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회에서도 비협조적이던 극장, 홀드백 선협약 시 후속 논의 불참할 것
협의체에서 해결 안 되면 시행규칙·통전망 운영규정 개정 약속해야
어제(10/13) 열린 문화체육관광부(이하 문체부) 직속 문화예술정책자문위원회 영화·영상 분과 회의에서 최휘영 문체부 장관이 ‘한국 영화 유통구조 개선을 위한 민관협의체’의 홀드백 논의는 현재 마지막 단계에서 숙의하는 기간이라고 밝혔다. 또한, 이를 시작으로 앞으로 극장 스크린 상한제나 투명하고 공정한 정산 문제 등 그동안 제기된 영화계의 묵은 숙제들을 어떻게 정리하고 다음 단계로 나아갈 것인지 서로 고민하는 시간을 갖고 있다고 말했다. 최 장관과 문체부가 홀드백뿐만 아니라 유통구조 개선을 위한 다른 현안들을 인식하고 있는 것은 다행이다. 하지만 극장사에 아무런 책임도 지우지 않는 반쪽짜리 홀드백은 후속 논의의 시작점이 될 수 없다. 참여연대는 선 홀드백 논의 방침에 반대하며, 오히려 문체부가 민관협의체에서 스크린 독과점과 정산문제를 선결과제로 제시하고, 이것이 해결되는 조건으로 홀드백을 도입할 것을 촉구한다.
영화산업 유통구조 개선을 위한 협의체는 이번 민관협의체가 처음이 아니다. 지난 몇 년간 국회의 중재로 제작사·배급사와 극장사들이 모인 협의체가 진행되었지만, 극장사들이 줄곧 영업비밀이라는 이유로 자료 공개를 거부하면서 논의가 지지부진했다. 만약 홀드백 협약부터 이루어진다면 극장사들이 이후 논의에 적극적으로 참여할 유인이 떨어져 똑같은 상황이 재현될 가능성이 높고, 그렇게 되면 극장사들은 아무런 책임 없이 홀드백이라는 이익만을 얻어가게 될 것이다. 이미 독과점 시장을 형성한 극장사들에 특정기간 독점상영이라는 큰 사업기회를 주기에 앞서 스크린 독과점 문제, 투명하고 공정한 정산 문제부터 해결해야 한다. 이 의제들이 영화 제작 선순환을 위해서라도 홀드백보다 더 시급하게 해결해야 하는 사안들이다.
한편, 어제 회의에서 최 장관은 민간 자율협약에 대해 “정부가 나서서 결정할 문제는 아니”라며 문체부 책임에 선을 그었다. 하지만 민관협의체만으로는 이미 기울어진 운동장인 영화 시장의 투명하고 공정한 정산문제를 해결하기 어렵다. 「영화 및 비디오물의 진흥에 관한 법률」 시행규칙과 영화관입장권통합전산망 운영규정의 개정만으로도 문제 해결의 핵심적인 열쇠가 될 수 있으나, 문체부와 영화진흥위원회는 영화계와 시민사회의 계속된 요구에도 자신들이 할 수 있는 일을 줄곧 외면해 왔다. 만약 민관협의체에서 해결이 안 된다면 최소한 문체부와 영화진흥위원회가 법령개정으로 해결하겠다는 약속은 해야 한다.
코로나19 팬데믹을 거치며 시민들은 급격한 영화관람료 인상, 서비스 품질 저하 등 영화 상영 시장 독과점의 폐해를 다시금 체감했다. 영화 시장의 침체로 제작·창작·유통·상영 등 여러 분야의 종사자들에게도 위기가 찾아왔다. 영화계의 위기는 결국 국산 영화제작 편수 감소와 소비자들의 선택권 침해로 이어졌다. 이러한 상황에서 문체부가 할 일은 독과점 사업자인 극장사들에게 책임 없는 독점상영이라는 또 하나의 날개를 달아주는 것이 아니라, 작품의 성과를 산업 내 종사자들이 공정하게 배분할 수 있는 구조로 재설계하는 것이다. 지속 가능한 영화 생태계를 위한 문체부의 책임 있는 자세를 촉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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