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론회] 의사폐업과 의료개혁의 과제 토론회 개최

한국산업사회학회·참여연대 공동 기획토론회

1. 9월 21일(목) 오후 2시, 한국일보사 12층 강당에서 한국산업사회학회(회장 李殷珍 경남대 교수) 및 참여연대(공동대표 金重培·朴恩正·朴相增)가 공동 주최한 “의사폐업과 의료개혁의 과제”라는 기획토론회가 열렸다.

2. 이번 토론회의 사회자인 김동춘(金東椿) 교수(성공회대 사회학과)는 최근 의약분업으로 촉발된 의료계의 폐업사태를 통해서 보건의료 문제가 더 이상 의료계만의 문제가 아니며 사회적 갈등을 극대화시킬 수 있는 국민적 사안임을 드러냄에 따라, 한국산업사회학회와 참여연대는 현재의 대립적인 구도를 돌파하는 시도로서 이와 같은 토론회를 마련하였다고 밝혔다.

3. 첫 번째 발표자인 조희연(曺喜 ) 교수(성공회대 시민사회복지대학원 NGO학과)는 “집단행동은 민주주의의 기본권리라는 출발점에서 현재 의사들의 집단행동을 접근해야 한다”고 전제하고, “다양한 집단행동은 민주주의 이행 과정에서 자연스럽고 불가피한 것이다”라고 주장했다. 오히려 문제는 다양한 집단행동을 혼란으로 인식하는 것으로 새로운 민주적·공적 조정기제가 확립되지 않은 단계에서 과도기적 진통이 고통으로 받아들여지고 있는 상황이라고 분석하였다. 현재의 상황을 거시적인 사회적 맥락에서 살펴볼 때, “사회집단의 이익추구가 억압되던 권위주의적 사회통합양식으로부터 이익추구집단행동이 공적·민주적·자율적으로 조정되는 체제로 이행해 가고 있다”고 주장했다.

4. 그러나 조희연 발표자는 의사파업을 집단행동의 권리라는 측면에서 긍정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공적이해와 충돌하고 있다는 점에서 ‘집단이기주의’적 성격을 지니고 있다고 비판하였다. “의사들은 의약분업이라는 새로운 이익분배체계가 국민건강권에 대한 진보적인 성격을 갖고 있는 상태에서 기득권 박탈과 이에 따른 고통을 겪는 것에만 즉자적으로 대응할 뿐, 어떻게 자신들의 이해를 공익적·국민적 관점에서 바라볼 것인지에 대한 노력은 부족하다”고 지적하였다.

5. 두 번째 발표자인 조병희(趙炳熙) 교수(서울대 보건대학원 의료사회학)는 의사파업의 사회적 의미에 대하여 의료체계의 구조변화 등의 객관적인 조건과 의사집단의 전문직업의식을 주요 변수로 하여 살펴보았다. “의사들은 모든 문제의 근원을 정부의 의료보험정책과 원가보다 낮은 의료수가에 있다고 보지만, 정작 1980년대 이후의 병원자본의 형성과 이에 따른 의사들의 경제적·사회적 위기 상황에 대해서는 간과하고 있다”고 지적하였다. 현재 의사들이 외치고 있는 의권확립도 자본을 중심으로 의료시장이 통합되는 과정에서 자본의 영향력에 맞서는 의권이 아니라 진료행위의 자유, 진료권의 완전하고 배타적인 독점과 그에 대한 정당한 보상 등을 포함한 의권을 의미하고 있을 뿐이라는 것이다.

6. 조병희 발표자는 의사파업의 양식에 대한 분석을 시도하면서 그들이 극단적인 방식을 선택하게 된 원인으로 의사들의 폐쇄적인 동질의식과 다른 사회집단들과의 의사소통의 단절로 인한 사회적 소외를 들었다. 파업을 전후하여 의사들의 주장이 상당 부분 진실함에도 불구하고 그러한 진실이 제대로 전달되지 못함에 따라 사회적인 외면을 당하는 상황 속에서 극단적인 선택을 하게 된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하였다. 이것은 “의사집단이 사회의 변화에 적응하고 환자들의 요구에 부응하는 등의 과정이 부재하였고 권위주의적인 진료행태를 계속 유지하여 왔기 때문이다”라고 지적하였다.

