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3호] 주제기획 4_이명박 정부의 두 얼굴과 다가올 위기들


주제기획
이명박 정부의 두 얼굴과 다가올 위기들

우석훈 _ 금융경제연구소 연구위원

1. 들어가는 말

개인적으로 ‘신자유주의’라는 용어를 그렇게 선호하지는 않는 편이다. 우선은 신자유주의라는 용어 자체가 가지고 있는 내용이 서로 합의를 하기 어려울 정도로 다양하면서 한편으로는 너무 빈약한 속성이 있다. ‘워싱턴 콘센서스’라는 90년대 초중반의 미국 보수진영에서의 생각이라고 정확하게 내용을 축약시키면 약간 나아지겠지만, 한국에서는 ‘돈을 벌기 위해서 하는 모든 행위’ 혹은 ‘시장’에 대한 지나친 이데올로기적 찬양과 유사한 용어로 쓰이는 경향이 있다. 그렇다면 신자유주의는 경제학의 고전학파 즉 애덤 스미스에서 리카도를 거쳐 존 스튜어트 밀까지 내려오는 일련의 사람들이 주장했던 개별적 자유에 대한 찬양과 동일한 것인가, 아니면 레옹 왈라스를 비롯한 일련의 한계효용학파들이 주장했던 ‘자유방임주의(Laissez-Faire)’와 동일한 것인가? 이런 것들과 조금은 다른 한국적 맥락에서의 특수성이, 이 용어에는 담겨 있는 듯하다. 게다가 신자유주의라는 용어가 가지고 있는 또 다른 곤란한 점은, 자신이 신자유주의자라고 하는 사람이 사실상 존재하지 않는다는 점이다. 물론 노무현 대통령이 ‘좌파 신자유주의’라는, 분열증적인 용어를 사용한 적이 한 번 있기는 하지만, 한국에 자신이 ‘신자유주의자’라고 하는 사람이 과연 있을지 의문이다. 토건주의자들은 분명히 존재한다. 강력한 재벌주의자들은 전경련에 일부 존재하는 것 같다. 그리고 극단적인 민영화 찬성론자, 심지어는 수돗물 민영화가 자신이 존재하는 이유라고 생각하는 사람들도 환경부에는 존재하는 것 같다. 그러나 그들 중 어느 누구도 자신을 선뜻 신자유주의라고 설명하지는 않는다. 한국 자본주의의 특수한 편린 속에 등장하는 복합적인 경향성이 이 한 개의 단어에는 모두 중첩되어 있다. 그렇다면 한나라당은 신자유주의 정당인가? 그렇다면 외면적으로 이들에 대항하는 민주당은? 이들은 모두 지역감정 위에 서 있는 지역 대표세력들에 불과하다고 볼 수는 없는 것일까? 이런 몇 가지 이유로, 나는 개인적으로 신자유주의라는 용어를 사용할 때 조금 불편하고, 그래서 어지간하면 이 용어를 잘 사용하지 않으려고 하는 편이다. 공격할 때나 수비할 때나, 서로 그림자를 보고 싸우고 있는 것과 같다는 느낌을 좀 받기 때문이다.

이러한 제약 조건에도 불구하고 지난 10년 간을 평가할 때 신자유주의만큼 또 그럴 듯하게 상황을 설명해주는 용어도 흔치 않다. 아마 다른 사람들도 이런 매력 때문에 문제가 많음에도 불구하고 이 용어를 여전히 사용하게 되지 않을까라고 생각하게 된다. 김대중 대통령이 집권했던 초기 5년을 ‘완화된 신자유주의’, 그리고 노무현 대통령의 후기 5년을 ‘강화된 신자유주의’라고 표현하면, 국민경제의 전환과 노동과정에서의 변화, 심지어는 비정규직 일반화 혹은 한국 농업의 몰락까지 아주 자연스럽게 하나의 흐름 속에 있는 것과 같은 분석틀을 제공하게 된다. 여기에 부동산 정책, 복지 정책, 그리고 사교육비의 증가에 이르기까지, 일련의 사회경제 지표들이나 구조들을 늘어놓고, 초기 5년간은 완화된 상태였고, 그 후에 5년은 강화된 상태라는 가설을 세우면, 굉장히 많은 지표들, 특히 물리적이거나 화폐적인 지표들은 마치 일부러 그렇게 디자인된 것처럼 아주 아름다운 지수형 함수의 그래프로 나타나거나 가끔은 S자 유형의 로지스틱 함수의 그래프로 나타나게 된다.

진보와 보수 혹은 좌파와 우파와 같은 정치적 수사들을 배제하고, 순수하게 사회경제라는 관점에서 한국 사회를 바라보면, 오히려 이명박 정권은 지난 10년이라는 기간에 대한 ‘단절’이 아니라 아주 자연스러운 논리적 귀결처럼 보이게 된다. 농업의 예를 들어보자. 김영삼 대통령 때 농업 개방이 결정되면서 농업 붕괴라는 과정이 진행된 것이라는 가설을 세워보자. 김대중 대통령 시절에는 농업이 아주 어려워지다가, 노무현 대통령 시절에는 사실상 ‘농정 로드맵 10개년 계획’에 의해서 농업 포기정책이 진행되었다. 그렇다면 이명박 대통령 시절에는? 어차피 포기한 농업, 그 땅에 골프장도 짓고, 공장도 짓고, 다른 것을 해보자는, 농지 포기의 단계로 넘어가지 않을까라고 자연스럽게 유추할 수 있다. 아마 현실은 이렇게 진행될 가능성이 높다. 물론 박근혜가 대통령이 되었거나, 아니면 이회창이 되었거나, 혹은 정동영이 되었다면 다른 흐름이 있었을까? 그렇게 생각되지는 않는다. 누가 대통령이 되었더라도 같은 일이 벌어졌을 가능성이 높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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