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주택자·임대사업자 세제 특혜, 부동산 투기와 집값 상승 초래해
부실 건설사 살리기가 아닌 ‘5극 3특’ 국가균형성장 집중해야
정부는 지난 14일 열린 경제관계장관회의에서 ‘지방중심 건설투자 보강방안’을 발표했다. 이번 방안은 인구감소 지역의 ▲세컨드홈 지원 확대, ▲임대사업자 세제 지원, ▲LH 공공매입 확대 등의 내용을 포함하고 있다. 이번 방안은 세컨드 홈의 취지와는 무관하며, 윤석열 정부가 추진해온 지방 주택 미분양 대책을 통한 지방 주택 경기 활성화에 목적이 있다. 하지만 지역 수요 부족으로 미분양된 주택의 가격을 지지하거나, 인구 감소 우려 지역에 임대 목적의 투자 수요를 끌어들이는 방안은 지역 주민의 소득으로 감당하기 어려운 수준의 높은 집값, 전월세 가격을 조장할 뿐이다. 또한 정부의 의도대로 미분양이 일부 해소되거나 신규 주택이 건설되더라도 가구 수가 늘지 않는 지역에서는 기존 주택이 빈집으로 전락해 오히려 지방 소멸을 가속화할 수 있다는 점에서 바람직하지 않다. 참여연대는 다주택자 세제의 원칙을 훼손하면서 유주택자와 임대사업자에게 세제 특혜를 부여해 지방도시의 주택을 계속 높은 가격을 유지하게 하고, LH가 공적자금으로 미분양 아파트를 비싼 가격에 매입하여 부실 건설사를 지원하는 이번 방안에 반대하며, 정책 철회를 요구한다.
윤석열 정부는 지난해 총선을 앞두고 지방 주택 경기를 활성화한다며, 1주택자가 비수도권 인구감소지역 주택을 구입할 경우 ‘1주택자 특례’를 적용하는 세컨드홈 제도를 발표했다. 그러나 ‘세컨드홈’ 제도 시행 이후 정책 효과는 확인되지 않았으며, 오히려 수도권과 지역 간 주택 가격 양극화만 심화되고 있다. 그 사이 미분양 주택 수는 2024년 1월 63,755호에서 2025년 6월 63,734호로 고작 21호 줄어드는 데 그쳤다. 이번에 추가된 인구감소 관심지역(9곳)의 미분양 주택은 4,990호로, 전체 미분양 주택의 7.8%(2025년 6월 기준)에 불과하며, 동해시는 미분양 주택이 단 한채도 없다. 이런 상황에서 정부가 정책을 밀어붙이는 이유를 묻지 않을 수 없다. 물론 기후 위기로 인해 부유층의 세컨드홈 수요가 일부 늘어날 가능성은 존재한다. 그러나 세컨드홈이 필요한 부유층에게 국민 혈세를 쏟아부을 요량이라면, 차라리 에너지 빈곤층을 더 촘촘하고 두텁게 지원하는게 필요하다.
이번 방안은 1주택자가 해당 지역의 주택을 추가로 구입할 경우, 취득세 50% 감면(주택기준 3억 원→12억 원), 양도세·재산세·종합부동산세 과세 기준 상향(공시가격 4억 원→9원 원)등의 혜택이 담겼다. 또한 아파트 투기를 막기 위해 폐지된 아파트 매입임대 사업을 한시적으로 허용하고 양도소득세 중과를 배제하는 내용도 포함됐다. 이는 유주택자와 임대사업자들에게 부동산 투기를 조장할 우려가 있을 뿐만 아니라, 해당 지역의 집값, 전월세 가격의 상승을 초래할 가능성도 크다. 부동산 투기를 부추기면 외견상 지방 건설 경기가 활성화되는 것처럼 보일 수 있지만 결과적으로는 해당 지역 주민의 주거비를 늘리고 빈집 수만 늘려 지방 소멸을 더 앞당길 수 있다. 수도권 집중과 지역 불균형이라는 구조적 문제는 지방 부동산·건설 부양책으로 해결할 수 없다. 이재명 정부는 부실 건설사 지원에 예산과 자원을 낭비할 것이 아니라, ‘5극 3특’ 국가균형성장 전략에 집중해야 한다.
윤석열 정부가 무너뜨린 부동산 세제를 이재명 정부가 원상 회복하기는커녕, 더 후퇴시키는 것은 심각한 문제다. 윤석열 정부는 다주택자와 임대사업자들에게 공정시장가액 비율 인하, 공시가격 기준 상향, 세율 인하 등을 통해 부동산 세제를 대폭 낮춰 부동산 세수가 크게 줄었다. 그런데 또다시 부동산 감세로 조세 정의를 훼손하려는 것은 납득할 수 없다. 특히 종합부동산세는 전액이 시·군·구에 부동산교부세로 내려가는데, 재정이 열악한 인구감소 지역일수록 이에 대한 의존도가 높다. 지금 필요한 것은 이재명 정부가 윤석열 정부가 무너뜨린 부동산 세제를 바로잡는 일이다. 또한 임대사업자의 허술한 관리·감독으로 전세사기 피해가 커졌음에도 제도 개선없이 헤택만 늘린다면, 피해가 재발하고, 이를 악용한 피해 사례가 발생한다는 점을 간과해서는 안된다. 혜택을 확대하기에 앞서 임대주택 등록 의무화와 임대차 행정 강화가 반드시 선행되어야 한다.
한편, LH의 지방 미분양 매입 확대도 문제다. 공공임대주택의 지역적 수요를 고려하지 않은 채 지방 미분양 주택 매입을 확대하는 “묻지마 매입”은 곤란하다. 정부는 준공 후 미분양 매입 물량을 8,000호 확대하고 매입 감정가를 상향(83%→90%)한다고 밝혔다. 그러나 LH가 매입한 주택은 시세의 80~90% 수준의 전세보증금으로 최대 8년까지 거주할 수 있는 ‘든든전세’로 활용될 전망이다. 그러나 공익적 용도로 활용되어야 할 LH의 가용 자금을 지방 민간 주택 경기 활성화를 위해 소모시키는 좋지 않은 방식이다. 정부는 이런 미분양 주택을 매입했다가 8년 뒤 팔 생각인데, 공가 발생 가능성은 크고, 매입 가격 이상의 분양 가능성은 낮아 손실 발생 우려가 크다. 이는 서민 주거 안정과 주거 복지 향상이라는 LH 본연의 역할에 부합하지 않는다. 반지하 참사와 전세사기 피해 확산 등으로 공공임대주택 확충이 절실한 상황이다. LH는 가뜩이나 부족한 예산을 불필요한 곳에 쓰지 말고, 서민 주거 안정과 복지 향상을 위한 공공임대주택 확충에 집중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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