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매년 10월 17일은 UN에서 정한 “세계 빈곤퇴치의 날”입니다. 한국의 빈민·장애·노동·인권·종교·사회단체에서는 빈곤 문제가 일시적이고 시혜적인 구호나 원조를 통해서가 아니라, 일상의 빈곤 문제에 저항하고 있는 이들의 연대와 투쟁을 통해 해결의 단초를 마련할 수 있다는 취지로, 2005년부터 매년 이날을 “1017 빈곤철폐의 날”로 명명하여 투쟁하고 있습니다.
빈곤과 불평등에 대한 심각성이 전 사회적으로 언급되고 있지만 제시되는 대안들은 임시방편이거나 빈곤과 불평등을 더 심화시킬 내용뿐입니다. ‘약자 복지’를 내세운 윤석열 정부는 의료급여 수급자들의 의료비 부담을 늘릴 의료급여 본인부담체계 정률제 개편안을 발표했습니다. 부자 감세 등으로 인한 세수 부족을 빈곤층에게 의료접근성과 건강권을 침해하는 것으로 책임 지우겠다는 계획입니다. 또 사회서비스와 의료를 민영화하여 전체 사회 구성원의 건강권을 침해하고 간병을 포함한 돌봄 노동을 더 저임금 불안정한 일자리로 내몰며, 돌봄의 책임을 개인과 가족에게 떠넘기려는 시도가 계속되고 있습니다.
한국은 주거 불평등이 심각한 나라입니다. 지난 5년간 집부자 30명이 8천채의 주택을 구입한 반면, 쪽방·고시원 등 집이 아니거나 최저주거기준에 미달하는 곳에 사는 주거빈곤층은 180만에 달합니다. 그럼에도 정부는 현재의 주거불평등을 만들어낸 재개발 재건축에 대한 규제를 완화하고 건설사들의 부실 PF 대출에 대해 걱정하며 세입자들의 고통을 외면하고 있습니다. 이윤만 쫓는 공급중심의 부동산 정책은 세입자들의 전세금을 통한 대규모 사기를 가능하게 만들고 인근 노점상인들을 밀어내며 공공장소마저 상업 시설의 고객유치 공간으로 변모시켜 홈리스들을 퇴거시키는 결과로 나타나고 있습니다.
이에 올해 1017 빈곤철폐의 날 조직위원회는 “이윤에 떠밀리는 도시를 구출하라!”는 슬로건 아래 두 개의 기조와 아홉 가지 현장의 목소리, 요구안을 걸고 1017 빈곤철폐의 날 당일인 10월 17일 목요일 오전 10시, 대통령 집무실 앞에서 기자회견을 개최했습니다.
기자회견 개요
- 일시 : 2024년 10월 17일(목) 오전 10시
- 장소 : 용산 대통령집무실 앞
- 주최 : 1017 빈곤철폐의 날 조직위원회
- 프로그램
- 사회자 : 이종건(옥바라지선교센터 활동가)
- 대표자 발언
- 정부의 공공임대주택 정책 비판 – 이원호(빈곤사회연대 집행위원장)
- 의료급여 정률제 개악안 철회 촉구 – 정성식(시민건강연구소 연구원)
- 사회서비스 돌봄 민영화 규탄 – 오대희(공공운수노조 사회서비스원지부 지부장)
- 홈리스 공공장소 강제퇴거 규탄 이용권리 보장 – 홍수경(홈리스행동 상임활동가)
- 이윤만을 위한 도시개발정책 규탄 – 김소연(전국철거민연합 조직국장)
- 기자회견문 낭독
기자회견문
이윤에 떠밀리는 도시를 구출하라! 1017 빈곤철폐의날
이윤보다 생명과 안전, 사람이 먼저인 세상으로!
빈곤과 불평등을 철폐하고 평등사회로 나아가자!
