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정부 첫 보건복지예산안, 복지 전반의 질적 개선이나 구조적 전환으로 도약하지 못한 미완의 예산안

참여연대 사회복지위원회,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남인순, 박주민, 이수진, 김남희, 김선민 국회의원은 오늘(11/5) 오전 10시, 국회의원회관 제11간담회의실에서 ‘2026년도 보건복지예산안 분석’ 토론회를 개최했다. 이번 토론회는 2026년도 국회 예산심의를 앞두고 이재명 정부의 첫 보건복지예산안을 평가하고 분석하기 위해 마련되었다.
총론 발제를 맡은 최혜지 참여연대 사회복지위원회 위원장은 2026년 보건복지부의 총지출 예산은 137조6,480억 원으로 정부 총지출 예산의 20.4%를 차지하는데, 2025년 대비 9.7% 증가했지만 법령에 의해 강제되거나 정책 대상 규모의 변화로 증가된 자연증가분이 예산 증가를 주도한 것은 적극적인 재정 투입을 통한 보건복지 확대의 의지가 취약함을 시사한다고 지적했다. 특히, 보건복지부 국정과제와 실제 예산 간 괴리가 크다며 실천 의지에 의문을 제기했다. 최혜지 위원장은 기초연금·장애연금·보육·요양 등 사회서비스의 공공인프라 확충 예산이 정체 또는 감액된 반면, 보건산업 R&D와 AI 기반 서비스 예산이 확대된 것은 산업화를 명분으로 한 보건복지 서비스의 시장화가 확대될 것이라는 점에서 우려를 표명하였다. 또한 노인일자리 등 일부 예산의 특별회계 이전은 지자체 자율성 강화보다는 중앙정부의 재정부담 회피에 가깝고, 지역 간 복지 불평등 심화를 초래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최 위원장은 결국 이번 예산안은 양적 확대에도 불구하고 질적 전환에 이르지 못한 미완의 복지 예산, 즉 ‘국민 삶의 실질적 변화를 만드는 증명의 정치’라는 국정 원칙이 무색한 미완의 예산안으로 평가했다.
이어진 토론은 분야별 예산에 대한 평가로 이뤄졌다. 기초보장 분야 예산 평가를 맡은 김윤민 국립창원대 교수는 2026년 기초생활보장 예산안이 겉으로는 사회안전망 강화를 위한 정부 의지를 보여주지만, 세부 내용을 살펴보면 양적 확대가 제도의 실질적 개선이나 보장성 강화로 이어지기에는 제한적이라고 평가했다. 김윤민 교수는 ‘간주부양비 폐지’와 ‘30세 미만 미혼 자녀의 생계급여 분리 지급’에 대한 모의 적용 실시를 긍정적 변화로 꼽으며 청년층 생활고 완화에 일정한 효과가 있을 것으로 전망했다. 그러나 생계급여와 의료급여의 부양의무자 기준 완전 폐지 미반영, 기준중위소득의 낮은 현실화 수준, 의료급여 건강생활유지비 축소 등은 여전히 제도적 한계를 드러낸다고 지적했다. 특히, 의료급여 정률제 전환 관련해 빈곤한 이들의 건강권은 물론 생존권까지 위협하는 조치이므로 이에 대한 정부의 구체적이고 책임 있는 답변을 요구했다. 또한 기후재난으로 위협받는 주거취약계층 지원 예산이 미흡하다며, 정부의 미온적 대응을 지적했다. 김윤민 교수는 현 정부가 강조하는 “함께 행복”을 실현하기 위해서는 부양의무자 기준 전면 폐지, 기준중위소득 현실화, 의료급여 개악 중단, 주거취약계층 지원 강화가 반드시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보건의료 분야의 토론을 맡은 김진환 서울대 보건환경연구소 교수는 건강보험 예산이 1.3% 증가한 반면, R&D 예산이 32.8%나 증가한 점을 지적하며 정부의 재정 배분 방향이 ‘필수·공공의료 확충’이 아닌 ‘산업과 기술 중심’의 성장 프레임에 맞춰져 있다고 비판했다. 