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생희망본부 주거 2024-05-14   3278

여덟 번째 전세사기 희생자 추모 행진과 기자회견을 개최했습니다

“빚으로만 살아갈 자신이 없습니다. 저는 국민도 아닙니까?”

죽어가는 전세사기 피해자를 구하라, 전세사기 특별법 지금 당장 개정하라!

전세사기·깡통전세 피해자 전국대책위원회(이하 ‘피해자대책위’)와 전세사기·깡통전세 문제 해결을 위한 시민사회대책위원회(이하 ‘시민사회대책위’)는 5월 14일 화요일, 여덟 번째 희생자를 추모하고 또 다른 희생자가 나오지 않도록 전세사기 특별법 개정과 대책 마련을 촉구하기 위한 추모 행진과 기자회견을 개최했습니다.

이번 추모 행진과 기자회견에는 전국의 피해자대책위에서 활동하는 전세사기 피해자들과 주거·시민사회단체 활동가와 회원, 정당 관계자, 시민 등 100여명이 함께해주셨습니다. 추모 행진은 서울역 앞에서 용산 대통령 집무실 앞까지 이어졌고, 기자회견은 전세사기 특별법 개정 촉구를 외치는 피해자 및 시민사회 발언과 추모 및 헌화 등의 순서로 진행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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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 5. 14.(화) 저녁 8시, 여덟 번째 전세사기 희생자 추모 행진 및 기자회견 <사진=전세사기 시민사회대책위원회>

한편, 지난 금요일(5/10) 저녁 서울 용산경찰서는 한강대로의 심각한 교통 불편이 우려되고 군사시설인 국방부 주변에 해당한다는 점을 근거로 옥외집회(시위·행진) 제한 통고 처분을 내렸습니다. 이에 시민사회대책위는 즉각(5/12) 법원에 처분 취소를 청구했습니다. 추모 행진 및 기자회견 당일(5/14), 당연하게도 서울지방법원은 용산경찰서의 제한 통고에 대해 집행정지를 결정하였습니다. 대통령실 앞에서도 야간 집회의 자유가 보장되어야 한다는 집회와 시위에 관한 법률 취지를 다시 한 번 확인하며 예정대로 행진과 기자회견을 진행할 수 있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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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 5. 14.(화) 저녁 8시, 여덟 번째 전세사기 희생자 추모 행진 및 기자회견 <사진=전세사기 시민사회대책위원회>

추모행진과 기자회견에 참석한 전세사기 피해자와 시민사회단체들은 전세사기 특별법이 제정되었지만 피해자로 인정받더라도 지원받을 수 있는 것은 오로지 빚에 빚만 늘리는 실효성 없는 대책에 불과하다고 한 마음으로 지적하였습니다. LH의 전세사기 피해주택 매입 실적은 고작 1건에 그치고 협의매수 실적은 0건으로 단 1건도 없다는 점이 이를 방증한다며 비판했습니다. 결국 정부가 수차례에 걸친 피해자들의 만남 요청을 외면하고, 실태조사 한 번 하지 않은 채 전세사기 문제를 방치한 결과 보여주기식, 헛발질 정책만 이어지는 것이라며 일갈했습니다.

특히 참가자들은 5월 13일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국민적 합의를 통해 좀 천천히 해도 늦지 않다”고 발언한 박상우 국토교통부 장관을 크게 비판했습니다. “살고 싶었다”고 유서를 남긴 여덟 번째 희생자, 당장 집에서 쫓겨날 위기에 놓인 피해자, 누수·단전·단수 문제로 고통받는 전국의 수만 명의 전세사기 피해자들이 시급하다고 외치고 있다며 이들의 이야기를 들을 것을 강조했습니다. 또, 피해자들은 무엇보다도 이번 달 임기가 끝나는 21대 국회에서 전세사기 특별법 개정안이 통과되기를 바라고 있다며 거부권을 행사하지 말 것을 대통령실에 요구했습니다.

피해자대책위와 시민사회대책위는 이번 추모 행진과 기자회견 후에도 계속해서 전세사기 피해구제 대책 마련을 위한 행동에 나서겠다며 21대 국회 종료 5일을 앞둔 5월 24일 금요일, 전세사기 특별법 개정을 촉구하는 전국 동시다발 집회를 개최할 예정임을 밝혔습니다.


[기자회견문]

죽어가는 전세사기 피해자를 구하라!

전세사기 특별법 지금 당장 개정하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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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 5. 14.(화) 저녁 8시, 여덟 번째 전세사기 희생자 추모 행진 및 기자회견 <사진=전세사기 시민사회대책위원회>

얼마나 더 죽어야 합니까?
얼마나 더 죽음으로 등 떠밀 작정입니까? 벌써 여덟 번째 죽음입니다. 아니, 알리지 못한 죽음, 알려지지 않은 죽음들까지 하면 더 많은 전세사기 피해자들이 세상을 떠났습니다. “나라는 제대로 된 대책도 없고 더는 버티지 못하겠다”는 유서를 남긴 인천 미추홀구의 첫 번째 희생자부터, “저는 국민도 아닙니까? 억울하고 비참합니다, 힘없으면 죽어 나가야만 하나요?”라는 대구의 여덟 번째 전세사기 희생자의 유서는 이 죽음이 스스로 택한 극단적 선택이 아니라는 것을 말해줍니다. ‘빚내서 집 사라, 빚내서 세 살라’는 잘못된 정책과 전세사기를 방치하고 키운 국가에 의한 사회적 타살입니다.

