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EU FTA 전면 재검토 및 재협상 등 대책 논의 우선돼야
지난해 오랜 진통 끝에 개정된 SSM법(상생법, 유통법)이 무용지물이 될 위기에 처했다. 어제(2일) 정부와 한나라당, 민주당은 한‧EU FTA 비준동의안 처리문제와 관련해 회의를 갖고 4일 본회의를 열어 비준동의안을 통과시키기로 합의했다.
충분한 시간을 갖고 협정 내용에 대한 전면적인 검토를 통해 재협상 등의 관련대책을 논의해도 아쉬운 상황에, 급박하게 국회를 소집해 비준동의안을 처리할 이유가 대체 무엇인지 묻지 않을 수 없다.
또한 정부여당 및 민주당은 한‧EU FTA에 대한 중소상인 보호대책으로 전통상업보존구역을 현행 500m에서 1Km로 확대하고 일몰시한을 3년에서 5년으로 연장키로 하고 관련 법안을 비준동의안과 함께 처리키로 하였다.
하지만 이는 어불성설이다. 그동안 EU와 정부는 지난해 통과된 법안조차 한‧EU FTA에 위배된다고 누차 밝힌바 있으며, 통상전문가들 또한 한‧EU FTA가 현 상태로 발효된다면 SSM법이 무력화될 수 있다고 경고해왔다. 그런데 지금 와서 협정에 대한 어떠한 수정이나 보완 대책 없이 관련 법률을 더 강화하겠는 것은 앞뒤가 맞지 않는다.
따라서 전국의 중소상인과 시민사회단체로 구성된 중소상인살리기전국네트워크는 정부여당 및 민주당이 더 이상 꼼수를 부리지 말고 한‧EU FTA에 대한 면밀한 검토를 통해 재협상 방안을 포함한 실효성 있는 대책마련에 착수해야 함을 강력히 촉구한다.
김종훈 통상교섭본부장은 지난해 10월 SSM법 개정안의 국회 통과를 앞둔 시점에서 지식경제위원회에 국정감사에 출석해 “EU집행위원회로부터 지금과 같은 개정안으로 올라오면 자기들은 분쟁으로 가져갈 밖에 없다는 것을 분명히 밝혀둔다는 전화 연락이 다시 한 번 있었다”고 밝힌 바 있다. 하지만 김 본부장은 지난달 국회 외교통상통일위원회에 출석해서는 “영국 정부는 이 문제에 대해서 분쟁을 고려하고 있는 것은 없다”며 “오히려 이해를 하고 있기 때문에 자기들도 상생을 도모해 보겠다는 입장”이라고 말을 전면 바꾸었다.
또한 지난해 법안 논의 당시 임채민 지식경제부 제1차관을 비롯한 정부는 전통상업보존구역을 전통시장으로부터 1Km 반경으로 설정하는 안에 대해 “1Km가 떨어진 지역을 어떻게 문화유산 보존이라고 설명할 수 있겠느냐”고 강력히 반발하여 결국 보존구역 범위를 500m로 하여 관련 법률을 개정한 바 있다.
EU역시 2009년 12월 말 김 본부장에게 보내는 서한을 통해 “1Km 반경이내 지역에서 SSM 유형의 점포를 완전히 금지하는 방안은 한‧EU FTA 양허를 위반하게 될 것”이라고 항의한 바 있다. EU는 또한 2010년 8월에도 김 본부장에게 서한을 보내 “EU와 한국은 이제 막 협상이 끝난 자유무역협정(FTA)을 서명하고 이행하려고 하고 있는데 이러한 시기에 그같이 중요한 시장을 닫아 버리는 것은 명실공히 FTA를 위배하는 것”이라고 성토하였다. 그런데 지금 와서 한‧EU FTA 대한 어떠한 수정이나 추가 논의 없이 국내법을 오히려 더 강화할 수 있다고 하니 기가 막힐 따름이다.
중소상인살리기전국네트워크는 다시 한 번 촉구한다. 정부여당 및 민주당은 한‧EU FTA 비준동의안 강행 처리를 즉각 중단하고, 한‧EU FTA를 면밀히 재검토해 SSM법의 무력화 방지를 포함한 자국의 중소상인들이 최소한의 영업권과 생존권을 보장받을 수 있도록 관련 대책을 수립해야 할 것이다.
< SSM법 관련 정부 발언과 EU가 한국에 보낸 서한들의 주요내용 >
○ 2009.11.26. 지경위 법안심사소위 회의록 中
임채민 지식경제부 제1차관 :
“그래서 아까 말씀드린 대로 500m를 넘어서 1㎞까지, 어떤 일정 구역에서 1㎞가 떨어진 지역까지, 거의 뭐 걸어서 한 15분 정도 걸리는 거리까지를 다 묶어서 이렇게 했을 경우에 여기를 다시 우리가 어떻게 문화유산 보존이라고 설명할 수 있겠느냐, 누가 와서 보든지 간에. 또 그 안에 굉장히 현대화된 상점가들이 존재하고 있을 경우에 저희들도 낯이 좀 붉어지는 문제가 생기지 않겠느냐 그런 생각이 듭니다.”
