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투자사, 쿠팡 두둔 위해 미 정부 청원·ISDS 중재의향서 제출
13일 미 하원 청문회에서 한국 정부 조치를 ‘마녀사냥’으로 왜곡
대규모 개인정보 유출 사안 앞에서 미국의 이중적 태도 유감
정부·국회, 미국 정·재계 협박에 굴하지 말고 국민 보호 앞장서야
어제(1/22) 밤 언론보도에 따르면 쿠팡의 미국 투자사인 그린옥스와 알티미터가 한국 정부가 쿠팡에 대해 차별적인 대우를 하고 있다며 미국 정부에 조사와 조치를 요청하는 청원을 제기했다. 이들은 미 무역대표부(USTR)에 관세를 포함한 무역 구제 조치를 할 것을 요청했을 뿐만 아니라 우리 정부에 국제투자분쟁(ISDS) 중재의향서를 제출한 것으로 알려졌다. 게다가 지난 13일 미국 하원은 ‘해외 디지털 규제 동향’ 관련 청문회를 열어 한국 정부가 쿠팡에 차별적인 대우를 하고 있으며, 범킴과 해롤드 로저스를 대상으로 ‘마녀사냥’을 하고 있는만큼 필요한 수단을 사용해야 한다는 협박성 발언도 서슴치 않았다. 이는 주권국가의 정당한 법 집행과 규제 권한을 왜곡하고 위축시키려는 적반하장이자 언어도단이다.
미국 정계와 재계는 이러한 태도에 대해 부끄러워 해야 한다. 매출의 대부분을 한국에서 벌어들이는 미국 상장 기업이 기본적인 정보보호 조치도 하지 않아 한국 국민의 4분의 3에 달하는 막대한 개인정보를 유출했다. 그런데도 미국 정·재계가 해당 사안의 심각성이나 피해 회복, 기업의 책임을 언급하기는커녕 한국 정부의 조치를 문제 삼아 외교·통상적 압박에 나선 것은 문명국가의 기본적인 자세가 아니다. 이들이 쿠팡이 한국에서 벌이고 있는 온갖 불법과 편법에 대해서 제대로 알고나 있는지 의문이다. 만약 한국 기업이 미국에서 대부분의 매출을 거두면서 미국 노동자들을 과로사 시키고 자영업자들을 수탈하며, 3,370만명의 개인정보를 유출했어도 가만히 있었겠는가. 한국 정부의 조치는 국민의 생명과 안전을 지키기 위한 지극히 당연한 조치이다. 이를 내정 간섭이나 보복의 대상으로 삼는 것은 결코 정당화될 수 없다.
이처럼 일부 미국 정·재계가 과도한 영향력을 행사하려는 배경에는 그간 우리 정부가 통상·외교 현안에서 스스로 저자세를 취하며 주권국가로서의 권한을 포기하는 듯한 모양새를 취한 탓도 없지 않다. 이미 유럽연합과 일본, 호주 등 주요 국가들이 글로벌 온라인 플랫폼 기업들의 시장 독과점과 불공정 행위를 규제하기 위한 제도를 도입, 시행하고 있다. 그런데도 유독 이재명 정부는 대통령 공약사항이기도 한 온라인 플랫폼 법안의 도입을 주저했다. 그 사이 쿠팡은 여러 불법행위를 통해 시장점유율을 확대했고, 그 과정에서 노동자와 중소상인, 소비자에 대한 구조적 종속을 심화시켜 왔다. 또한 막대한 자원을 노동환경 개선이나 상생을 위한 투자로 사용하기보다 정치·관료 네트워크를 활용한 대관 활동과 로비에 집중해 왔다. 그 비용이 국내 자영업자와 노동자에 대한 투자로 쓰였다면, 오늘과 같은 사태는 발생하지 않았을 것이다. 그런 점에서 이번 사태는 단순한 개별 기업의 문제가 아니라 국가의 규제 역량과 민주적 통제의 문제로 봐야 한다. 불법을 저지른 뒤 수사와 규제를 압박으로 되돌려놓으려는 쿠팡의 행태는 경찰을 협박하는 조직폭력배의 모습과 다르지 않다.
우리 시민들은 불법을 저지르고도 힘을 앞세워 쿠팡의 책임을 무마하려는 미국 측의 횡포를 더 이상 묵과할 수 없다. 이재명 정부는 더 이상 미국 정·재계의 협박에 굴복하지 말고 법과 원칙에 따라 당당하고 단호하게 대처하라. 불법기업 쿠팡의 영업을 정지시키고, 희대의 개인정보 유출 사태에 대해 천문학적인 과징금을 부과하라. 쿠팡을 포함해 독과점 플랫폼 기업들의 불법, 불공정 행위를 규제할 수 있는 법안을 조속히 도입하고, 국제투자분쟁에도 엄중히 대처하라. 국민의 권리와 존엄을 지키는 문제 앞에서 언제까지 미국 눈치만 보는 태도로 국민들에게 모멸감을 안길 셈인가. 만약 정부가 이번에도 미국의 협박에 굴복해 국민 보호의 책무를 해태한다면, 쿠팡과 미국을 향한 분노가 정부로 향할 수 있음을 명심하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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