김진환 교수는 공공의료 예산의 증액이 대형병원의 AI 인프라 강화에 집중되어 있으며, 지역의료의 위기는 AI가 아닌 사람이 부족해서 생기는 것임을 볼 때 정부의 정책기조가 공공의료 부문의 정책 우선순위마저 왜곡시켰다고 밝혔다. 또한 건강보험의 국고 지원이 여전히 법정 기준을 충족하지 못했으며, 재난적 의료비 지원사업 예산 역시 28.5% 감소하고, 차상위계층 지원 예산도 실질적으로 감액되었다며 의료비 안전망으로 기능할 수 있을지에 대해 우려했다. 반면, 큰 폭으로 확대된 바이오헬스산업 육성, 바이오 빅데이터 구축 등의 예산을 ‘공공 R&D’라고 설명하지만 민간의 연구 책임을 국가가 대신 부담하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뿐만 아니라 보건의료체계를 실제로 작동하게 하는 건강보험 재정이 정부의 예산체계 안에 있지 않다며 100조 원이 넘는 건강보험 재정이 국민의 대표기관인 국회의 심사와 책임성 밖에서 이해당사자 간의 협의만으로 운용되고 있는 점은 큰 문제라고 지적했다. 이어 지금 필요한 것은 단순한 예산 증액을 넘어 재정의 사회적 방향성을 되돌리는 일, 공공의료와 건강보험, 보건산업의 관계를 다시 정치적으로 재구성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돌봄 분야 예산 평가를 맡은 김형용 동국대 교수는 국정과제 123개에 걸쳐 ‘돌봄’이 자주 등장하지만 그 내용은 AI·스마트 돌봄기술 개발과 산업화 중심으로 설계되어 있고, 이는 돌봄을 공공복지 영역이 아닌 성장 산업의 한 축으로 보는 관점이 강화된 결과라고 지적했다. 김형용 교수는 돌봄통합지원법이 내년 3월 시행을 앞두고 있는데도 돌봄권 강화를 위한 실질적 정책과 재정 확보가 부족하고, 부처별 사업을 단순 나열하는 수준에 그쳐 국민의 돌봄에 대한 권리성을 높이고 재정을 마련하는 사회보장 제도에 대한 국정과제는 매우 부실하다고 우려했다.
또한, 노인·아동·장애인 돌봄 예산 모두 공공 인프라 확충보다는 단기성·시장 의존형 지원에 치우쳐 있다며, 기초연금에 편중된 노인돌봄, 민간보육 보조금 중심의 아동돌봄, 서비스 예산 위주의 장애인돌봄 모두 구조적 개혁 없이 양적 확대에 그쳤다고 분석했다. 특히, 노인돌봄의 경우 재정이 인구 증가에 따른 자연증가에 머물러 있고, 아동돌봄 예산은 대부분 한시적 특별회계에 의존해 재정 안정성이 취약하며, 취약 아동을 위한 안전망 구축은 여전히 미흡하다고 지적했다. 김교수는 통합돌봄체계 예산 또한 대상자 확대에 비해 턱없이 부족하고, 지자체는 책임만 있고 권한은 없는 구조라고 비판하고, 사회서비스원 예산 역시 인프라 확충보다는 ‘서비스 고도화’와 품질관리 중심으로 편성되어 설립 취지인 공공 돌봄 공급 확대와는 방향이 다르다고 지적했다. 이어서 돌봄 노동자의 고용불안과 처우 개선, 지역 간 인프라 격차 해소, 공공 돌봄체계 복원을 위한 근본적 재정개편이 시급하다고 강조했다.




토론회 개요
- 일시 : 2025년 11월 5일(수) 오전 10시
- 장소 : 국회의원회관 11간담회의실
- 공동주최 : 국회의원 남인순, 박주민, 이수진, 김남희, 김선민, 참여연대 사회복지위원회
- 좌장 : 정세은 충남대학교 경제학과 교수
- 발제 : 최혜지 참여연대 사회복지위원회 위원장, 서울여대 교수
- 토론
- 김윤민 국립창원대학교 사회복지학과 교수
- 김진환 서울대학교 보건환경연구소 교수
- 김형용 동국대학교 사회복지학과 교수
- 임예슬 보건복지부 재정운용담당관 서기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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