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헌안 투표 불성립에 대한 참여연대 입장
직무유기와 몰염치로 지방선거 동시개헌 무산시킨 국민의힘 규탄한다
개헌특위 즉각 구성, 시민 참여 보장되는 개헌 절차 제도화해야
국민의힘의 개헌안 표결 거부로 6.3 지방선거 동시개헌이 결국 무산되었다. 40여 년간 축적된 사회 변화와 개혁의 요구, 그리고 12.3 내란 이후 ‘윤석열 파면’을 넘어 내란을 가능하게 한 정치·사회의 구조적 원인을 바꿔야 한다는 주권자의 목소리를 헌법 개정으로 반영하는 것은 한국 사회의 시대적 과제이자 국회의 책무이다. 그러나 국민의힘의 무책임한 직무 유기와 몰염치로 헌법 개정은 국회 문턱을 넘지 못하고 또다시 일정 기간 미뤄졌다. 국회 개헌특위 구성, 국민투표법 개정, 개헌 표결까지 개헌 논의 전체를 시종일관 발목잡으며, 새로운 대한민국을 꿈꾸는 시민들의 목소리와 열망을 짓밟은 국민의힘을 규탄한다.
개헌의 필요성과 주요 방향에 관한 우리 사회와 정치권의 공감대와 주권자 시민의 동의 기반은 이미 수차례 확인되었다. 지난 11월, 참여연대는 내란 종식과 민주주의 회복을 위한 개헌, 분권과 자치에 입각한 개헌, 기본 인권과 사회적 기본권을 강화하는 개헌 등을 기본 원칙으로 하여 전면적인 헌법 개정안을 입법청원했다. 전면 개헌이 필요한 상황임에도 이번 개헌 추진이 부마민주항쟁과 5·18민주 정신, 계엄권 통제 강화, 지역균형 발전 내용을 담은 최소한의 개헌안에 머무르게 된 이유는 개헌의 적기를 놓치지 말고 온전한 개헌으로 가는 첫 단계로서 누구나 공감할 수 있는 최소 합의 수준의 개헌부터 시작하자는 것이었다. 고착된 현재의 헌법을 조금이라도 바꾸기 위한 첫 단추의 의미였다.
이에 이번 개헌안의 내용만큼이나 2단계 개헌을 위한 구체적인 계획과 논의틀, 시민참여 방안을 약속하는 것이 중요했으나 여야 6당 개헌 합의에서 2단계 개헌은 ‘선언’만 있을 뿐 실질적 장치들은 전무했다. 개헌절차법을 만들자는 시민사회의 제안에도 국회는 미온적이었다. 1단계 개헌을 시작으로 전면적이고 온전한 개헌 논의가 이어진다는 기대가 없는 상황에서 최소치의 개헌은 시민들의 관심을 떨어뜨리고, 결과적으로 국민의힘을 설득하거나 압박할 명분과 동력을 약화시켰다. 집권여당인 민주당의 개헌 의지와 행동은 최저선에 머물러 있었으며, 개헌이라는 시대적 과제를 이뤄내기에 정치적 역량 또한 턱없이 부족했다. 집권여당의 성찰과 자성이 요구된다.
비록 지방선거 동시개헌은 무산되었지만 결코 끝은 아니다. 국민의힘은 개헌안 투표가 있었던 지난 7일, 본회의장 앞 의원총회에서 국회 하반기 개헌특위를 구성해 권력구조 개편까지 포괄하는 개헌안 논의를 하자고 제안했다. 이것이 진심이라면 국민의힘은 당장 당내에서부터 국민의힘이 제시하는 헌법 개정안을 위한 토론을 시작하고, 국회 개헌특위에 성의 있게 참여하며 새로운 헌법 체제와 미래 비전을 밝히고 시민들의 의견을 구해야 한다. 몽니부리기로 지방선거 동시개헌을 무산시킨 국민의힘이 앞으로 어떤 자세와 태도로 개헌 논의에 임하는지 시민들은 똑똑히 지켜볼 것이다.
국회는 하반기 원구성에서 개헌특위 구성을 최우선으로 합의하고 즉각 논의를 시작해야 한다. 구체적인 개헌 절차와 일정을 협의하고, 시민들의 논의 참여가 실질적으로 보장될 수 있는 방안을 제도화해야 한다. 정치권의 진지한 토론과 상호 존중에 기반한 협의가 기본이 되는 가운데, 시민들의 실질적인 토론과 숙의로 새로운 대한민국을 위한 개헌이 빠르게 추진되고 이루어져야 한다. 이를 위해 참여연대는 개헌을 요청하는 주권자들의 목소리를 모아내고 시민이 주체가 되어 새 헌법을 마련할 수 있도록 개헌 운동을 계속 이어갈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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