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생희망본부 주거 2009-08-24   1690

[논평] 전세자금 지원 확대만으로는 근본대책 될 수 없어

과속․동시다발 개발 중단, 전세값 상승 제한대책 마련해야

전세난, 재개발과 재건축 규제완화로 과속개발 부추긴 정부책임 커
임대차보호기간 연장, 임차료 인상률상한제 등으로 서민주거안정 꾀해야

어제(8월 23일) 국토해양부는 서민들의 전세금 부담 완화를 위해 전세자금 대출 지원을 늘리는 것과 원룸형 주택 규제를 완화하는 것을 골자로 한 전세시장 안정대책을 발표하였다. 수도권을 중심으로 한 전세대란의 원인이 서울-수도권 전역에서의 과속-동시다발 개발로 인한 서민주택 멸실과 대규모 이주수요의 발생이라는 것이 전문가들의 한결같은 분석임에도 이에 대한 대책은 전혀 언급이 없어 무척이나 실망스럽다.

전세자금 지원 확대가  저소득층과 도시 근로자등 전세수요 계층의 자금마련에 도움이 되는 것은 사실이만, 전세값의 상승 그 자체에 대한 대책은 아니라는 점에서 제한적이다. 정부는 최근 전셋값 상승이 일시적인 현상이라고 보고, 올 하반기에 수도권 입주물량이 풀리면 어느 정도 안정될 것이라고 자신하고 있는데 이는 지나친 낙관론이 아닐 수 없다. 지금의 과속-동시개발에 수정이 없는 상태에서 본격적인 이사철이 되는 가을에는 전세난이 더 확산될 수 있다. 최근 정부가 사회정책 상의 제 문제에 대해 근본원인의 해결이나 면밀한 검토 없이 일회성 대책이나 미봉책을 남발하고 있다는 지적에 귀 기울어야 할 것이다.

현재 서울을 비롯한 수도권의 전세대란의 원인은 대규모 주택 멸실에 있다. 올해 서울에서만 재개발로 멸실되는 주택이 3만여 가구, 내년에도 4만여 가구로 재건축까지 포함한 대규모의 주택 멸실로 전세 물량은 줄어들고, 전세 이주수요는 폭증하여 ‘전세난-전세값 폭등’ 현상을 유발하게 된 것이다.

이미 우리 사회는 2007년 상반기, 뉴타운 개발과 관련해 2만여 가구의 주택 멸실이 가져온 이주수요 폭증으로 전세대란을 경험한 바 있다. 재개발과 재건축으로 멸실되는 주택의 대부분이 다세대나 연립주택 등의 서민주택으로 서민들의 전세수요를 폭증시키는 원인이 되고 있는 것이다. 최근 재개발, 재건축, 뉴타운 사업이 동시다발적으로 일정시기에 집중됨으로 인해 전세대란이 일상화되는 것은 아닌지 크게 우려하지 않을 수 없다.

그런 점에서 정부가 대안으로 제시한 전세자금 대출확대는 저소득층과 서민의 자금수요에 부응하는 대책이지만, 전세대란을 근본적으로 해결하는 대책이라고는 볼 수 없는 것이다. 정부 대책에 포함된 원룸형 주택, 다세대주택 공급은 필요하지만, 이를 위해 도로, 주차 등의 규제를 완화하는 것은 80-90년대 건설한 다세대-연립주택 밀집지역들에서 벌어진 주차난, 도로난 등을 재현시킬 수 있는 문제가 있다는 점에서 신중한 접근이 필요하다.

지금의 전세난 확산, 전셋값 폭등을 막기 위해서는, 정부와 지자체가 지금이라도 뉴타운-재개발-재건축의 속도 조절에 나서야 한다. 서울과 수도권에서 동시에, 과속 개발이 벌어지는 지금의 상황이 개선되지 않는 한 서민주택 멸실과 이주수요 급증으로 인한 전세난을 바로 잡을 수가 없다.

또한 주택임대차보호법을 개정해 임대차등록제를 실시하여 전셋값을 공시하고, 지역별로 공정임대료를 책정해, 이에 근거한 전세계약이 체결될 수 있도록 하는 공정임대료제도와 주택분쟁조정제도를 활성화함으로써 주기적인 전셋값 상승에 대처하기  해야 한다.

동시에 2년의 주택임대차기간 종료 후에도 임차인이 2년의 범위 내에서는 갱신청구권을 행사할 수 있도록 하고 그 갱신기간에는 전셋값 상승률을 5% 이내에서 제한하는 인상율 상한제 등 주택임대차 제도 개선도이 꼭 필요하다. 참여연대는 8월 25일, 위 내용을 담은 주택임대차보호법 개정 청원안을 국회에 제출할 예정이다.

한편, 실수요자들이 지나치게 높은 집값으로 내집 마련을 미루고 전세시장으로 돌아서는 것도 전세대란의 주요원인이므로, 집값 상승의 부작용을 바로 잡을 수 있는 DTI 대출규제 확대, 임대소득세-종부세 등 주택보유세 강화, 분양가상한제 유지, 전매제한 강화 등의 투기억제와 집값 안정을 통한 서민주거안정 대책도 병행되어야 할 것이다.

090824-전세대책에대한논평.hwp

정부지원금 0%, 회원의 회비로 운영됩니다

참여연대 후원/회원가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