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생희망본부 주거 2013-02-22   2323

[논평] 서민주거 안정 외면한 ‘분양가상한제 폐지’ 반대

 

서민주거 안정 외면한 ‘분양가상한제 폐지’ 반대 

집값 상승으로 내 집 마련 꿈 빼앗는 분양가상한제 폐지 철회하고 

정부와 여․야는 서민․중산층 주거안정 대책 마련에 힘써야

 

2월 21일 언론은 여야가 ‘분양가 상한제 폐지’에 사실상 합의했다고 보도했다. 이한구 새누리당 원내대표는 전국 최고경영자 연찬회에서 “부동산 경기 침체가 금융, 사회 문제로 번져나가고 있어 위기 관리 차원에서 빠른 대처가 필요하다”면서 “분양가상한제 철폐문제는 여야 간 합의가 거의 다 됐다는 보고를 받았다”고 말했다. 이윤석 민주통합당 의원(국회 국토해양위원회 야당 간사)도 “국토위 소위에서 분양가상한제를 폐지하는 쪽으로 결론을 낼 것”이라고 밝혔다고 알려졌다.

분양가상한제 폐지가 집값 상승으로 이어진다면, 건설사와 투기적 수요자들에게만 이익을 가져다 줄 것이다. 참여연대 민생희망본부(본부장: 이헌욱)는 서민과 중산층이 극심한 주거불안에 노출되어 있는 상황에서 주거안정 대책이 아니라 부동산 투기로 자산양극화를 조장하는 ‘분양가상한제 폐지’ 추진을 당장 철회할 것을 촉구한다.

정부와 건설회사는 지금과 같은 경기 침체기에 분양가가 높으면 미분양이 속출하게 되므로 분양가를 높게 설정할 수도 없다고 하면서 분양가상한제를 폐지해도 된다고 주장하고 있지만, 분양가가 자율화된 이후에는 예외 없이 가격폭등이 일어났다. 1998년 주택경기를 살리기 위해 취해진 분양가자율화 이후 서울 아파트 평당 분양가는 1998년 512만원에서 2006년 1546만원으로 8년간 3배 이상 급상승했다. ‘고분양가→주변 집값 상승→이를 바탕으로 한 고분양가’의 연쇄반응이 나타난 것이다.

정부와 건설회사의 주장대로 분양가가 오르지 않을 것 같다면 이윤추구를 최고목표로 하는 건설회사가 분양가상한제 폐지를 앞장서서 주장하는 이유는 무엇이며, 의미도 없는 분양가상한제를 지금 폐지해야 하는 이유는 무엇인가.

 

정부는 주택가격이 급등하거나 급등할 우려가 있는 지역에 대하여는 예외적으로 국토해양부장관이 분양가상한제 적용 주택으로 지정하겠다고 하지만, 개발 등 호재로 주택가격이 상승하고 있는 지역에 다시 분양가상한제를 적용한다고 하면 주민들의 엄청난 반발과 저항을 불러일으킬 것이 불 보듯 뻔하다. 그런 반발과 저항을 무릅쓰고 분양가상한제 적용 지역으로 지정하는 것은 사실상 불가능하다. 또 개발호재에 의해 주택가격이 어느 정도 상승하면 분양가격은 올라갈 수밖에 없고 이미 가격이 올라있는 상황에서 조치가 들어간다고 해도 가격상승을 잡기 어렵다. 결국 예외적인 경우에 분양가 상한제를 적용하겠다는 것은 실현가능성이 거의 없는 것이다.  

현재 주택가격과 주택거래량이 하락하는 것은 근본적으로 주택가격이 비싸기 때문이다. 우리나라 2008년 평균주택가격은 2억 9천만 원으로 유엔 해비타트가 제시한 적정 PIR인 5배에 해당하는 주택가격 1억 9천만 원보다 1.5배 비싸다. 그렇기에 거래의 정상화를 위해서는 분양가가 더 낮아져야 한다.

집값 상승기에 2~3억 원씩 빚을 내서 집을 샀다가 한 달에 이자만 150~200만 원씩 내고 있는 중산층(하우스푸어), 전월세 가격 급등으로 살 곳을 마련하지 못하는 서민(렌트푸어)들이 넘쳐나고 있다. 정작 집이 필요한 사람들은 주거불안에 시달리고 있는데, 분양가상한제 폐지로 분양가 상승을 부추기는 것은 무주택자나 내 집 마련의 꿈을 품은 중산층은 아예 안중에도 없는 처사다.  

이런 상황에서 분양가상한제 폐지는 건설회사의 오랜 숙원이었던 민원 해소 외에는 아무런 실효성도 없다. 그럼에도 박근혜 정부는 시장주의적 경제학자인 서승환 교수를 국토교통부 장관에 내정하더니, 어제(2/21)는 공약집에도 없던 ‘부동산 규제 완화’를 슬그머니 국정과제에 포함시켰다. 이는 분양가상한제 폐지를 시작으로 빗장을 풀겠다는 계획을 노골화한 것이다. 반면, 실효성 없는 하우스푸어, 렌트 푸어 대책은 어떤 보완도 이뤄지지 않았다.

분양가상한제 폐지를 비롯한 규제 완화 정책은 부동산 시장 ‘정상화’ 대책이 아니라 투기적 수요와 건설사들을 배불리고, 부동산 투기를 조장하는 ‘망국적’ 대책에 불과하다. 이제 집값을 정부정책으로 떠받치면서 서민들에게 빚을 내서 집을 사도록 유혹하는 정책은 접어야 한다. 대선 시기에는 서민과 중산층의 주거안정을 앞 다퉈 약속했던 박근혜 대통령, 새누리당과 민주통합당은 당장 분양가상한제 철폐 가 아니라 제대로 된 서민주거 안정 대책을 위해 힘을 모아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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