정부는 첫 번째 희생자의 죽음 이후에서야, 뒤늦게 관련 대책들을 나열하듯 발표했습니다. 정부와 여당의 방해 속에 반쪽짜리 특별법이 제정되기도 했습니다. 그러나, 이는 희망고문과도 같았습니다. 정부와 언론은 마치 다 해결된 것처럼, 이 정도면 충분한 것처럼 말했습니다. 까다로운 피해자 요건과 실효성 없는 대책들에 절망하며, 특별법 개정의 목소리를 내는 피해자들이 지나친 요구를 하는 것처럼 몰아갔습니다.

더 이상 지체할 시간이 없습니다
어제 전세사기 관련 기자간담회를 자처한 박상우 국토부 장관은 피해자 구제에 대해 “사회적 합의를 거쳐 천천히 해도 늦지 않는다.”고 했습니다. 귀를 의심하지 않을 수 없었습니다. 여덟 명이 사망했는데, 천천히 해도 늦지 않는다니요? 국민의 연쇄 죽음도 아랑곳하지 않는 듯한 태도에, 인면수심의 극치를 보는 것 같아 끔찍했습니다.

전국의 피해자들은, 이웃들의 부고 소식을 들을 때마다 나도 같은 심정이라며 울분을 토합니다. 하루하루, 일분일초, 피가 마르고 애가 타는 피해자의 목소리에 귀 기울인다면, ‘천천히 해도 늦지 않는다.’는 말을 할 수 없습니다. 이런 무책임하고 안일한 인식이, 전세사기 피해자인 국민을 대하는 이 정부와 대통령의 뜻입니까?

고인과 같은 최우선변제금조차 돌려받지 못하는 피해자들, 현행 특별법 사각지대인 신탁사기와 다가구주택 피해자들, 관리되지 못해 방치된 건물에서 2중의 고통을 겪는 피해자들, 전 재산을 잃고 전세 대출금 상환과 경・공매 개시로 퇴거 압박에 시달리고 있는 피해자들, 전국의 수많은 피해자의 고통을 생각한다면, 더 이상 지체할 시간이 없습니다.

지난 1년간 무엇을 했습니까?
사회적 합의에 시간이 필요하다는 말은 더욱 참담합니다. 1년 전 특별법 제정 당시, 향후 정부가 다양한 피해 양상을 파악해 6개월마다 국회에 보고하고, 국회는 이를 바탕으로 6개월마다 보완 입법하겠다고 약속했습니다. 그러나, 특별법 제정 1년이 다 되어가도록 정부는 정확한 피해 실태조사도 하지 않았습니다. 사회적 합의가 필요하다면, 피해자들의 의견을 듣는 것이 우선입니다. 피해자들이 지난 1년간, 윤석열 대통령뿐만 아니라 원희룡 전 장관 그리고 현 박상우 장관까지 면담을 요청했지만, 모두 거부당했습니다. 정부 여당인 국민의힘 대표와 비대위원장, 원내대표에 대한 면담 요청도 모두 외면당했습니다. 피해자 면담도 거부한 정부가, 이제 와서 사회적 합의의 시간이 필요하다는 것은, 무책임한 시간 끌기일 뿐입니다. 이달 말 예정된 국회 본회의 상정을 앞둔 특별법 개정안의 통과를 가로막겠다는 얄팍한 술수입니다.

국민의 생명 지키기, 지금 당장 나서야 합니다
오늘 우리는 시민들과 희생자를 추모하는 행진으로, 이곳 용산 대통령 집무실 앞에 왔습니다. 국가는 우리의 추모행진조차 입틀막하며 가로막으려 집회신고에 대한 제한 통고를 하기도 했지만, 희생자를 향한 시민들의 애도와 정부를 향한 분노, 헌법이 보장한 권리는 막을 수 없었습니다. 이제, 입틀막 말고 민생의 벼랑 끝에 있는 전세사기 피해자들의 절규를 들으십시오. 반드시 마지막 남은 21대 국회 본회의에서 선구제-후회수 전세사기 특별법 개정안을 통과시켜야 합니다. 국회에서 특별법 개정안이 통과되면, 대통령은 즉각 공포해 피해자들을 위로해야 합니다. 만약 거부권을 행사한다면, 피해자의 피맺힌 가슴에 대못을 박고 두 번 죽이는 것입니다.

간곡히 호소합니다. 세상을 등진 피해자들이 마지막까지 꿈꿨던 피해 복구의 실마리를 외면하지 말아 주십시오. 일상의 회복을 간절히 바라는 전세사기 피해자 구제를 위한 선구제-후회수 특별법 개정에, 정부와 여야가 더는 시간을 지체하지 말아 주십시오. 다시는 이러한 비극이 반복되지 않도록, 지금 당장 국가의 할 일을 하십시오. 국민의 생명 지키기에, 우리 사회가 가용할 수 있는 모든 자원과 수단을 동원해 주십시오. 그것이 국가의 존재 이유입니다.

피해자 분들께 호소합니다
죽지 맙시다. 살아남아서, 비통한 희생이 헛되지 않도록 바꿔냅시다. 고인이 남긴 “살고 싶었습니다.”는 말을 마음에 새기고, 반드시 피해자 모두가 일상으로 돌아갈 수 있도록 함께 노력합시다. 정부의 외면 속에서 ‘들어주는 이 없다’는 절망의 벽이 둘러싸더라도, 그 벽을 깨기 위해 전국의 피해자들과 많은 시민이 함께 애쓰고 있다는 것을 기억합시다. 결코, 혼자가 아닙니다. 절망의 벽을 부수고, 함께 평범한 우리의 일상을 되찾읍시다.

다시 한번 삼가 고인의 명복을 빕니다. 전세 사기도, 집 걱정도 없는 세상에서 편히 쉬소서.

2024년 5월 14일
전세사기 여덟번째 희생자 추모행진 및 특별법 개정 촉구 기자회견 참가자 일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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