7. 조병희 발표자는 결론으로서 의사파업이 주는 가장 큰 의미로 ‘의료문제의 정치문제화’를 들었다. 의사들이 문제를 제기한 방식에 크게 문제가 있지만 그 문제 자체는 국가와 사회가 머리를 맞대고 해결해야 하는 과제들이므로, 더 이상 의사들을 사회적으로 소외시키지 말고 국가와 사회가 의료에 대한 투자와 관심이 부족했음을 인정하고 책임을 감수하며, 의사들 또한 정부에 모든 것을 일방적으로 요구하는 자세에서 벗어나 국민들과 의견을 나누는 열린 자세를 갖출 것을 촉구하였다.

8. 마지막 발표자인 신영전(申榮全) 교수(한양의대 예방의학과)는 의사파업을 계기로 의료문제가 우리 사회의 중심부로 이동하였고 일정수준의 의료개혁의 동력이 마련되었다는 점을 지적하면서 의료개혁의 원칙과 내용을 개괄하였다. 신영전 발표자는 보건의료체계의 ‘공공성’과 ‘합리성’이라는 두 가지 원칙을 강화하는 방향으로 의료개혁의 과제들을 제시하였다. 공공성의 강화를 위해서는 의료보장제도의 보장성을 대폭 확대하고 공공부문의 양적, 질적 확대를 이루어 내는 것이 기본임을 밝혔다. 합리성의 강화를 위한 주요 과제로는 의료인력정책의 합리화로서 의과대학의 통폐합 등의 조치에 대한 검토를 주장하였고, 의료서비스 전달체계의 합리화로서 ‘주치의 등록제’와 ‘수가차등제’를 제시하였고, 재원조달 및 운영과정의 합리화로서 현재의 ‘저부담-저급여-저수가’ 체계가 ‘적정부담-적정급여-적정수가’ 체계로 전환되어야 함을 주장하였다.

9. 마지막으로 신영전 발표자는 의료개혁을 위한 각 부문의 과제를 제시하였는데, 먼저 의료계를 향하여 “합리적인 내부 의사결정기전을 확보하고 시민사회단체들과의 연계활동을 전개해야 한다”고 제안하였다. 정부와 정치권의 과제로서 일관성과 책임성을 기반으로 한 조정자로서의 역할 수행과 전문적인 실무능력의 대폭 보강을 제안했다.

10. 이번 토론회는 학계와 시민사회단체 및 전공의 측 일원들이 한자리에 모여 의사폐업이 사회적으로 주는 의미와 향후 의료개혁의 원칙 및 내용, 각 부문의 과제들에 대해서 짚어보는 발전적인 자리로서, 우리 사회의 중심부로 옮겨 온 보건의료 문제에 대하여 사회적 합의를 도출해 내는 노력의 출발이 되었다.

별첨

의사폐업과 의료개혁의 과제

– 한국산업사회학회·참여연대 공동 기획토론회 –

○ 제목 : 의사폐업과 의료개혁의 과제

○ 일시 및 장소 : 2000년 9월 21일(목) 오후2시∼5시, 한국일보사 12층 강당

○ 주최 : 한국산업사회학회, 참여연대

○ 사회 : 김동춘 (성공회대 사회학과 교수)

○ 발표 : 2시 10분 ∼ 3시 40분

▷ 조희연 (성공회대 시민사회복지대학원 NGO학과 교수)

– 민주주의 이행과 집단행동

▷ 조병희 (서울대 보건대학원 교수) – 의사파업의 원인과 문제점

▷ 신영전 (한양의대 예방의학과 교수) – 의료개혁의 과제

○ 지정토론 : 3시 40분 ∼ 4시 10분 (각 10분씩)

▷ 박승희 (성균관대 사회복지학과 교수)

▷ 우석균 (인도주의실천의사협의회 기획국장)

▷ 백종우 (전공의비상대책위원회 정책팀 임원)

○ 종합토론 : 4시 15분 ∼ 5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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