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복지위원회 복지학교 2026-09-08   2079

[청년복지학교 후기②] 청년 정책의 쟁점과 과제

2026 참여연대 청년복지학교 참가자 하지형

지난 학기에 대학에서 수강한 사회복지학개론 수업에서 분야별 사회복지에 대해 배웠지만, 청년 분야의 사회복지는 언급된 적이 없었다. 이번 강의를 들으면서 그 이유를 알게 되었는데 그도 그럴 것이 청년 대상의 복지(보장) 정책은 역사가 압도적으로 짧고 다른 분야별 정책과 구분되는 특성을 지녔기 때문이었다.

2026.8.24. 참여연대 느티나무홀, <청년 정책의 쟁점과 과제> 강의 중인 변금선 센터장
2026.8.24. 참여연대 느티나무홀, <청년 정책의 쟁점과 과제> 강의 중인 변금선 센터장(사진=참여연대)

다른 내용에 앞서 강의해주신 변금선 연구자님은 청년 정책의 대상을 ‘청년 집단’이 아니라 ‘청년기’의 사람으로 이해하자고 제안해주셨다. 나는 이렇게 대상을 단순 집단이 아니라 시기를 거치는 사람으로 이해하는 관점이 청년과 청년 정책의 구별적인 특성을 잘 나타낸다고 생각했다. 청년을 시기로 이해하면 모두가 겪고 지나간다는 점에서 보편성을, 해당 시기에 대응하는 시대가 변화하며 청년이 겪는 사회적 위험이 달라진다는 점에서 유동성을 포착할 수 있다. 보편성과 유동성이라는 특성에 착안하여 연구자님이 강의에서 다룬 여러 쟁점과 과제 중 내가 공감한 쟁점과 과제를 하나씩 소개하고 내 의견을 덧붙여보고 싶다.

첫 번째로 청년기의 보편성에서 착안한 쟁점이다. 과연 몇 살까지 청년기로 보아야 할까? 현재 한국에서는 청년의 나이 기준을 지자체 재량에 맡기어 정하고 있어서 절대적인 기준은 없다. 이러한 기준의 유연함은 조금이라도 젊은 인구에게 혜택을 주어 지역사회에 머물게 하기 위함도 있지만, 청년 정책의 사각지대를 없애고 보편성을 강화할 기반이 되기도 한다. 그러나 지금까지의 청년 정책은 보편성을 챙기는 대신 ‘가장 취약한 청년’만을 대상으로 선별적인 제도를 만드는 (연구자님의 표현을 빌리면) 쉬운 길을 선택해왔다. 일자리, 주거와 같은 청년 세대 전반이 겪는 보편적 취약성은 주로 구조적인 문제여서 품이 많이 들기 때문이다. 근데 청년 취약성이 구조적이라 함은 결국 청년이 겪는 문제가 비단 이 청년 세대에 국한되는 것이 아니라 사회 전체의 문제라는 뜻이 된다. 이제 막 사회에 진입하여 자신의 위치를 형성해 나가는 청년 세대가 먼저 민감하게 영향을 받을 뿐 결국 청년이 겪는 문제는 전 사회의 문제이다. 이 결론을 염두에 두고 다시 청년기를 몇 살까지로 정할지 고민해보면 일정한 나이 기준을 세우는 건 쓸데없으며 오히려 제약을 두는 것과 다름없다고 느껴졌다.

두 번째로, 연구자님은 청년 정책의 과제로 청년 참여의 확대를 제시하였는데 청년기의 유동성에서 착안해 어떤 방향성으로 참여 확대가 이루어져야 하는지 다뤄보고 싶다. 일단 변화하는 시대의 위험에 유동적으로 대응하기 위해서는 실제로 위험을 마주하고 있는 현재의 청년들이 내는 목소리가 중요하다는 건 당연한 사실일 것이다. 그러나 현재 한국에서는 정책과 제도를 만드는 국회와 같은 공공 영역에서 청년이 부족하고, 그나마 있는 청년 대표자에게도 충분한 권한이 주어지지 않고 있다. 더불어 아직 청년 정책의 필요성에 대해 사회적인 합의가 이루어지지 못했고 청년 당사자들도 본인의 실패를 개인의 노력부족으로 치부하는 기조가 아직 만연하다고 느낀다. 이렇게 청년 의견이 잘 반영되지 않는 상황에서 청년기본법에 따라 양산되는 제도가 실효성이 낮고 현실과 괴리되어 있는 것은 당연한 결과이다. 근데 한국이 처음부터 이렇지는 않았다고 한다. 태동기에 청년 정책은 청년들이 본인의 경험과 의견을 기반으로 전반적인 영역의 정책 활동에 참여하는 형태였다고 한다. 얼마 안 가 청년기본법의 부작용으로 청년 참여가 축소되고(더 확대되지 못하고) 그 본질이 청년집단만의 이익을 요구하는 것으로 변질되었지만 말이다.

2026.8.24. 참여연대 느티나무홀, <청년 정책의 쟁점과 과제> 강의를 듣고 있는 참가자들
2026.8.24. 참여연대 느티나무홀, <청년 정책의 쟁점과 과제> 강의를 듣고 있는 참가자들(사진=참여연대)

정리해 보면 시대와 사회적 위험의 유동성에 대응하기 위해서는 청년의 참여가 필수적이지만 양적으로 현재 현저히 부족하고, 청년이 겪는 문제는 결국 전 사회의 구조적 문제이므로 다양한 영역을 논의할 수 있어야 하지만 현재는 청년 자신의 이해만을 대변하는 참여가 이루어지고 있으므로 질적으로도 개선이 필요하다. 따라서 청년 참여의 기회와 영역을 확대하는 것이 청년 정책의 과제라고 할 수 있다.

청년 정책에 대한 기초지식이 거의 없는 채로 들어서 오해한 부분이 있을 수도 있겠지만 내가 이해한 게 맞다면, 이 강의가 ‘연대와 공존, 청년이 꿈꾸는 복지국가’라는 전체 프로그램의 주제에 가장 잘 부합하지 않았나 싶다. 세대 갈등 대신 궁극적으로 모두를 위한 사회구조 개선에 목소리를 내자고, 낼 수 있게 하자고 말하는 듯 했다. 한편, 현재 청년의 어려움과 정부의 미숙한 대처를 짚어주시는 걸 들으며 앞으로 펼쳐질 청년으로서의 내 삶이 더 이상 막연히 두렵지 않고 구체적으로 공포스러워지는 시간이기도 했다. 그래도 청년사회학도로서 청년 정책을 어떻게 바라보아야 하는지 마음 정할 수 있는 귀한 시간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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