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논평] 윤석열 정부의 생색내기 독점규제법 추진 우려스럽다

참여연대는 2019년부터 온라인플랫폼 기업들의 불공정 행위를 규제하고 독과점을 방지하기 위한 법제도 마련을 요구해왔습니다. 이후 국회에는 정부안을 포함해 20개에 달하는 온라인플랫폼 공정화법과 독점규제법이 발의되었습니다. 그런데 그동안 허울 뿐인 ‘자율규제’를 내세우며 공정화법을 반대해온 정부가 이제와서 본인들의 독점규제법을 내겠다면서 국회 입법을 늦추고 있습니다. 곧 21대 국회가 끝납니다. 참여연대는 윤석열 정부의 생색내기 독점규제법 추진에 대해 아래와 같이 입장을 발표했습니다.

독점규제와 공정성 확보는 플랫폼 산업 혁신 위한 두 개의 바퀴

공정거래위원회는 오늘(12/19) 보도자료를 통해 한기정 공정거래위원장이 국무회의에서 독과점 플랫폼의 시장질서 교란행위를 차단하고 소상공인과 소비자를 보호하기 위한 방안을 보고하고 (가칭)플랫폼 경쟁촉진법 제정을 추진할 계획이라고 발표했다. 해외 주요국들이 앞다투어 온라인플랫폼 기업의 시장 독과점과 불공정 행위를 규제하기 위한 제도마련에 나서는 상황에서 정부가 늦게나마 관련 법 제정에 나서겠다고 밝힌 점은 다행스러운 일이다. 그러나 정부는 온라인플랫폼 독과점에 대한 규제는 필요하다면서도 유독 플랫폼 시장에 만연한 불공정행위를 제재하고 알고리즘의 투명성을 확대하며 입점업체와 플랫폼기업의 단체협상을 촉진시키는 플랫폼 공정화법에 대해서는 이미 실효성이 없는 것으로 드러난 ‘자율규제’ 방침을 고수하고 있어 매우 우려스럽다. 온라인플랫폼 기업의 독과점 남용을 규율하고 불공정행위를 제대로 제재할 때 플랫폼 산업의 혁신은 유지될 수 있다. 정부의 플랫폼 독과점 규제 정책이 ‘허울 뿐인’ 대책에 그치지 않도록 국회는 21대 국회 내에 온라인플랫폼 독과점 규제와 공정화를 위한 두 바퀴의 입법이 균형있게 입법될 수 있도록 총력을 다해야 한다.

앞에선 ‘독점 근절’ 뒤에선 ‘입법 방해’ 발의된 법안 처리만 하면 돼

공정위는 플랫폼 시장을 좌우할 정도로 힘이 큰 소수의 핵심 플랫폼을 지배적 플랫폼 사업자로 지정해 자사우대, 멀티호밍 제한 등 불공정행위를 규제하겠다는 방침이지만 이는 이미 국회에 제출된 20여개의 법안에 다 담겨있는 내용이다. 21대 국회가 임기종료를 앞둔 상황에서 이미 제출된 법안들을 둔 채, 굳이 정부안을 새로 추진하겠다고 밝히며 시간을 끄는 것을 보면 사실상 이번 국회 내에 해당 법안을 처리할 의지가 있는 것인지 의문이다. 윤석열 대통령은 입으로는 플랫폼 산업에서의 독점력 남용행위를 절대 용납할 수 없다는 수위 높은 발언을 쏟아내고 있지만 실상은 국회의 입법을 가로막고 법안의 규제 정도를 낮추기 위해 애쓰는 모습이다. 플랫폼 산업은 기존 산업에 비해 특정 기업의 시장점유율 확대 속도가 매우 빠르고 독과점적 지위가 고착화되면 해소하기가 매우 어렵다. 즉 규제 법안의 제정이 단 6개월, 1년만 늦어져도 플랫폼 사업자들의 독과점이 더욱 공고해진다는 뜻이다. 윤석열 대통령이 진정으로 플랫폼 영역의 독과점 행위를 해결하고자 한다면 반드시 이번 국회 내에 독과점 규제법과 공정화법을 처리해야 할 것이다.

그나마 새로운 내용은 지정 과정에서의 ‘예외 사유’, 대폭 축소해야

그나마 정부가 추진하겠다는 플랫폼경쟁촉진법에 담긴 새로운 내용이라고는 지배적 플랫폼 사업자를 지정하는 과정에서 플랫폼 사업자들에게 지정 전 의견제출, 지정 후 이의제기, 행정소송 등 항변 기회를 보장하고, 나아가 독과점과 불공정 행위를 하더라도 소비자 후생 증대효과 등 정당한 이유가 있었다는 사실을 증명하는 경우 금지대상에서 제외하는 등 온통 플랫폼 기업들이 빠져나갈 구멍을 만들어주는 것 뿐이다. 이미 카카오모빌리티가 콜몰아주기 과정에서 승차거부 개선이라는 명목을 내세운 바 있고 배달의민족이나 쿠팡 등도 입점업체의 부담을 정당화하는 수단으로 소비자 후생 증대효과를 운운하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그 기준도 모호하고 결국 눈 앞의 편리함이 독과점의 폐해를 불러올 ‘소비자 후생’ 등의 예외 요건을 담는다는 것은 결국 구멍뚫린 실효성 없는 법안을 만들겠다는 이야기와 다르지 않다. 만약 윤석열 정부가 보여주기식 상생협의체 구성에 이어 다시 한번 생색내기식 법안을 추진한다면 시민사회와 플랫폼 이용자들의 거센 분노에 직면하게 될 것이라는 점을 분명히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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