○ 2009.12.6. 영국 장관(피터 만델슨)이 최경환 지식경제부 장관에게 보낸 서한 中
(2009.7부터 활용된 SSM 사업조정제도 자체에 관한 문제제기) “특히 우려사항은 최근의 사업조정제도의 수정 등을 통해 기존 점포 주인들에게 신규 개장하는 수퍼수퍼마켓과 대형마켓의 허가절차 과정에서 특정 역할을 부여하는 것입니다.”
○ 2009.12.23. 주한EU대사(브라이언 맥도널드)가 김종훈 본부장에게 보낸 서한 中
“한국이 상업 지역이나 전통시장으로부터 1Km 반경이내 지역에서 SSM 유형의 점포를 완전히 금지하는 방안을 고려하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 특정유형의 기업을 완전히 금지하는 것은 제로 쿼타에 상당하며 한-EU FTA 양허는 물론이고 WTO에서의 한국의 양허를 모두 위반하게 될 것입니다.”
○ 2010.2.18 지경위 법안심사소위 회의록 中
임채민 지식경제부 제1차관 :
“따라서 저희들은 전통시장으로부터 500미터 범위 내에서 조례가 정하는 바에 따라서 출점을 어느 정도 규제할 수 있는 근거를 마련하는 것 이상으로 저희들이 더 나가기는 현재로서는 굉장히 어렵다는 점을 말씀드리겠습니다.”
○ 2010.4.27. 법사위 전체회의 회의록 中
김종훈 통상교섭본부장 :
(유통법) “그래서 지금 다만 제 혼자의 판단이 아니고 특히 한국시장에 투자가 있는 영국, 그다음에 영국이 소속돼 있는 유럽연합 쪽에서 저한테 공식적으로 이것은 자기들이 문제가 있다고 본다 하는 그런 편지가 와 있습니다.”
(사업조정제도) “우리나라는 입점하겠다는 모든 케이스를 다 지금 조정을 하고 있기 때문에, 그다음에 그 조정의 결과가 100개가 신청이 되면 한 20개, 5분의 1이 채 못 미치는, 거꾸로 말씀드리면 5분의 4는 불허되는 또는 보류되는 그런 결과로 지금 운영이 되어 왔기 때문에 상당히 지금 외국 입장에서는 불만이 굉장히 높은 그런 상황에 있습니다.”
○ 2010.4.29. 법사위 전체회의 회의록 中
김종훈 통상교섭본부장 :
“그런데 이 조정제도가 굉장히 강도가 강하게 운영이 됐습니다. 그래서 제가 전체적인 숫자를 알고 있지 못합니다마는 외국인 투자자들이―홈플러스가 대표적인 예가 되겠습니다―지난 9개월 동안에 입점을 추가적으로 하겠다고 신청한 것이 제가 알기로 한 70개 정도가 된다고 합니다. 그중에 조정제도를 거쳐서 허가 난 것이 한 12개 된다고 제가 알고 있습니다. 그러면 한 6분의 1입니다. 6분의 1이라면 100개를 신청하면 한 열 몇 개 정도가 신청이 되고 나머지는 보류가 되거나 불허가 되는 그런 겁니다. 그러면 이 제도도 굉장히 시장접근을 아주 효과적으로 봉쇄를 하는 그런 결과가 됩니다.”
(상생법)”지금 한미도 한․U도 언젠가는 발효가 되어야 되는데요. 발효가 되는 시점에 가서는 지금 통과될까 말까 하는 이 법안이 문제가 되는 것이지요. 왜냐하면 합의에 위반이 되기 때문에요.”
“그런데 조정제도는 말이 조정이지 사실은 그 절차가 굉장히, 투명하다고 하기가 좀 어려운 그런 부분이 있습니다. 그리고 실제로 그렇게, 지난 9개월 동안 운영이 되면서 시장 접근이 상당히 제약된 게 있기 때문에 그렇다고 생각이 되고요.”
○ 2010.8.31. 주한EU대사(브라이언 맥도널드)가 김종훈 본부장에게 보낸 서한 中
“EU와 한국은 이제 막 협상이 끝난 자유무역협정(FTA)을 서명하고 이행하려고 하고 있습니다. 이러한 시기에 그같이 중요한 시장을 닫아 버리는 것은 명실공히 FTA를 위배하는 것입니다.”
○ 2010.10.22 지경위 국정감사 회의록 中
김종훈 통상교섭본부장 :
“수요일 날 EU집행위원회로부터 다른 업무 연락으로 전화가 있었습니다. 그 전화 말미에 그쪽에서는 한 가지 덧붙이겠다, 지금 대한민국 안에서 논의되고 있는 유통산업발전법과 그다음에 상생법이 최종적으로 대한민국 국회에서 어떻게 처리될지는 알 수 없으나 지금과 같은 개정안으로 올라오면 자기들은 분쟁으로 가져갈 수밖에 없다는 것을 분명히 밝혀둔다는 연락이 다시 한번 있었습니다. 그다음에 굉장히 우려스럽게 보고 있지만 대한민국 정부 안에서 일어나는 여러 가지 정치적인 논쟁들이 굉장히 예민하기 때문에 본인들은 자숙하면서 그 추이를 지켜보고 있다 또 이런 말까지 붙였습니다.”
SDe2011050300_성명_한EU FTA비준 관련.hw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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