오늘(10월17일)은 “빈곤철폐의 날”이다. 1992년 UN에서 빈곤과 기아문제 해결을 위해 매년 10월 17일을 “세계 빈곤퇴치의 날”로 정한지 32년이 지났지만, 빈곤문제는 해결되지 않았다. 애초 불평등한 사회구조로 인해 발생한 빈곤문제를 일시적이고 시혜적인 구호를 통해 해결하겠다는 발상은 어불성설이었다. 현재의 빈곤과 불평등은 소수의 더 많은 이익을 위해 사람과 땅을 착취하는 시스템이 만들어 낸 성장과 발전의 결과이다. 빈곤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선 사람의 존엄과 생명보다 이윤을 우선하는 작금의 질서를 바꿔야 한다. 이에 노점상, 철거민, 쪽방주민, 홈리스, 장애인, 노동자인 우리는 빈곤과 불평등에 저항하고 있는 이들이 연대하여 투쟁함으로써 빈곤을 철폐할 수 있다는 취지로 오늘(10월 17일)을 “빈곤철폐의 날”로 명명하여 투쟁하고 있다.
평범한 사람들은 임금 대비 치솟는 전·월세와 공공요금, 높은 물가와 금리를 걱정하며 살아가고 있다. 지난 3년간 소득 하위 20% 가구 중 적자 가구 비율이 70%로 높게 나타났다. 누군가는 전세사기로 인해 평생 모은 자금과 대출금을 잃을 위기에 있고, 또 누군가는 대책없는 개발정책으로 인해 살던 집과 가게에서 쫓겨 날 위기에 처해있다. 거리 홈리스 상태에 있는 이들은 상업화된 공공역사에서 마저 퇴거당하고 있고, 쪽방·고시원 등 비주택과 최저주거기준에 미달하는 곳에 사는 주거빈곤층이 180만 가구에 달한다. 반면 지난 5년간(19년~23년)간 집부자 상위 1,000명이 사들인 주택은 42,000채이고 서울 임대소득 상위 0.1%의 평균 임대소득이 13억원에 육박했다. 그럼에도 정부는 다주택자에 대한 감세를 추진했고, 이를 통해 작년 한 해 집부자들에게 3조 원의 세금을 깎아줬다. 세입자들의 주거 불안은 안중에도 없이 건설사의 부실 PF 대출을 걱정하고 재건축이익환수법과 금융투자소득세 폐지를 시도하고 있다.
“약자 복지”를 선언한 윤석열 정부는 한국사회 빈곤선이자 사회보장제도 전반의 선정기준에 사용되는 2025년 기준중위소득을 통계자료 상 나타난 필요 인상분의 40%만 반영해 결정했다. 오랜기간 복지 사각지대의 주요 원인으로 지목되어 왔고 UN사회권위원회에서도 권고한 부양의무자기준 폐지에 대한 계획조차 발표하지 않았다. 오히려 의료급여 수급자들의 의료비 부담을 높여 의료접근성과 건강권을 침해할 의료급여 본인부담체계 정률제 개악안을 발표했다. 사회서비스 시장화 전략을 통해 돌봄과 사회서비스를 기업의 이윤 창출 수단으로 전락시키는 시도를 계속하고, 코로나19 펜데믹과 최근 의정 갈등에서 민간 의료체계의 사회적 해악이 여실히 드러났음에도 의료 민영화 정책을 밀어붙이고 있다. 감세를 위해 부자와 기업과 연합하고 이로인해 발생한 부족한 세수를 충당하기 위해 사회안전망을 축소하며 가난한 사람들에게 병원도 가지 말라는 “약자 복지” 정책은 기만일 뿐이다.
