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만 5천원 인상하면 ‘전기요금 제로’? 실제 지원내용과 다른 과대포장일뿐
에너지바우처 사각지대 빈곤층, 최저주거기준 미달 가구에 대한 대책 없는 ‘겉핥기’에 불과
반지하 수해참사 2주기를 맞는 오늘 정부여당의 국민 기만 규탄
2024년 8월 8일 오늘 국민의 힘 한동훈 대표는 “에너지 취약계층 130만 가구를 대상으로 전기요금을 1만 5천 원 추가 지원하겠다”며 이는 “4인 가구 하계 월평균 전기요금이 7만 6천 원 수준”이라 “전기요금, 복지할인, 에너지바우처로 약 6만 원가량 지원”받고 있어 1만 5천 원을 지원하면 전기요금을 제로에 가깝게 지원하는 것이라 말했다.
이 셈법은 의아하다. 에너지바우처는 매달 지원하는 것이 아니라 7월에서 9월 세 달간 지원받을 수 있는 총액이 정해져 있다. 4인 가구라 할지라도 최대 지원금액은 세달 간 10만 2천 원, 한 달로 나누면 3만 4천 원이다. 여기 생계, 의료급여 수급자에게만 주어지는 하절기 요금 할인 최대 금액 2만 원을 더한다 해도 6만 원에는 이르지 않는다. 더불어 1만 5천 원을 인상하면 평균 한 달 5천 원을 더 지원하는 셈인데, 4인 가구 월평균 전기요금과 비교하며 ‘전기요금 제로’를 운운하는 것은 적절하지 않다. 이런 식으로 성과를 과대 포장하는 숫자놀음은 복지가 충분하다는 착시를 만들어내고, 지원이 절실한 사람들에게 허망함을 안긴다는 사실을 한동훈 대표는 명심하길 바란다.
게다가 에너지바우처를 받을 수 있는 가구는 기초생활수급가구 중에서도 노인, 한부모가구 등에 한정되어 있다. 전기료나 휴대폰 요금 할인 감면의 경우 기초생활수급을 신청하며 통합적으로 신청할 수 있도록 하는 반면, 에너지 바우처는 별도로 신청해야 하는 것 또한 제도 이용을 가로막는 장벽이다. 이런 단순한 문제도 해결하지 않으면서 1만 5천 원 인상을 운운하는 것은 국민을 기만하는 일이다.
이보다 심각한 문제는 폭염으로부터 보호받을 수 없는 집이다. 기초생활수급자 중 최저주거기준에 미달하는 집에 사는 이들은 전체 수급자의 19.33%(2015년, 국토교통부)에 이른다. 에어컨이나 창문이 없는 집, 아무리 더운 여름에도 하루 서너 시간만 에어컨을 가동하는 고시원, 선풍기를 틀어봤자 더운 바람만 흘러나오는 집에서 한 달 평균 5천 원의 에너지바우처 지원 금액 인상이 무슨 소용인가? 단열 성능이 떨어질 대로 떨어진 노후한 공공임대주택을 방치하고, 이를 위한 ‘그린리모델링’ 예산조차 대폭 삭감한 것이 윤석열 정부다.
역대급 폭염, 역대급 폭우, 역대급 한파. 기후 위기가 기후 재난으로 반복되는 지금, 이로 인한 취약계층의 위기 상황을 뻔히 알면서도 겉핥기 정책만 지속하는 것은 정부여당의 직무유기다. 8월 8일 오늘은 2년 전 반지하 수해 참사로 관악구와 동작구에서 일가족이 숨진 날이다. 반지하 폭우참사 2주기를 맞아 발표된 정부의 폭염 대책이 고작 ‘한 달 5천 원’ 지원은 아니었어야 한다.
2024년 8월 8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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