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앙생활보장위원회는 기초생활보장제도의 시행과 관련한 주요 사안들을 심의, 의결하는 기구로서 기초생활보장법 제6조(최저보장수준의 결정 등)에 따라서 매년 8월 1일까지 다음연도 기준중위소득 및 기초생활보장제도 운영전반에 대한 결정내용을 공표해야 합니다. 지난 7월 11일 보건복지부는 “제72차 중앙생활보장위원회 개최 결과” 보도자료를 통해 ‘2025년도 기준중위소득 등에 대한 추가 논의가 필요하여 추후 계속 심의하기로 하였다’며 중앙생활보장위원회 논의가 진행되고 있음을 밝혔으나, 구체적인 내용은 담겨있지 않았습니다.
기준중위소득은 기초생활보장제도뿐 아니라 한국의 80여 개 사회보장제도 선정기준에 사용되며, 빈곤선을 결정하는 기준입니다. 특히나 기초생활보장제도 생계급여 수급자는 기준중위소득의 32%를 상한으로 생계급여를 보장받을 수 있습니다. 이렇듯 빈곤층을 포함한 전 국민에게 중요한 사안임에도, 중앙생활보장위원회는 매년 기준중위소득 인상률을 낮게 결정해왔습니다. 올해 기준중위소득 인상률을 발표할 작년, 당시 정부는 6.09%% 역대 최대 인상률이라 홍보했지만, 이는 실제 산출된 필요 인상분의 80%만 적용한 값이었습니다. 2024년 1인가구 기준중위소득 222.8만원은 2022년 가계금융복지조사에서 나타나는 1인 가구 중위값 227.8만원보다 낮습니다.
최근 수년 동안 계속되고 있는 물가인상, 교통비와 전기 가스를 비롯한 공공요금 인상은 걱정과 우려를 넘어선 삶의 위기로 이어지고 있습니다. 특히나 낮은 수급비는 수급자들로 하여금 식사, 의료, 주거와 같은 필수적인 지출에 대해서조차 우선순위를 매기게끔 만들고, 문화생활이나 이웃, 친지와의 교류를 포기하게 만듭니다. 지난 3년(2021년 1분기~2023년 4분기) 도시가구 전체 적자 가구 비율은 25%인데 반해 소득 1분위 가구의 적자 가구 비율은 70%에 달합니다. 이는 기초생활보장법이 정하는 ‘건강하고 문화적인 생활’ 수준에 미달할 뿐만 아니라, 기준중위소득을 통계청의 통계자료를 활용해 산출해야 한다는 내용과도 거리가 멀며, 복지제도에 대한 신뢰와 가치를 무너뜨리고 복지제도가 필요한 이들의 기본권을 박탈하는 폭력입니다.
더불어 기초생활보장제도에는 생계급여와 의료급여에 여전히 부양의무자기준이 남아 있습니다. 2024년 6월 생계급여 수급자 수는 165만 명, 의료급여 수급자 수는 146만 명으로 인구대비 각 3.2%, 2.8%에 불과하며, 2021년 기준 정부에서 파악하고 있는 기준중위소득 40%이하 생계급여, 의료급여 비수급 빈곤층 규모는 66만 명에 달합니다. 부양의무자기준은 이미 시민들의 상식과 어긋난 구시대적 장치에 불과할 뿐만 아니라, 2017년 UN 사회권규약위원회 역시 부양의무자기준 폐지를 권고한 바 있습니다. 특히나 의료급여에 있어서는 중앙생활보장위원회에서 제대로 논의조차 되지 않고 있습니다. 빈곤은 언제 누구에게나 갑자기 발생할 수 있는 위기이기에 촌각을 다투는 문제입니다. 여전히 사각지대의 주요 원인으로 지목되고 있는 부양의무자기준을 폐지하는 일은 계획에만 그쳐선 안될 시급한 과제입니다.