더불어 일상화된 기후위기는 전 세계적으로 빈곤 인구를 늘리며, 가난한 이들에게 생존의 문제로 나타나고 있다. 예측 불가능한 폭우는 반지하와 컨테이너에 거주하는 이들의 삶을 가장 먼저 덮쳤고, 극심한 폭염과 혹한의 피해는 거리 홈리스와 쪽방주민 등 빈곤층과 야외 노동자에게 가장 빠르게 나타났다. 그럼에도 정부는 기후재난의 최전선에서 분투하고 있는 이들의 생명과 주거권 보호를 위한 공공임대주택 예산은 대폭 삭감했고, 쪽방주민을 위한 동자동 공공주택사업은 3년이 넘도록 첫발조차 떼지 않고 있다. 반면 용산정비창과 서울혁신파크, 창동 차량기지와 같은 공공의 땅을 민간에 특혜 매각해 기후위기를 부추기는 대규모 토건 개발을 밀어붙이면서, 기후위기 대응인양 녹색으로 덧칠(그린워싱)하며 투기 개발을 추진하고 있다.
저임금 불안정 노동을 확대하며 사회안전망을 축소, 시장화하고 주택과 거리, 광장을 비롯한 모든 공간을 상품화하며 소수가 부를 독식하는 사회에서 절망이 두꺼워지고 있다. 이 도시는 부자와 기업이 아니라 노동자, 노점상, 철거민, 홈리스, 쪽방주민, 장애인, 이주민, 성소수자 등 다양한 이들이 마주치고 살아가는 삶의 공간이자 저항하는 공간이다.
우리는 더 많은 이윤을 위해 도시 중심부에서 가난한 이들을 축출하는 폭력을 거부한다. 가난하고 차별받는 이들이 연대해 평등만이 대안임을 선언하며 세상을 바꾸고자 오늘 이 자리에 모였다. 우리는 빈곤을 만들어내는 불평등한 사회구조를 바꾸기 위한 싸움에 나설 것이다.
더 많은 이윤을 위해 사람을 축출하는 도시 재편에 반대한다. 이윤보다 생명과 안전, 사람이 먼저인 세상으로 나아가자! 빈곤과 불평등을 철폐하고 평등사회를 쟁취하자!
2024년 10월 17일
1017빈곤철폐의날 조직위원회
공공노조사회복지지부, 공공운수노조희망연대본부, 공익인권법재단공감, 관악주민연대, 광진주민연대, 금융피해자연대해오름, 너머서울, 내가만드는복지국가, 노동당, 노동도시연대, 노들장애인야학, 동자동사랑방, 맘편히장사하고픈상인모임, 민달팽이유니온, 민생경제연구소, 민주노총, 민주노총서울본부, 민주화를위한전국교수협의회, 반빈곤네트워크(대구), 반빈곤센터(부산), 반성매매인권행동이룸, 불교인권위원회, 빈민해방실천연대(민주노점상전국연합·전국철거민연합), 사회진보연대, (사)참누리, 서울민중행동, 서울복지시민연대, 성공회나눔의집협의회, 성동장애인자립생활센터, 성북장애인자립생활센터, 세상을바꾸는사회복지사, 시민건강연구소, 옥바라지선교센터, 인권운동사랑방, 장애여성공감, 장애와인권발바닥행동, 전국공무원노동조합, 전국교직원노동조합, 전국불안정노동철폐연대, 전국빈민연합(빈민해방철거민연합·전국노점상총연합), 전국장애인차별철폐연대, 정태수열사추모사업회, 정의당, 주거권실현을위한국민연합, 주거권실현을위한비닐하우스주민연합, 중랑장애인자립생활센터, 조계종사회노동위원회, 진보당, 참여연대, 천주교빈민사목위원회, 천주교인권위원회, 천주교예수회인권연대인권센터, 최옥란열사추모사업회, 평화주민사랑방, 포천이주노동자센터, 한국도시연구소, 한국백혈병환우회, 한국지역자활센터협회, 한국주민운동교육원, 해외주민운동연대, 향린교회, 현장실천사회변혁노동자전선, 홈리스행동 (2024.10.04 기준 65개 단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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