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생희망본부 주거 2026-03-10   7650

[논평] 정보 비대칭 해소 통한 전세사기 예방은 긍정적, 근본 대책은 여전히 미흡

전세사기 피해 90% 무자본 갭투기, 깡통전세 막을 대책 없어

‘전세사기 없는 사회’ 실현 의지, 제대로 된 대책으로 보여줘야

정부는 오늘(3/10) 「전세사기 방지 대책」을 발표했고, 이재명 대통령도 국무회의에서 “민생 안전과 공동체 신뢰를 훼손하는 전세사기범을 근절하려면 주거 안정에 대한 사회적 책임을 보다 강화할 필요가 있다”며 “전세사기 근절 역시 사회에 잔존하는 비정상의 정상화 핵심 과제”라고 강조했다. 이번 대책에는 임대차 계약 과정에서 임차인이 확인할 수 있는 권리 정보 제공을 확대하고, 전입신고 처리 시점부터 대항력과 우선변제권의 효력이 발생하도록 하는 방안 등이 포함되어 있다. 전세계약 전 선순위 권리 정보 등 위험 진단 정보를 통합 제공하고, 공인중개사의 설명 의무를 강화하겠다는 점 역시 정보 비대칭을 완화하는 조치라는 점에서 긍정적으로 평가할 수 있다. 참여연대는 이러한 조치들이 세입자 보호에 일정한 진전이 될 수 있다는 점에서 긍정적으로 평가하고, 제도가 현장에서 실효성 있게 작동할 수 있도록 기술적, 제도적 보완과 함께 전세사기의 구조적 원인을 해결하기 위한 근본적인 제도 개선을 병행할 것을 촉구한다. 

하지만, 이번 대책에는 대항력 제도 설계와 관련한 기술적·법적 문제들이 여전히 남아 있다. 정부는 전입신고 처리 시점을 기준으로 대항력과 우선변제권의 효력이 발생하도록 하겠다고 밝혔지만, 실제 권리 간 우선순위를 어떻게 정할 것인지는 분명하지 않다. 현재 등기의 경우 등기소에서 접수 시각을 기록하지 않고 접수번호만 기재하는 방식이다. 이로 인해 같은 날 전입신고가 처리되고 동시에 은행의 저당권 설정 등기가 접수되는 경우, 임차인과 등기상 물권취득자 모두 자신이 먼저 권리를 취득했다고 주장할 수 있는 상황이 발생할 수 있다. 전입신고 처리 시각이 권리 순위 판단의 기준이 된다면, 등기 역시 분, 초 단위로 접수 시각을 기록하는 등 등기부 기재 방식의 개선이 함께 이뤄져야 한다. 그러나 정부 발표에는 이러한 제도 정비 계획이 포함되지 않았고, 등기 제도를 관할하는 대법원이 관련 제도 개선을 함께 검토했는지도 확인되지 않는다. 이러한 기술적 문제를 해결하지 않는다면 제도 도입 이후 현장에서 오히려 혼란이 발생할 가능성도 있다. 실효성 있는 대책이 되려면 보다 세밀한 제도 설계가 필요하다. 

한편, 이번 대책에는 전세사기의 주요 원인으로 지적되어 온 구조적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근본적인 예방책이 충분히 담기지 않았다. 그동안 피해자와 시민사회, 전문가들은 ▲임차권 등기 의무화, ▲전세가율 규제, ▲무분별한 전세대출·보증 제도 강화, ▲임대주택과 임대사업자 등록 의무화,▲등록임대주택의 관리·감독 강화 및 등 근본적인 예방 대책을 요구해왔다. 특히, 전세사기 피해 유형의 약 90%를 차지하는 무자본 갭투자, 공동담보 및 과도한 선순위 근저당 설정을 막기 위해서는 전세가율과 전세대출·보증 규제 강화, 금융기관의 공동근저당 설정 관행 개선 등 보다 근본적인 제도 개편이 필요하다. 이러한 조치가 마련되지 않는다면 세입자들은 보증금 미반환 위험에 노출된 채 월세로 이동할 수밖에 없다. 최근 수도권 공공임대주택 경쟁률 급증 역시 이러한 현실을 보여준다. 

이재명 정부가 ‘전세사기 없는 사회’를 약속한 만큼 이제는 보다 근본적인 전세 개혁에 나서야 한다. 전세사기와 깡통전세 방지를 위해서는 전세보증금을 집값의 일정 수준 이상으로 계약하지 못하도록 높은 전세가율을 규제하거나 임대주택에도 부채비율 상한제(60~70%)를 도입하는 방안도 검토해야 한다. 아울러 전세대출의 원금 상환 주체와 이자 지급 주체를 분리하여, 임대인이 보증금을 상환하지 못할 경우 임차인이 대출금을 상환해야 하는 불합리한 구조를 개선할 필요가 있다. 또한 최근 전세의 월세 전환 및 월세 가격 급등에 따른 세입자 부담을 완화하기 위해 저렴한 공공주택을 대폭 확대하고, 전세와 월세 임대인에 대해 동등하게 임대소득세를 부과하며, 월세 세액 공제를 확대하는 등 세입자들의 주거비 부담을 줄여줄 대책 마련도 서둘러야 한다. 

    논평 [원문보기/다운로드]

    정부지원금 0%, 회원의 회비로 운영됩니다

    참여연대 후원/회원가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