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천만원미만 소액신용불량자 채무탕감 등 적극 고려해야
재정경제부는 5일 신용불량자 중 “기초생활보호대상자의 채무조정과 아울러 생계형 영세자영업자에 대해 상환기한 연장 및 부분적인 채무탕감 등을 포함한 워크아웃제도 도입을 강구하겠다”는 방침을 발표했다. 그간 정부 주도로 마련된 신용회복 대책은 모두 매월 일정한 소득이 있는 채무자들만을 대상으로 했기 때문에 기초생활보장제도 수급자, 영세자영업자, 농어민, 학생 등은 물론 일시적으로 소득이 없어져 생계마저 막막해진 과중채무자들에게는 한마디로 그림의 떡에 불과했다. 그런 점에서 경부의 이번 대책은 지난 정기국회에서의 신용불량자제도의 폐지에도 불구하고, 이미 존재해 온 신용불량자 문제의 사회경제적 심각성을 뒤늦게라도 깨달은 것으로 긍정적인 평가를 내릴 수 있다.
그간 정부의 신용회복 대책이 소극적이었던 한편에서 채권은행들과 일부언론은 정부의 개입이 채무자의 ‘도덕적 해이’를 불러일으킬 것이라는 논리를 끊임없이 유포해 왔다. 이번 대책을 두고도 재경부는 ‘도덕적 해이’를 발생시키지 않는 범위라는 전제를 달았다. 그러나, 이는 근거없는 우려에 불과하며, 오히려 채무변제의 능력도 없는 수급권자나 학생, 주부들에게 마구잡이로 대출해준 금융권이나 내수진작을 위해 규제를 풀어주고 장려한 정부가 자신들의 ’도덕적 해이‘에 대해 책임지는 자세를 보여야 할 것이다. 대부분의 채무자들은 하루에도 몇 번씩 걸려오는 혹독한 채권추심과 인간적 모멸감을 감수하면서 갚아도 갚아도 줄지 않는 이자에 허덕이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정부가 저소득층 신용불량자를 구제하기 위한 새로운 대책을 마련하는 것을 마다할 바는 아니며 환영할 일이다. 그러나, 우리는 이에 앞서 개인워크아웃, 개인회생제도, 소비자파산 등 이미 제도화되어있는 채무조정제도를 개선해 그동안 소외되었던 저소득층 신용불량자들의 이용을 활성화할 것을 촉구한다. 일례로 법률구조공단에 기금을 출연해 개인회생제도나 소비자파산을 원하는 저소득층의 구조활동을 돕는 방안등을 정부는 보다 적극적으로 검토해야 할 것이다.
기왕 재경부가 수급자 등의 채무조정과 생계형 영세자영업자에 대한 워크아웃제도 도입방안을 강구한다면 이전의 보여주기식의 대책아니라 차제에 경기 침체의 주요원인 중의 하나로 작용할 만큼 그 심각성이 커진 이 문제의 해결을 위한 보다 과감한 대책을 세워야 할 것이다. 우리는 그 방안으로 저소득층의 신용불량자만이 아닌, 현재 400만에 가까운 신용불량자의 약 70%가까이를 차지하는 1,000만원 미만의 소액 신용불량자 전체에 대해 채무탕감 등을 포함한 특단의 대책을 강구할 것을 촉구한다. 경제활동인구의 10%를 훨씬 상회하는 국민을 경제적 금치산 상태로 묶어 놓고서 내수진작과 경기활성화를 논하는 것 자체가 어불성설이며, 결코 성공할 수도 없다는 점을 정부는 깨달아야 할 것이다.
정부지원금 0%, 회원의 회비로 운영됩니다
참여연대 후원/회원가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