 설명하고 있다. 그에 따르면, 군사정권의 장기집권에도 대중의 사회경제적 삶이 개선되기는커녕 악화되었음이 명백해지면서, 즉 ‘대안의 소진(attrition)에 따른 민주화’가 당시 민주화 물결의 근본 원인이었다는 것이다. 다만 차이가 있다면, 한국의 민주화 세력은 자신들의 임무로 설정하였던 절차적 민주주의의 의미 있는 진전을 이루어 놓았다는 점에서 ‘성공의 역설’에 해당된다고 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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