마지막으로 기준중위소득과 기초생활보장제도 운영 전반에 대한 결정을 내리는 중앙생활보장위원회는 속기록조차 남기지 않고, 회의 과정에 참관조차 불가한 폐쇄적 운영을 지속하고 있습니다. 회의장 문을 굳게 닫고, 기초생활수급자들의 참여를 전혀 보장하지 않는 보건복지부를 규탄하고 ▲부양의무자기준 완전폐지 ▲기준중위소득 현실화 ▲‘주거안정’을 위한 주거급여 개선 ▲중앙생활보장위원회의 폐쇄적 운영 완전 철회를 요구하며 아래와 같이 기자회견을 개최했습니다.
개요
- 제목: 밀실에서 결정하는 ‘약자 복지’? 중앙생활보장위원회는 닫힌 문을 열고, 시급한 민생현안 해결에 나서라!
- 일시: 2024년 7월 23일(화) 오전 11시
- 장소: 정부서울청사 앞
- 주최: 기초법바로세우기공동행동, 장애등급제부양의무제폐지공동행동
- 발언
- 기준중위소득 결정방식의 문제점과 대폭 인상의 필요성 / 전은경 참여연대 사회인권팀 팀장
- 이 돈으로 못 살겠다, 급여 보장수준 현실화하라 / 리버 홈리스야학 학생회장
- 부양의무자기준 완전 폐지, 지금 당장! / 양영희 전국장애인차별철폐연대 상임공동대표
- 주거급여, 임대료 일부 지원이 아니라 주거권을 보장하라 / 김지선 성북주거복지센터 활동가
- 폐쇄적 중앙생활보장위원회 운영의 문제점과 한계 / 김윤진 재단법인 동천 변호사
- 기자회견문 낭독 및 요구안 제출
기자회견문
밀실에서 결정하는‘약자 복지’?
중앙생활보장위원회는 닫힌 문을 열고, 시급한 민생현안 해결에 나서라!
보건복지부는 오는 7월 25일 중앙생활보장위원회를 개최해 내년도 기준중위소득을 결정할 예정이다. 기준중위소득은 70여개 복지제도의 선정기준으로 활용되며 기초생활보장제도 수급자의 생계급여 보장수준으로 직결된다. 중앙생활보장위원회는 한국 사회와 구성원들에게 중차대한 기준을 결정하는 기구임에도 수급권자들이 의견을 개진할 수 있는 통로조차 없고 결정 과정을 공개하지 않으며 속기록도 남기지 않는다. 우리는 중앙생활보장위원회의 폐쇄적인 운영을 규탄하고 기준중위소득의 현실화와 부양의무작기준 완전폐지, 중앙생활보장위원회의 민주적인 운영을 촉구한다.
기준중위소득, 여전히 심각한 통계자료와의 격차를 줄여라!
작년, 복지부는 올해 기준중위소득 인상률을 6.09%로 결정하며 역대 최대 인상이라고 자화자찬했다. 하지만 이는 원칙적으로 반영되어야 할 산출 값의 80%만 반영한 결과였다. 2024년 1인 가구 기준중위소득 222.8만원은 2022년과 2023년도 가계금융복지조사에 나타나는 1인 가구 중위소득인 227.8만원 252.1만원 보다 낮다. 중앙생활보장위원회는 경제 상황이나 세수 부족을 이유로 매년 통계자료보다 낮은 기준중위소득을 결정해왔다. 이는 복지제도 전반의 선정기준을 낮춰, 복지가 필요한 이들을 밀어내며 복지제도에 대한 신뢰와 가치를 훼손시킨다. 더불어 기초생활보장제도 1인 가구 수급자의 최대 생계급여 보장수준은 기준중위소득의 32%로, 2024년 기준 1인 가구 기준 71만원에 불과하다. 통계청에서 발표한 1인 가구 통계자료에 따르면 2022년 1인 가구의 월평균 소비지출은 155만원으로 통계자료 간 2년의 차이가 있음에도 두 배 이상 차이 난다. 지난 3년간의 가계동향조사를 분석한 결과에 따르면 전체 가구에서의 적자 가구 비율은 25%인데 반해, 소득 1분위 가구의 적자 가구 비율은 70%로 매우 높다. 고 물가 등으로 인한 서민들의 고통이 가난한 이들의 삶에서 가장 극명하게 나타나고 있는 것이다.
사각지대, 민생현안 해결 계획을 마련하라!
