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생희망본부 주거 2025-08-11   13723

[논평] 서울시 주택진흥기금, 민간임대사업자 지원과 비싼 민간임대주택 건설에 활용해선 안돼

‘공공지원민간임대’, 각종 특혜에도 보증금 미반환, 공사비 미지급 사고 발생 

오세훈 시장, 건설사·임대사업자 퍼주기 행정 언제까지 지속할 셈인가

언론보도에 따르면, 서울시가 강제 경매로 보증금 미반환 위기에 처한 잠실 센트럴파크 ‘청년안심주택’에 주택진흥기금 투입과 일부 세대의 일반분양을 허용하는 방안을 논의하는 것으로 드러났다. 오세훈 시장은 지난 6월 오스트리아 빈을 방문한 이후 주택진흥기금 도입을 발표하며, 민간임대사업자의 공공지원 민간임대주택 토지 매입·공사비 지원·입주자 주거비 지원 등에 활용하겠다고 밝혔다. 여기에는 청년안심주택 미반환 보증금 문제 해결도 포함된다. 즉, 서민들이 부담가능한 저렴한 공공임대주택이 아닌 비싼 민간임대주택에 공적 기금을 투입하겠다는 것이다.

‘청년안심주택’ 등 공공지원민간임대주택은 임대사업자에게 각종 금융·세제 혜택, 용적률 상향 등의 특혜를 제공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지나치게 높은 임대료 문제에 더해 보증보험 미가입·보증금 미반환 사고가 반복되고 있다. 이런 문제 사업에 공적 자금을 추가 지원하겠다는 것은 잘못된 해법이다. 참여연대는 서울시가 조성하려는 주택진흥기금을 영리 목적의 민간임대주택 사업자 지원이 아니라, 주거취약계층과 서민 주거 안정을 위한 공공임대주택, 청년과 서민이 부담가능한 사회주택 확충에 사용해야 한다는 점을 강조한다.  

오 시장이 모델로 삼았다는 오스트리아 빈의 주택기금은 사회주택 건설에 필요한 총 자금의 36.4%를 지원하며, 부담 가능한 임대주택 공급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빈의 주택기금은 비영리 또는 제한적 영리를 추구하는 민간사업자에게 저리 대출을 지원하고, 택지사업을 통해 조성된 저렴한 택지를 시장과 사회주택사업자에게 공급하여 주택가격과 임대료를 시민들이 부담할 수 있는 수준으로 낮추는 핵심 역할을 수행한다. 또한 공적 기금이 투입되는 만큼 사회주택의 임대료는 모든 비용과 적정 이윤을 포함한 수준에서 책정하도록 규제한다. 아울러 사회주택 사업자에 대해서는 ▲이윤 제한, ▲초과이익의 사회적 목적 재투자, ▲회계 감사 등 강력한 감독을 실시한다. 제한영리사업자가 공급한 사회주택의 경우 일정 조건에서만 분양전환이 가능하며, 분양전환 이후 10년간 재판매가 금지된다. 금지 기간 내 매각시, 발생 차익을 환수해 자본이득을 취하지 못하도록 한다.

오스트리아 빈의 주택기금이 선도하는 사회주택 사업 체제는, 영리를 목적으로 하는 민간사업자가 높은 임대료를 받다가 주택을 시장 가격에 분양하는 ‘공공지원 민간임대주택’ 사업에 공적 기금을 지원하겠다는 오세훈 시장의 구상과는 근본적으로 다르다. 오 시장이 구상하는 주택진흥기금은 비싼 임대료를 받는 민간주택사업 활성화에 초점이 맞춰져 있다. 현재 공공지원 민간임대주택 사업자들은 각종 규제 완화와 공적 지원에도 불구하고 공사비 상승과 부동산 PF 등으로 자금난에 허덕이고 있다. 이를 살리기 위해 공적 기금을 투입하겠다는 것은 근본적으로 문제가 있다. 시민의 혈세로 조성되는 공적 기금은 공공성이 있는 사업에 투입되어야 하며, 서울시의 공공지원민간임대주택 사업은 해당 주택 인근 지역에서 가장 비싼 임대주택을 공급하는 사업으로서 공공성이 현저히 부족하여 공적 기금을 투입할 대상이 아니다.

서울시는 세입자 비율(56.5%, 2022년 인구주택총조사)과 반지하 등 주거 빈곤 가구 비율이 가장 높은 도시다. 종로 고시원 화재 참사, 반지하 폭우 참사 등 주거취약계층의 인명 피해가 반복되고 있으며, 전세사기와 깡통전세 피해가 커지면서 월세가 치솟고 있다. 지금은 민간주택사업자 지원보다 세입자 주거 안정과 주거비 부담 완화할 정책 마련, 그리고 공공임대주택 확충이 어느 때보다 절실하다. 이런 상황에서 민간사업자 지원에 기금을 투입하는 것이 과연 서울시와 오 시장의 책무에 부합하는지 묻지 않을 수 없다.  

잠실 센트럴파크 청년안심주택의 경우, 공사비 미지급으로 인한 강제 경매가 진행 중이며, 134세대, 약 238억 원 규모의 보증금 피해가 예상된다. 청년안심주택은 민간사업자가 시세의 85%~95%수준으로 임대하는 대신 ▲용적률·종 상향, ▲금융·세제 등의 혜택을 받는 공공지원 민간임대주택이다. 서울시가 공사 과정에서 현금 흐름 관리·회계 감사를 제대로 했다면, 공사비 미지급으로 경매에 넘어가고, 세입자들이 보증금을 돌려받지 못하는 사태는 막을 수 있었다. 그럼에도 서울시는 청년안심주택 보증보험 가입 전수조사 외에 뚜렷한 개선책을 내놓지 않은 채, 주택진흥기금으로 문제를 덮으려는 꼼수를 쓰고 있다. 서울시는 우선 청년안심주택과 공공지원민간임대주택 전반에 대해 ▲공사비 미지급, ▲보증금 미반환 등 위험 여부를 전수 조사하고, 제도 개선책을 마련해야 한다. 문제점이 확인된 사업에 공적 자금을 투입하는 것은 건설사 퍼주기 행정에 불과하다. 주택진흥기금은 공공지원민간임대사업 지원이 아닌, 서민과 주거취약계층의 주거 안정과 주거비 부담을 완화에 쓰여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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