중앙생활보장위원회는 내년도 기준중위소득 뿐만 아니라 기초생활보장제도 운영전반에 대한 결정권한을 갖고 있다. 정부는 기초생활보장제도 수급자가 늘어나고 있다고 홍보하지만, 2024년 6월 생계급여와 의료급여 수급자 수는 인구대비 각 3.2%(165만명), 2.8%(146만명)에 불과해, 전체 빈곤층의 20%만을 포괄할 뿐이다. 부양의무자기준은 여전한 사각지대의 주요 원인으로 지목되고 있다. 생계급여 선정기준이 의료급여보다 낮다는 점을 고려할 때 최소한 20만 명에 가까운 사람들이 생계급여를 받야 할 정도로 열약한 경제적 사정을 겪고 있다. 정부에서 파악하고 있는 의료급여 선정기준 이하(기준중위소득 4%)의 사각지대는 66만명에 달한다. 하지만 중앙생활보장위원회는 특히나 의료급여에서 부양의무자기준 폐지에 대한 논의를 제대로 하지 않고 있다. 의료는 생명과 직결된다. 사각지대에 있는 사람들이 빼앗기는 권리가 생명이라는 점에서 의료급여 부양의무자기준 잔존은 심각한 문제다. 정부는 빈곤층의 죽음과 같은 사각지대 문제가 발생했을 때 더 많은 정보수집을 통한 발굴을 대책으로 제시한다. 하지만 매년 발굴되는 사각지대 중 절반이 아무런 복지서비스도 지원받지 못하고, 80% 이상이 민간서비스로 연계된다. 제도 개선 없는 발굴 중심 복지의 효과 없음은 복지부 자료를 통해서도 이미 증명된 사실이다.
중앙생활보장위원회는 수급권자들에게 문을 열어라!
빈곤층의 삶에 중대한 영향을 끼치는 중앙생활보장위원회는 수급권자들의 의견 개진 통로조차 없다. 회의결과를 최종의결까지 비공개에 부치고 속기록조차 남기지 않으며 어떻게 결정된 것인지에 대한 설명조차 제대로 하지 않는다. 중앙생활보장위원회는 매년 산출된 필요 증가분의 70%, 80% 때로는 50% 이하로 기준중위소득 인상률을 낮게 결정하며 실제 중위소득과의 격차를 만들어 왔다. 기초생활보장제도가 경제변동에 작동하기 위해 필요한 부양의무자기준 폐지를 비롯한 제도 개선을 미루며 빈곤과 불평등의 확산을 방치 해왔다.
“부양의무자기준 절대 폐지에 관하여, 1억이면 생계급여를 중지시키는 것은 말도 안된다.” “자식이 부모를 돌보지 않고 생활비도 안주는데 법적으로 부양의무자라고 모든(생계,의료)급여를 탈락시키는 것은 인간의 삶의 존엄성을 기만하는 법이다.” “현재(생계급여)는 인격 유지비도 안된다.” “고물가 시대에 병원비나 경조사비를 내기에도 수급비가 너무 적다.” “병원비가 모자라요. 생계급여를 인상 시켜주세요.”
지난 2분기 기초법 거리상담을 진행하며 수급권자들이 기초생활보장제도에 남긴 말들중 일부다. 빈곤층은 여전히 가족이 존재한다는 이유로 수급권을 박탈당하고 낮은 수급비로 인해 병원 이용 및 치료와 사회적 관계, 균형 잡힌 식사를 포기하는 선택을 강요받고 있다. 이에 우리는 ▲부양의무자기준 완전폐지 ▲기준중위소득 현실화 ▲‘주거 안정’을 위한 주거급여 개선 ▲중앙생활보장위원회의 폐쇄적 운영 완전 철회를 요구한다. 우리는 빈곤 문제의 사회적 해결을 촉구하는 시민, 이 사회 빈곤층과 수급권자 모두의 마음을 모아 이번 중앙생활보장위원회의 결정을 지켜볼 것이다. 중앙생활보장위원회는 닫힌 문을 열고, 시급한 민생현안 해결에 나서라.
2023년 7월 23일
기초법바로세우기공동행동 / 장애인과가난한이들의3대적폐폐지공동행동

보도자료(발언문 포함) [원문보기/다운로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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